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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획서 나쁜 기획서
이토쿠 쇼고 지음, 성백희 옮김 / 전나무숲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사실 직장생활을 아무리 오래해도 못 버리는 게 있다.
바로 자신의 생각, 습관, 행동, 잘 될꺼라는 믿음....그리고 내 아이디어 노트. 기획서가 아닐까?
첫 직장에서야 기획서 하나가 바로 야근에 주말근무, 밤잠 못자게 만들던 놈이지만...
이게 기획의 요령이 생기면서 그냥 한 30분만에 뚝딱하고 나오는건 왜일까?
첫 직장의 패기와 열정으로 기획서를 만들어 내던 시절,
왜 그리도 많이 혼나고, 눈물 쏙 빼놓고, 서류 뭉치는 왜케 잘 던지시던지...
그렇게 혼나던게 엇그제 같은데 벌써 직장생활 9년차.
이제 기획서는 좀 아니다.
요즘 기획서 제출은 첫째 절대 통과될리 없는 기획안 제안하기.
요거 필요하다.
필요불과급의 기획서가 몇 장은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는 사실.
직장에서 기획개선안, 마케팅 제안, 효율적 생산설계, 비용절감안은 미리 갖춰놔야한다.
일단 통과안되는 기획안이 필요한 이유는 내 일이 편하기 때문이다.
기획안 통과로 추가 상세보고서, 추가 발표자료, 통계자료 종합, 비용설계, 사후보고까지.....
괜한 떠 넘기는 일처리에 정작 자신의 일거리가 쌓이기 때문이다.
결국 기획안 하나로 자신은 물론, 온 팀원들이 죄다 고생할 수도 있다.
혹은, 다른 부서까지 일거리를 만들어서 괜한 눈치밥을 먹을 수도 있다는 점도 하다 추가.
잘되면 승진보장아니겠냐만은,
노력에 비해 결실을 먹는 이는 소수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조금씩 깨닫고 있는 초짜를 벗어난 직장인의 비애.
아마도 이런건 기업문화적 차이에 따라서 많이 좌우될수도 있겠지만,
내가 속했던 기업들에게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기획안 처리들의 문제가 참 골치였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내가 기획했던 내용들을 버리지 못한다.
언젠가 내가 결정권자가 된다면 꼭 한번 실행하고 싶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에 두려워하는 이들때문에,
정작 내 열정과 패기는 그저 무뎌지고 있는 듯 싶어 슬프다.
그런데, 혹시 폐기처분된 건 내 기획안, 기획서가 문제일까?
이런 고민을 한 번에 풀어줄 책.

기획서를 평가하는 또 하나의 안내서가 나왔다.
좋은 기획서와 나쁜 기획서.

즉 기획력에 디테일을 더하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특히 마지막 반복적인 세가지 문구.
잘 쓴 기획서 한장이,
내 연봉과 인생,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문장이 좋다.

저자는 이토쿠 쇼고라는 일본사람이다.
나와 같은 또래인데, 일본 와세다대 심리학과 졸업.
대형 광고회사 입사, 마케팅 부서를 거쳐 연구직 신분으로미디어와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으며,
와세다대 익스텐션센터(?) 강사이기도하다.
주목할만한게 책을 왜케 많이 썼냐는 것이다.
책 한번 제대로 써 본 사람들, 아이디어 창구같은 이들, 정말 이런 사람들 있구나 싶다.
지은책은 보이지 않는 젊은이 시장보다는 단카이 시장을 노려라!와 에도시대를 돌아보면 내일의 비즈니스가 보인다.라는 두 권의 책이다.
엮은 책은 광고 핸드북과 도해 비즈니스 실무사전-마케팅.
공저로는 비스니스 데이터 워칭 알아둬야할 50가지 데이터,
행복을 느끼는 기술, 광고에 관여하는 사람의 종합강좌, 기초부터 배우는 광고의 종합강좌 2008,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대사전 등이 있다.
음...책을 쓰고 읽고, 참 많은 일을 해 온 저자.
그의 눈썰미가 얼마나 날카로운지는 책을 통해 보여진다.

첫 장을 넘긴지 얼마 안된 독자를 뜨끔하게 만드는 문구..
"기획서를 단순히 아이디어를 써 놓은 서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어라, 이 책 뭔가, 왠 자신감, 그럼 아이디어를 적은게 기획서가 아니야?
이런 질문을 던지는 차에 보이는 글귀들이 매섭다.
저자는 열정을 보고 있다.
기획서 한장이 상품가치를 가진 작품.
감동의 도가니, 완벽한 기획서, 차원이 다른 기획서를 원하는 이들이 이 책을 보라는 것이다.
과연, 그의 내공이 상당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쉽사리 생각했다가 그저 멋지게 첫 장부터 한 방 먹었다.
이 책은 4개 파트와 각각의 팁이 소개되어 있다.
기획 입안을 위한 상황 관찰&발상법,
나를 돋보이게 할 효과적인 기획서 작성법,
기획서가 잘 안 써질 때 꼭 봐야 할 힌트들,
누구나 응용해 쓸 수 있는 기획서 사례 모음
특히 눈여겨 볼게 바로 팁(tip)항목이다. 실전이랄까? 노하우가 바로바로 쏟아져 나온다.
기획과 아이디어의 차이점,
발상이란 발효시키는 것,
프레젠테이션과 기획서,
읽는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서류, 기획서,
별첨 자료는 마지막에 모아서 첨부한다,
제출처 쓰는 법
그리고 사외용 커뮤니케이션 전략 기획서가 갖춰져 있다.
저자가 말하는 흐름을 살펴보는 일에 관해서 잠시 노하우를 살펴보면, 바로 이 포스트 잇.

사실 마인드 맵이라든지, 브레인 스토밍을 통한 의견교환과 아이디어 창출을 많이 한다.
그런데 정작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실제 응용할 것인가를 고민을 많이 한다.
저자는 포스트 잇을 활용하라고 이야기한다.
일의 순서에 따른 흐름,
제품의 과정과 마케팅, 기획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는데 필요한 포스트 잇 활용술!

모든 일에는 왜,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해야 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기사 쓸때만 필요한 게 아닌 5w1h법칙인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기획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까지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왜, 어떻게,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구에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물론 기획안이란게 결제라인을 바라보고 만든게 대부분이다.
내가 결정권자인데 왜 기획안을 쓰겠는가?
그저 업무 흐름상 소요경비와 업무처리절차만 필요할 뿐.
결국 난 직장인으로써 업무 효율화 아이디어를 제출한다.
그러나 결재권자의 의도는 어디에도 없다.
그저 내 생각만 주장할 뿐.
그래서 맨날 기획서가 떨어졌나보다.
결국 왜 이런 기획안을 보고하라는 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흔히 상사의 심중을 헤아리는 일이란게 바로 이런 건가보다.
무슨 의도로 이런걸 바라는 건가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정말 효율적인 선물같은 장이다.

그 동안 이야기했던 기획안의 내용들이 정말 멋드러지게 펼쳐져 있다.
그냥 책을 펼치면 와~우~!!
이런게 기획서로 올라가니 당연히 내 껀 꽝이지.
한 페이지로 만드는 기획서라.
참 재미있고 유니크하다.
내용도 한번쯤 읽어보고 싶을만큼 도무지 일의 흐름도가 명확하다.
이런게 바로 기획서, 프로가 만드는 기획물이구나를 느끼게한다.
기획서, 이제 내가 직접 만들어 볼 차례.
이 책의 내용만 제대로 읽어봐도 단번에 느낌이 팍 온다.
그래 이제 다시 기획서로 돌아가서 내 열정을 불태워보자.
아자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