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번 작품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다룬 자전적 소설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입니다.
1940년생으로 갈리마르 총선에 편입된 작가로는 최초의 생존작가이구요.
2003년에는 그녀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
이 제정될 만큼 영향력 있는 작가입니다.
물론 전 첨 듣지만요.
(때론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의 책이 설렐때가 있죠)
책을 펼치자마자 자연스럽게......몰입을!!
˝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 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속에서 얻은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17쪽
˝마지막으로 만난 날짜에서 멀어질수록 고통과 불안은 점점 커졌다.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면 시험에 떨어진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게 되듯이, 그의 전화를 받지 못한 채로 여러 날이 지나면 그 사람이 나를 떠난 게 틀림없다고 단정 짓곤 했다.-18쪽
발췌한 위의 두 단락을 읽으니 불안한 사랑을 하는 남녀들의 심리와 처지를 이렇게나 공감가도록 쓰다니. ~글을 참 잘 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인상이 좋습니다.
˝ 부모와 자식은 육체적으로 너무나 가까우면서도 완벽하게 금지되어 있어서, 서로의 성적 본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무척 불편한 사이이기 때문이다.˝-22쪽
자녀들은 이혼했거나 별거중인 어머니가 연애하는 것에 가차없이 비난하는 심리적 근원에 대해 쓴 문장도 참 좋으네요.
˝ 그 사람의 질투는 나에 대한 사랑의 유일한 증거라는 생각에, 나는 그 사람이 하는 말 중에서 질투의 증거로 생각되는 것은 탐욕스럽게 기억해두려고 노력했다˝-29쪽
이런 문장은 알랭드보통의 향기가 나네요.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됩니다.
해설을 제외하면 67페이지밖에 안되니 가볍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