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 유대인 지혜의 원천
탈무드교육 연구회 엮음, 김정자 옮김 / 베이직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절판


[탈무드]라는 제목이 붙은 책을 여러번 읽었다. 청소년 시절에도 읽었고, 어른이 되어서도 읽었다. 이번이 딱히 몇번째 읽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은 사뭇 다른 것 같다.

한창 신앙심이 솟아오르던 청소년 시절에는 참 좋은 내용이고 가슴에 담아야하는 교훈이라고 느꼈다. 3,40대에 읽었을 때도 나름 '괜찮은 책이다' 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어쩐지 감동이 없었다. 장년이 되어 다시 읽어서 그런지, 아니면 세상을 보는 눈이 삐딱하게 바귀었는지 곳곳에서 내 사고와 부딪혔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탈무드 중에 있는 내용이다.

"어떤 왕이 있었다. 그는 두 신하에게 옷을 선물했다. 그 중 한 신하는 옷을 잘 간수해 두었고, 또다른 신하는 선물 밭은 옷을 잘입어서 옷이 해지고 망가졌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왕이 신하들에게 물었다. 그 옷을 어떻게 했느냐고. 옷을 간직해 두었던 신하는 깨끗한 새옷을 그대로 가져왔고, 또다른 신하는 다 망가진 옷을 가져왔다. 왕이 해진 옷을 가져온 신하늘 벌주었고, 새옷을 가져온 신하에게는 상을 주었다."

솔직히 이 내용을 읽고, 이 왕은 신하들에게 왜 옷을 선물했을까? 하고 반감이 확 밀려왔다. 옷은 입어야 하는 것이지 않은가? 입지 않을 것이라면 왜 옷으로 만드는가? 차라리 옷감인 체로 두면 되지.

탈무드에서 이 내용을 넣은 것은 나같이 불손하게 해석하라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고, 아마도 왕이라고 일컬어진 분이 하느님을 뜻할 것이라는 것도 알겠다. 옷을 선물했다는 것은 아마도 하느님이 주신 어떤 소중한 진리를 가리키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그 진리라는 것도 그렇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의 가치도 변한다. 우리가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도 변하고 있다. 과연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될까? 아무튼 탈무드의 해석이 썩 마음에 들지않았다. 뒤로 갈수록 내용의 참신함이 없고, 실망감이 밀려왔다.

예전에 읽었던 탈무드와 지금 새로 읽는 탈무드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옛날만큼 감동을 받지 못하는 것은 나 자신의 문제인 것 같다. 내가 탈무드에서 뭔가를 깨우치기에는 너무 세상에 닳아버렸나보다.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지 못했다. 계속 책상에 펼쳐두고 있었지만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차라리 성경을 읽을 걸 내가 뭐하고 있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가을이 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니 공개수업이다, 학예회다, 대면해야하는 일들이 많다보니 일이 바쁘다. 그런 이유에서 이책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한 내 불찰이 크다. 마음에서 조급증을 몰아내고 거실 탁자에 올려 놓고 시간 날때마다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다.

처음 이 책을 다시 읽자고 마음 먹었던 대로 유태인들의 교육철학이나 교육 방법을 엿보는 독서가 되도록 힘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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