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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있었던, 그러나 참으로 소중한 것들 46
정희재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나도 나도 나도(me too)-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를 읽고-
제목이 쫌 유치하지만 나도 이렇게 맞장구를 친다.
<맞다. 나도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고 있다>
왠지 모를 동지애라는 걸 느껴선지 이유모를 씁씁한 웃음이 나온다.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지은이는 정희재, 도서출판 걷는나무에서 펴냈다.
사실 책을 한 동안 펼쳐보질 못했다.
펼치면 구구절절 도시민의 황폐화된 문제꺼리들이 쏟아질 듯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웬걸 쓸데없는 걱정이다.
막상 책장을 펼치니 음....나도 나도 나도.....
동지애를 느끼듯이 수긍이 간다.
손전화 해지하구 살아가기,
사진기와 친해지기,
인터뷰 거절,
글쓰기,
해외여행,
명상과 이해하기.
나 스스로가 시골출신에서 어느덧 도시민처럼 행동하기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혼자 밥 먹기, 택배 받기, 출근하기, 편의점 가기, 이웃에게 무심하기를 보면 안다.
나도 도시사람이구나.
나도 도시사람이 되었구나.
2호선 신도림 환승역에서 사람들과 함께 뛰어다니기,
앞자리를 차지하기위해 맨 앞줄서기와 적당한 눈치로 재빨리 자리않고 눈감기.
쓰레기는 적당한 곳에, 모금함엔 쓸데없이 무관심, 옆에서 뭘하든 내 할 일에 바쁘다.
저자는 글을 참 가슴에 와닿게 써 놓았다.
도시속에 살아가는 모습들 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감성속에 담았다.
자신의 가족력과 여행기, 도시속에 살아남기위한 몸부림을 책 한권에 모았다.
도시생활 그 친구들과 사연들, 저자를 지탱하는 모든 힘의 원천이 보인다.
책 어느 한 단락 속,
내가 직접 한 두어번 만나본, 사람다운 최광호 선생님을 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기쁘다.
아는 사람을 만난듯 기쁘고,
내가 느낀 감정을 저자도 느끼고 있음에 기쁘다.
게다가 저자의 당황스런 상황이 나에겐 낮설지 않다.
이건 애잔하다. 슬프다.
이.심.전.심.
약자였던 시절이라 울분이 끓어오른다.
저자의 책은 이 처럼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는, 겪어보는 도시민의 삶이 녹아있다.
인도, 네팔, 티베트 등 여행속의 추억들과 한국에서 이어지는 일들이 흥미롭다.
삶과 사람, 이웃과 동료, 친구와 선배, 가족.
트로트의 네박자가 익숙해지는 나이에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이야기.
그리고 지구촌에서 살아가기.
저자는 어린시절 태어난 전남 보성과 전학가서 학창시절을 보낸 부산, 직장생활을 시작한 서울의 생활까지 치열한 삶의 도시민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때론 웃고, 울고, 감동한 삶이 녹아 도심의 학교를 이야기한다.
고독하고 피로한 도시민,
여름날 반지하 방의 침수, 옥탑방과 전세의 전전,
무심해진 노숙자와 외판원 마주치기,
도시의 익명성과 군중속에 파묻혀 살아가는 편리를 알아낸 도시민의 이야기.
<저자 서문 가운데 발췌->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누구나 위안을 찾고자 애쓴다.
도심속의 고독감에 스스로를 가둬두고 있음에 왠지 씁씁하다.
책 속의 사진과 글이 참 잘 어울린다.
그렇게 이 책은 또 하나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오랜만에 참 반가운 동지를 만난 듯 이 책을 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