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조약돌'이란 책이 있다.
내가 좋아했던 '새똥과 전쟁'처럼 뜬금없는 병치이며
그림 또한 멀리서 바라 보는 것처럼,
표정은 안 보이고 액션만 보이는 손톱만한 그림이다.
세관원 루소와 우체부 슈발이 주인공이다.
읽고 나니,
괜시리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루소는 세관원으로 생계를 이었지만
그림에 대한 갈급한 의지로 스스로 그림을 익히고 그렸다.
그래서 인가, 그의 그림은 구도가 좀 안 맞아 보이지만
뭔가 꿈꾸는 듯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다.
그리고 섬세하고 성실하다.
슈발은 우체부인데
매일 우편물을 배달하면서도 늘 꿈을 꾸었다.
어느 날, 배달 중 큰 돌에 부딪히고 그제야 꿈을 한 번 실현시켜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돌을 하나 둘 외바퀴 수레로 옮겼다.
그리고 33년 동안 온 세상의 모든 꿈이 가득한 꿈의 궁전을 지었다.
그 성 하나에 온 세계와 문명과 신화와 꿈이 다 들어 있다.
돌이 꿈을 꾸고 꽃도 피울 것 같다.
나는 무엇으로 불리고 있는가.
앞으로는 무엇으로 불릴 것인가.
나는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앞으로는 무엇을 이룰 것인가.
울컥,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나는 꿈을 잊고 살았는가,
아니면, 꿈이 나를 버렸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