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촌스러운, 아니 예스러운 제목이다. 요즘 세상에 까막눈이라니.. 그런데 요즘은 학교에서 글자를 배우는게 아니니 취학전 사교육이 없으면 그냥 까막눈이 된다. 글자를 익히는 일이야 단지 기능적인 일이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반복하면 그냥 다 알게 되는 것인데 요즘 엄마들에게 우리 아이가 몇 살 몇 개월에 한글을 떼었느냐는 사실은 훈장과도 같다. 그런 엄마가 없는 삼디기만 불쌍할 뿐이지. 글자를 모르니 당연히 바보 취급을 받는다. 남과 같거나 혹은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고 오로지 받아쓰기 점수로만 삼디기는 바보가 된다. 그러다 어느날 전학온 보라와 짝꿍이 되면서 삼디기의 생활에 변화가 생긴다. 글자와 글자가 가진 의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어디서 보라같은 아이가 나타났는지, 완전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다. 보라를 삼디기에게 보내준 원유순 선생님이 참 좋다. 마음이 따뜻한 분 같다. 아마 어느 교실이나 삼디기 같은 아이가 하나쯤 있을 것이다. 그 반에 보라 같은 아이도 하나쯤 있으면 참 좋겠다.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내 아이에게 보라가 되라고 하는 건 참 힘들 것 같다. 보라가,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니니까. 아마 보라에게는 말보다 실천으로 보여주시는 좋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을까.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일까. 생각을 여러가지로 확장시키는 참 좋은 동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