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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야구처럼 공부는 프로처럼 - 'I love you'도 모르던 전교 꼴찌, 사법시험 패스하다
이종훈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인생은 야구처럼 공부는 프로처럼
사실 관심이 있었던 건, 그가 텔레비젼 프로에 나와 강사로 이야기하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그의 야구인생이 뒤늦게 포기하는 순간,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그렇게 지내기를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는 공부를 했다.
뒤늦은 공부에 그는 대학을 들어가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이제는 로펌회사의 변호사가 되었다.
기적같은 일이 아니겠는가?
당연히 신문에서도 취재하려하고, 방송에서도 나오고, 그런 그를 노력의 대가, 열심히 하는 공부에 모든 인생을 걸었던 인간이라고 소개한다.
이종훈,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과연 방송에서처럼 그가 어떤 공부법으로 어떻게 운동부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했는지 말이다.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궁금증이 담겨져 있다.
인생은 야구처럼, 공부는 프로처럼이란 제목이 참 와 닿도록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야구를 좋아했다. 물론 책도 좋아한 듯 보인다.
마치 사진처럼 전혀 움직임없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인상깊게 느낀 선생님이 남긴 이야기가 있지 않는가? 게다가 어머니의 편지를 보면 어릴때부터 책을 읽도록 많은 연습을 시켜주신 것 같다.
비록 그가 운동을 하더라도 말이다. 기초가 없더라도 말이다.
야구에 관심을 보이자 부모님은 아예 야구를 적극 직원하기로 하고, 초등학교를 전학시킨다.
야구를 할 수 있는 학교로 전학시키고,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야구생활을 뒷받침해준다.
야구가 인생의 전부인양 열심히 하건만, 막상 기회를 주어지지 않고 겨우 2번의 대타를 하던 고등학교 2학년, 야구 이제 그만을 선언하고 만다.
공부. 영어를 읽을줄도 몰랐고, 책은 그저 1교시 이후엔 보지도 않았던 공부. 수업시간 맨 뒷줄에 앉아 졸거나 그저 멍하게 있던 시간들. 시험땐 한 줄로 한 번호를 찍어넣기에 바빴던 시간들이 고등학교 2학년때 비로소 느껴진다. 자신이 얼마나 공부와 동떨어진 삶을 살았는지를 알게된 것이다.
맨 꼴지, 전교에서 7백50등. 7백70여명가운데 말이다. 나머지 20여명의 운동부원들이 있었으니, 뭐 당연한 꼴찌가 확실하다. 그런 그가 사법고시 합격이라니, 참 믿겨지지않았다. 아무리 텔레비젼에서 방송하고, 미디어가 소개를 해도 뭐지? 하는 궁금증은 있었다.
그런 궁금증은 이 책에 잘 나와있다.
이종훈, 그는 팬이 있었다. 평생의 팬이자 가장 사랑하는 지원군. 엄마.
처음 낯선 타자기로 친 편지를 봤을 땐 그래, 그런가보구나 싶었지만 그 편지가 1995년 종훈이가 초등학교때부터 어머니는 아들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편지로 손수 타자기로 친 편지, 일하면서 아들을 생각하면서 진심어린 걱정과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었다.
때론 아빠 역시 편지로 응원을 실어줬다. 가족들의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운동했던 종훈이는 결국 포기한다. 실력을 키우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재능에 앞서지는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그를 가족들은 이해하고, 지원했다. 고2학년 결국 공부에 돌아오고자 중1학년 영어, 수학을 펼치며 기초공부를 시작한 그.
중학교 수준이지만 영어수학은 집중 과외를 받고, 나머지는 단과반을 가서 부족한 학습을 시작했다. 나름 의지와 끈기를 배운 터라서 그에게 공부는 또 하나의 운동인 셈이다. 고3까지 그는 열심히 공부했다. 자신의 학급 석차가 오르는 재미, 그리고 학년 석차가 오르는 재미로 공부를 했지만, 수능은 달랐다. 결국 내신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자퇴. 대학진학을 위해 자퇴를 결심했다. 내신때문이다. 이후 재수. 검정고시를 한 번에 붙고나서, 바로 재수의 길로 들어선 그는 참 대단하다. 물론 딴 길이 있었겠지만 그의 재수생활은 근성의 끝을 보여주듯 참 대단했다.
인하대 법학과, 고등학교에서는 이과에서 문과로 바꾸고 낸 결과 그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운동선수였던 과거에 비해 좋은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했고, 신나게 놀았다. 1학년 마치고 군입대, 신체검사에서 재검사 통보로 공익근무요원, 법대라는 생각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한 그는 결국 2학년부터 학교 고시반에서 살기 시작한다.
사법시험의 1차 합격과 2차의 2번의 응시기회 낙방. 신림동 고시촌에서 포천과 양평의 고시원룸까지 참 전전하는 그의 생활들이 애처롭다. 고시가 뭐길래. 이리 사람을 몇 년동안 폐인처럼 책과 씨름하고 오로지 한 길만을 바라보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긴 방황끝에 사법시험 2차 합격. 동차합격. 1차 준비와 더불어 진행한 2차 시험에서 당해연도 모두 통과된 것이다. 그리고 사법연수원의 생활들이 담겨져 있다. 내가 잘 모르는 곳의 생활담과 공부법들이 소개된 책. 마치 딴 세상, 그래 공부 잘 하는 것들의 이야기겠지했던 사법시험 합격비결은 의외로 공부를 못했던 운동선수에게서 나왔다.
기초. 사상누각, 이해, 원리, 역지사지, 내가 출제자라면?, 집중의 힘. 잘땐 자고, 깨어있을 때 집중해서, 반복과 몰입. 속독과 정독의 장단점, 형광펜 사용, 단어장은 내가 만들어서, 암기, 무식한 출제엔 무식하게 대응,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어라, 첫단어조합, 가장 중요한 비법은 예습과 복습. 무슨일이 있어도 복습만은 철저히, 당일복습 다음날 복습 주말복습, 컨디션관리(시험날), 서머리(요약노트), 사진처럼 찍기(페이지를 이미지로 기억하라), 공부법 내게 맞는 옷을 걸치듯 찾아봐라(합격수기), 스터디그룹, 동료들, 가족의 지원, 오기와 끈기가 필요하다.
공부비법은 남들처럼 해선 안되는, 아니 배우질 못한 그의 무식함이다. 완벽주의가 아니지만 철저하게 기초를 시작한 그가 바로 남들보다 빠른 이유다. 물론 부족한 학습시간은 주변에서 많은 도움이 있었다. 학원, 단과반 종합반, 과외까지 동영상 강의와 학교수업 등 자신만의 학습법이 바로 최고의 공부비법이 된 것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아버지가 종훈에게 남긴 글이 있다.
"결과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 하지만 과정은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니, 네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고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이런 글을 자신의 가슴에 새겨두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법시험도 아니다. 공부비법도 아니다.
가족이다. 소통을 위한 가족들의 노력들. 편지하나에 사랑이 묻어있고, 아들을 위한 결정을 함께 내려주고 응원하는 아버지. 그들의 모습속에서 또 하나의 사랑을 느낀다. 이게 바로 이 책을 낼 수 있게 만든 저력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