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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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복잡미묘한 감정, 90년대생 작가가 풀어내는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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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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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제멋대로 만들어버린 생태계의 오류를 돌아보고 지금까지 보고 듣지 못했던것들을 새롭게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만나볼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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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엄마 그리고 나
양정훈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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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른 등을 만질 때

양정훈 / 수오 서재

책을 읽으면서 잘 울지 않는다. 아무리 슬픈 내용이라도 그 장면의 묘사에 빠져들어 감정이입되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은 내 성격 탓인가 보다. 그러나 이 고약한 책은 예외이다. 이렇게 섬세하고 깊이 파고들어 내면의 꽁꽁 묻어둔 감성까지 끄집어내 독자를 흔들고 폭풍처럼 오열하게 만든다. 더 놀란 것은 작가가 남자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픈 엄마를 이토록 정성껏 온 힘을 다해 보살피는 자식이 그리 흔할까... 아픈 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쌈닭이 되기도 하고 그 이유 역시 아픈 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아니겠는가.

작가는 월간지 회사 편집장으로 재직했고 이미 다섯 권의 책을 발표한 기성 작가이다. 그 이름이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가 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엄마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느 날 엄마의 배에 복수가 차 불러오기 시작했고 큰 병원을 찾았더니 자궁 가득 암이 차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8년 전 엄마는 이미 유방암 환자였고 완치까지 10년을 바라보며 지속적으로 약을 먹고 추적 검사를 받아왔다. 병원에서는 얼마 전 받은 종합검진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이런 뭐 거지 같은 병원이 있냐며 언성을 높이고 소란을 떨어보지만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는 스스로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다른 듯 닮은 슬픔. 당신의 저림을 알 것도 같아서 우리는 함부로 위로하지 않았다. 서로에 반사되는 고통이 있었다.

page149

주변엔 아픈 사람이 참 많다. 저마다 친구가 혹은 가족들이 심각한 질병과 싸우고 있었다. 아픔과 아픔을 잇고 슬픔과 슬픔을 포갠다는 표현이 무척 마음에 와닿았다. 엄마의 투병은 길고 긴 시간이었고 그 곁을 아들이 지킨다. 항암치료와 반복되는 검사, 수술, 보호자도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팔순의 아버지에게 이 모든 것을 맡기기 어려워 아들은 기꺼이 짐을 진다. 어쩌면 엄마와 이토록 친밀할 수 있는지 그렇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사랑이 사랑인 이유는 사랑이 아니고서는 아무것도 설명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이 아름답고 눈부신 이유는 그리하지 아니하고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아프지 않은 이들이 어떻게 아픈이들의 마음을 다 알겠는가, 아픈이들만 만나온 의사들은 그들의 고통을 다 아는체 하면서 대면대면 환자들을 대하기도 한다. 의사의 이러한 무심함들이 그들의 관심과 열정만 기대하는 환자들에게 때로는 무거운 상처를 안겨준다.

희귀암이 온 몸을 덮쳐 고통스럽게 엄마는 투병을 하고 그 곁을 지키는 아들의 고통스러운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픈 엄마의 감정을 가져보기도 했고 희망과 무기력감을 롤러코스터처럼 오고 가는 자식의 마음도 경험해 본다. 엄마는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 못했지만 아들은 엄마와 함께 한 시간들 속에서 이미 당부의 말을 들었다.




살라는 말이었다.

다시 사랑하고 다시 아프고 다시 헤어지고

또다시 사랑하라는 말 뿐이었다

page301



@ 읽은 후 감상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늦게 발견한다는 작가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가장 늦은 이름으로 삶의 가장 깊은 곳을 배우고 우리는 또 다시 남아서 꿋꿋이 생을 살아간다. 살아계실때 좀 더 잘해드릴껄, 말 한마디라도 에쁘게 해드릴껄, 작가 역시 엄마에게 짜증내고 독하게 뿜어낸 말들만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엄마의 투병을 그리고 임종을 글로 쓰면서 작가는 얼마나 마음이 혹독하게 아프고 힘들었을까, 3년이 다되도록 원고를 쓰고 지우며 병상의 엄마를 떠올리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고된 시간이었을 듯 하다. 처음 이 책을 쓴 목적이 병을 이긴 엄마에게 상을 내어 주고 싶었던 마음인데 결국 마지막은 엄마의 부재를 드러낸다.

병상의 엄마를 돌보며 마른 등을 쓸어내리고 켜켜이 쌓인 아픔을 달래며 쓴 글에서 일상의 단조로움이 곧 행복임을 읽는다. 현재 사랑하는 가족을 혹은 연인이나 친구를 돌보는 환자 가족들이나 그러한 아픔을 가졌던 독자들에게 폭풍같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귀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수오서재 에서 협찬 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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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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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30주년 기념작으로 그간 법정 스님께서 강연하셨던 내용 중 미공개된 부분을 추려 스님께서 전하시는 주옥같은 삶의 지혜를 책으로 발간해 주셨다. 지난번 샘터에서 협찬해 주신 발간 전 샘플북을 읽고 나머지 내용들도 궁금해 재신청해 완독하게 되었다.


https://www.instagram.com/p/C50R-KTRVAc/?igsh=Z3B5cWx5bng1NXp2




책을 읽고 사람들을 덜 만나면서 고요함을 추구했던 내 마음이 다시 일을 시작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엮이며 또 일렁이기 시작했다. 고요함은 온데간데없고 내가 마음속에 지어 둔 어떤 형상에 어긋나기 시작하면 슬금슬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의 속 좁은 견해도 양념으로 더해져 뒤죽박죽 헝클어진 음식물 쓰레기통처럼 마음이 혼탁해져 가는 중이었다.

마음을 맑히고 비우는 게 이토록 힘든 일인지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마음속 진리의 기둥들이 하나하나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나는 또 짓지 않아도 될 상들을 가득가득 세워 두었다. 이러면 안 되고 저러면 안 된다. 그건 나쁜 것이고 이렇게 해야 바람직하고 옳은 것이다.라는 허상들을 말이다.

미움은 곧 상대방이 내가 만든 허상들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나는 이만큼 해주는데 저 사람은 왜 받기만 하지?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참 속 좁다. 등등 원인을 찾아보면 모든 것이 나의 부족함 때문에 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스님의 말씀을 통해 배워왔다.



스님께서 그토록 스스로를 관리하라고 혹여 욕심내거나 삿된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당부를 나는 곧잘 잊는다. 혼탁해진 마음을 다시 곧추세우는 데는 스님의 글을 묵독하는 것이 최고의 명약이다. 질문을 멈추어야 비로소 해답이 나오고 침묵을 지켜야 답이 들리기 시작한다는 스님의 말씀은 묵언으로 수행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라는 가르침이다.



설명에 의해 진리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속에 살아있는 진리를 자기 눈으로 분명히 확인하라는 말입니다. 밖에서 구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쳐다보지 말고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채우려 하지 말고 텅 비워야 합니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직시하십시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의 진리를 찾고 고요함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라는 스님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기며 내가 가진 것 이상을 바라는 욕망과 불필요한 소유욕을 버리고 단순함과 간소함 속에서 기쁨과 순수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되새긴 책이다. 현재 나 자신이 무얼 찾고 있는지 삶 속에서 느끼는 괴로움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누군가를 통해 해답을 들으려 하기보다 스님의 글을 통해 나 스스로가 나의 문제점을 깨닫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함을 읽었다.



◆샘터출판사의 협찬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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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자 -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최진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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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자

최진석 / 쌤앤파커스

@samnparkers

반야심경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게 돕는 반야의 지혜를 담은 핵심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세상의 수많은 경전 중에서 단 한 권의 경전만 선택해야 한다면 반야심경을 택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반야심경>이 어떤 연유에서 쓰여 현재의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작가는 '익숙한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는 삶의 태도'로 이를 축약해 준다.




마하반야 바라밀다 심경~절을 찾을 때 몇 번 들었던 독경이라 반야심경은 일종의 기도문과 같다는 얕은 정보로 이 책을 펼쳤다. 관자제 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아주 깊게 실천할 때 세계가 모두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첫 내용으로 시작한다.

불교 교리의 공(空)이란 것은 모름지기 마음을 비운다는 뜻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러나 읽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편협한 개념들을 과감히 깨트리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불교 용어 '공'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 인연에 따라 잠시 관계를 맺고 얽히면서 잠시 그것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공이란 세계의 모든 것과 인식, 판단 등이 다 자성 없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page178

세상의 모든 것을 바라볼 때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보라는 것이었다. 공이란 세상이 관계로 존재한다는 것이고 특정한 생각의 창을 고집하지 않는 것, 스스로를 지배하는 상을 짓지 않는 것 이것이 공의 상태이다. 말은 쉽지만 내 안의 복잡 다양한 생각들을 비어진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공의 관점으로 사물을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나같은 성격은 특히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는 하나의 사건을 바라볼 때 감성과 때로는 낭만도 한 숟가락 얹어서 해석한다. 반면 남편은 직관적이라 더도 덜도말고 현실적인 해석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나같은 성격보다 직관적인 남편이 득도하는 것은 더 빠를 것이라는 해석이다.

상에 갇히지 않는 사람, 이미 만들어진 기성의 눈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눈으로 그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 책에서 든 예는 정치적 신념과 종교적 믿음, 도덕적 확신을 들어준다.


우리가 마음을 비운다고 하는 것은 특정한 이념이나 관점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런 틀과 이념, 관점들을 하나하나 걷어내어 정해진 어떤 창도 없는 상태에 도달한다는 뜻입니다.

(page184)



중생들에게 반야심경은 고통의 원인을 제대로 보면 자신이 가진 고통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수 있음을 전한다. 공은 어떤 행위를 부정하는 개념이 아니라 마음을 비움으로써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또 다른 의미이기도 했다.



무소유는 갖지말라, 쌓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소유를 자기의 뜻에 맞게 해석하고, 자기 뜻대로 통제하려는 태도입니다. 무소유는 소유적인 태도를 없애라는 말이니, 세계를 자기 뜻대로 정하려고 하지 말라는 의미가 됩니다.




읽은 후 감상



혼탁한 시대에 살아가는 중생들의 삶, 나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떻게 살고자 하는지 닥치는대로 주입된 지식들이 뒤섞여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조차도 구분할 수 없다면 반야심경을 깊이 있게 읽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스스로가 단단하지 못하다면 경전을 읽고 깨닫기보다 또 그 무게에 눌려 스스로 주인이 되기보다 경전의 종이 되어 살아갈 것이라는 당부를 작가는 아끼지 않는다.

자기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으로 고삐를 잡고 반야심경의 참된 의미를 알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것, 이 모든 것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함을 말씀한다. 아무리 좋은 가르침이더라도 말씀에 얽매이기보다 늘 숙제를 해결하듯 지혜로운 말씀을 읽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내 마음 속의 공을 단단히 다진다면 최진석 교수님이 풀어준 반야심경의 지혜를 잘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 반야심경 흔들리고 위태로운 우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쌤앤파커스에서 협찬 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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