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등장하는 책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 두 권
- 바로 '넉점 반'과 이 책 '엄마 마중'이다.
두 권 다 오래 된 책이고, 짧은 글이었는데
맞춤한 그림 작가를 만나 새 옷을 입은 경우이다.
이야기 작가도 그렇지만 나는 그림책 작가가 더 신기하다.
그 짧은 이야기에서 어떻게 이런 그림을 떠 올렸을까
어떻게 이야기 작가의 마음을 이렇게도 잘 알아챘을까.
나는 전차는 본 적도 없고 엄마 마중을 나가본 적도 없지만
이 아기의 모습이 마치 내 모습인 양 마음이 저리고 아프다.
남의 아기지만 제 아기처럼
한 켠으로 물러섰거라, 일러주는 어느 차장의 모습이 정겹고.
커다란 책이라 아기가 더 조그맣게 느껴진다.
아마 세상 한 가운데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의 모습을
작다 못해 존재감마저 없어질 것 같은
가냘프고 연약한 모습으로 표현하려 했던 건지.
그런데 이 조그만 아기가,
추위나 낯섬이나 두려움은 안중에도 없이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은
어찌나 대견하고 용감한지..
누가 내리사랑이라 했나.
이렇게 엄마를 기다려주는 아기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기는 용감하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작고 작은 두 모자의 머리 위로 따스한 눈이 내린다.
내 가슴에도 함박눈이 내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