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소원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
하이디 홀더 글.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단, 그림에 합격점.

약간 칙칙한 듯, 낡은 듯, 바랜 듯 한 그림이 고전적인 느낌이다.

'찔레꽃 울타리' 같은 느낌이랄까..

유난히 동물이나 식물들을 세밀하게 묘사한 것도 그렇고,

동물들에게 사람못지 않은 예쁜 옷을 입혀 준 것도 그렇고..

다른 점은 '찔레꽃 울타리'는 애니메이션 느낌이 살짝 있다면

'까마귀의 소원'은 말 그대로 세밀화..

하이디 홀더는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다는데, 우와~

늙은 까마귀의 시선으로 책을 읽으면,

젊고 활기차고  들뜬  어린 친구들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까마귀의 모습이

말할 수 없이 서늘하고 우울하고 고독하다.

이젠 늙고 외로움에 지쳐 젊음과 힘과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 기회를, 단지 2%만 부족한 젊은 친구들에게 양보해 버리는 모습이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이해하기에는 좀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아직 내가 연륜이 한참 부족하다는 뜻인지..

그러다 드디어 단 한 알의 별가루로 소원을 이루는 모습은,

그래서 긴 말이 필요없이 그냥 내가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 라는 한 마디 말로 압축하기에는

여운이 아주 기~인 책이다.

tip-까마귀의 슬리퍼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까마귀의 침대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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