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따뜻한 그림책

편지를 기다리는 마초바 아줌마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5
이유림 옮김, 젤다 마를린 조간치 그림, 하리에트 그루네발트 글 / 단비어린이 / 2007년 5월

 마초바 아줌마는 매일 같이 편지를 기다립니다.

이웃에 사는 다른 동물들은 다 편지를 받는데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는사람은 아무도 없나봅니다.

우체부 아저씨가 아줌마의 우체통엔 아무것도 안넣었으니까요.

이렇게 매일같이 편지를 기다리는 마초바 아줌마에게도 드디어 편지가 왔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내온 편지에 마초바 아줌마는 너무도 설레입니다.

누가 편지를 보냈을까? 우체부 아저씨에게 물었더니 자기도 모른다며 같이 찾아보자고 합니다.

두사람은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편지를 보낸 사람을 찾아다닙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체부 아저씨가 편지를 보낸게 아니겠어요.

우체부 아저씨는 늘 집에만 있는 마초바 아줌마를 위해,

편지를 보낸사람을 같이 찾아보자는 핑계를 만들어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바람도 쐬어주고 데이트도 한 것이지요.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론 연인으로 발전하는 건 당연하지 않나요.

처음 마초바 아줌마가 편지를 기다리며 창밖만 내다보던 계절은겨울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체부 아저씨가 편지를 가지고 방문하는 계절은 이제 밖으로 나와도 되는 봄이 왔죠.

그리고 아줌마의 나들이를 하면서 우체부 아저씨랑 재미있게 놀지요.

이 책을 쓴 아리에트 그루네발트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사출신이고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이 그림책에 마초바 아줌마는 편지를 보낸 사람을 찾아다니는게 아니라 편지를 보낸 동물들을 찾아다닙니다.

악어, 코끼리,곰, 영양, 앵무새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런걸로 봐서 이책의 대상연령을 유아들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마초바 아줌마에게 편지를 준 사람은 다름아닌 우체부 아저씨 이지요. 좀 내용이 뻔 하고 식상합니다.

아이들이 혹 하고 빠져들 만한 매력이 없어보입니다. 

동물들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주지 못합니다.

악어랑 쥬스를 나눠먹고, 코끼리랑 수영을 한 것 말고는 없습니다.

 우체부 아저씨는 일하는 중에 아줌마랑 논다는 것도 별로 좋은 발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도 하고 데이트도 한다면 금상첨화 이기는 하겠지만요.

물론 제가 논리적으로 비약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책은 아닙니다.

아이의 시각으로 보지 않고 어른의 시각으로 보았기 때문이겠지요.

아무튼 전체적으로 그림이 푸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기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