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 제1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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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찜했던 책이다. 아직 아이는 초등학생이고, 내가 굳이 보자니 어쩐지 아깝고, 그런데 여기저기서 호평은 쏟아지고, 성격상 빌려보는 거 잘 못하고.... 그러다 샀다. 북콘서트를 하더라구. 황선미 작가의 ’들키고 싶은 비밀’과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 당장 초대받은 것도 아니고 신청을 하면서, 작가에 대한 예의상 책은 읽어야지 핑계 김에 샀지. ㅋㅋ 왜 핑계가 필요하지? 내가 보고 싶은 책, 그냥 사 보면 될 것을. 하여간, 받자 마자 짬짬이 없는 시간 쪼개가며 들고 다니면서 다 읽었다. 술술 잘 읽혔다. 궁금해서 계속 읽고 싶었다. 김려령 작가의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속도면에서는 ’완득이’ 압승이다. 김려령 작가, 상복도 많지. 두 권 다 큰 상을 받았다. 좋겠다. ㅠㅠ(좋은데 웬 한숨?) 여튼, 완득이 얘길 좀 해야겠다.

완득이, 달팽이처럼 집을 지고 다니는 아이이다. 언제든 싫을 때는 쏙~ 들어가면 된다. 학교 친구를, 세상을 모~두 왕따시키는 재주가 있다. 즉, 누구도 마음에 들이지 않는다. 그 곁에 절대로 완득이가 이겨내지 못하는 담임선생님, 똥주가 있다. 독설만 해대는 것 같지만, 우린 진작에 알고 있지 않은가. 독설가치고 마음 여리지 않은 사람없다고. 웬 악연인지, 완득이는 똥주와 마주보는 옥탑방에서 산다. 학교에서 시달리고 집에 와서 시달리고.. 견디다 못해 완득이는 똥주가 다니는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한다. 똥주를 죽여 달라고. 그런데 그 교회는 똥주의 교회이다. 똥주가 돈 주고 산 터라는 뜻이다. 그것도 소수민, 외국인 노동자의 쉼터를 교회로 가장한!!기도가 먹히겠냐고. 여튼, 완득이는 똥주 덕분에 생사도 몰랐던 (심지어 국적도 몰랐던) 베트남인 어머니를 만났고, 킥복싱도 시작했고, 여자친구도 생겼고, 난쟁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달팽이 등껍질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 과정이 지지부진, 지리멸렬하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유쾌 상쾌 통쾌하게 전개된다. 킥복싱에 꽤나 소질을 보이지만 그렇다고 곧장 신인왕 탄생으로 전개되지도 않고 연습 게임마다 얻어터지기만 한다. 어머니를 만났다고 울며불며 당장 살림을 합치지도 않는다.

 ’완득이’의 장점은 쿨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 ’완득이’의 단점은 복수를 위해 교회로 간다는 것이 어째 70년대스러운 것이, 배경은 2000년대인데 완득이의 정서는 좀 진부하다는 것이지. 그래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요즘 청소년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스트레스 만땅의 공부에 찌들은 아이들을 그린 게 아니라서, 김려령 작가가 독특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엿보여서, 세상은 결국 그냥 그런 곳이 아니라 여전히 따스하고 살 만한 곳으로 그려주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콘서트에 초대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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