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는여자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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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팔레스타인 2 - 만화로 보는 팔레스타인 역사 아! 팔레스타인 2
원혜진 지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감수 / 여우고개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도저히 글을 쓰지 않고서는 견딜수 없는 이 기분?
정확히 표현할 길이 없다.
아껴 읽고 싶은 맘조차 들지 않았다.
서둘러 다 읽어야만 했다.
마지막 한 글자까지 통증을 느꼈다.
얼마나 팔렸나 싶어 보니 1판1쇄? (물론 이책 기준이다.)
그럼 그렇지..그래..당연하지..

사실 나에게 팔레스타인에 관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유독 아프게 다가온 것은
유럽과 미국, 이스라엘의 거대한 연합에 나라이름인지도 몰랐던 팔레스타인의 편에 서서 그 비극의 현장에 집요하게 돌팔매질(인티파다)해대는 연약한 여성작가의 침착한 붓놀림과 보편적인 인류애 때문이리라.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첫째, 고대 가나안부터 현재의 이스라엘까지 통사를
많지 않은 분량의 지면에 만화로 수준높게 그려내어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계속되는 비극의 맥락과 근본적 원인을 풀어썼다는 점.
둘째. 서구 위주의 지배적인 역사관, 말하자면 이스라엘의 역사만을 부각시킨 대다수의 통념을 벗어나 묻혀버린 팔레스타인의 고대사 부분의 중요성을 복원하고 약자의 역사도 그들 입장에선 ˝찬란˝했다는 목소리를 들어줘 시오니즘의 명분을 반박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홀로코스트를 당한 바로 그들이 시오니즘의 광기로 인하여 자신들의 비극과 전혀 관계없는 아랍인에게 복수의 무기를 퍼붓고 있음에도 이스라엘내 소수의 양심가들을 삽화에 실어 균형감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점 때문이다.

˝주어진 사안을 균형있게 바라본다는 것은 낱낱의 행위들에 같은 값을 매겨 저울질하는 것이 아니라 각 행위들이 일어난 맥락과 근본적 원인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감수자 말,
수없이 머리속에서만 뱅뱅 돌던 말을 멋지게 대변해 주는
것만 같아 어찌나 반가웠는지. 짝짝짝!!이다.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미국을 쥐락펴락하는 유대자본의 막강한 힘을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식민지가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대학 다닐 당시 보았던
내생애 최고의 영화로 손꼽았던
유대계 스티븐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리스트>도
시오니즘의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받쳐주던 하나의 장치였다는 관점~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연
그냥 막연히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만 남았을 뻔했다
(영화의 완성도면에선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아~팔레스타인..아~팔레스타인
아~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팔레스타인의 어제와 오늘.
그들의 역사는
일제에 핍박받고 열강에 놀아나는
우리의 역사와 너무나 닮아 있다.
폭도라 몰리며 아무도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던 고립된 광주의 모습과도 말이다.
상상조차 하기힘든 대량살상무기인 백린탄과 집속탄으로 대학살극을 벌이는 이스라엘의 행위에
수많은 유엔의 제재가 있었건만
한번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던 미국.
또한 매번 기권으로 끔찍한 현실을 공모했던 우리나라.

지금도 국내 대기업 건설사는 가자와 서안지구 점령지에 숨통을 가로막는 장벽을 설치하고, 그들의 터전을 철거하는 작업에 돈을 벌고 있다니 딱한 현실에 아~아~소리만 나올 뿐이다.

덧붙임.
유대경전을 풀어쓴 탈무드에서 지혜를 배우고
유대교육인 하브루타에 찬사를 보내고
이스라엘 여성의 당당한 군복무 사진에 감탄을 했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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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맨부커상을 수상하지 않았다면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을까?

쉽게 읽혔다.
세편의 단편들이 화자를 달리하여
속내를 털어놓는(?)..

<채식주의자>에서는 주인공의 남편이
<몽고반점>에서는 형부가
<나무불꽃>에서는 언니가 이야기한다.

내용은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흡입력은 상당했다.

어릴때의 트라우마로
고기와 음식을 거부하며 나무가 되고 싶다는 그녀,
그런 그녀와 형부의 섹스,
가족들의 단절,
그리고 죽음.

강렬한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쉽게 읽혔지만
말미에 해설을 달 만큼
행간의 의미들은 상징적이었고 추상적이라
이해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다 읽고 나서 이게 뭐지..
뒷끝도 개운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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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6-06-1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보다도 `소년이 온다`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최근에 나온 신간 `흰`은 어떨지 모르지만 말이죠.

북프리쿠키 2016-06-1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년이 온다가 더 좋았어요. ˝흰˝은 130여페이지 정도 그림도 좀 있고 해서~금방 읽어버리겠는데 구입하긴 가성비(?)가 떨어지네요ㅇㅅ
 
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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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다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기생충에 대한 서민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순식간에 서민교수님의 팬이 되버렸다.
못생긴 얼굴에 작은 눈, 특유의 침착한 무표정, 유머스럽지만 탄탄한 논리. 어느 하나 불편한 구석없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교수님의 매력에 빠져들때쯤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마침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많은 때라 조금씩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까울 정도로 한장 한장 손가락을 짚어가며, 때론 낭독해가며 정성스레 읽었다.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글쓰기에 대한 가벼운 에세이 정도로 묵직한 울림은 없었지만, 작가는 그저 타고난 것이라 으레 짐작했거늘~ 글쓰기 또한 치열한 연습과 노력의 산물임을 깨달았다.
나도 용기를 얻었다.
특별한 기교나 화려한 수식어 따위는 간결한 문장 그 재료 본연의 풍미를 해치는 MSG임을 알았다.
짧고 단순한 문장이 `없어 보일까봐` 두려워 하지 않음도 말이다.
스티브잡스가 애플 브로슈어에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언을 기업 최고의 모토로 삼았듯이, 나에게도 이젠 글쓰기의 제 1원칙은 “단순함”이다.

안정효님의 <글쓰기만보>또한 소개해 주셔서 고맙다.
그는 어떤 과정을 거쳐 쓰든, 무슨 문체로 쓰든, 모든 글쓰기의 공통점은 한가지라고 한다.
“요령으로는 뚝심을 당하지 못한다는 것”

글쓰기의 재료는 발에 채이는 돌맹이 하나라도 다르게 보는 시각에서 출발한다고 하는데, 앞으로“삐딱하게 보기”와 “솔직함”, 이 2가지를 바탕으로 나의“뚝심”을 키워보고자 한다.

“읽기 쉬운 글이 가장 쓰기 어렵다”라는 헤밍웨이의 말.
촌철살인은 바로 이런 것이구나 감탄하며 초보적인 감상문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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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6-06-06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점도 많은 책인데, 이렇게 칭찬만 해주시면 ..ㅜㅜ 부끄럽습니다. 글쓰기만보는 정말 좋은 책입니다.

북프리쿠키 2016-06-0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댓글까지 달아주시고 ㅠ.ㅠ이런 경험이 난생 첨이라 얼떨떨합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더 고민하고 쓸껄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글쓰기 만보도 구매해서 열독중입니다!!
곧 기생충콘서트도 감상문 올리겠습니다.작가님!!ㅋㅋ
 
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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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님의 추천으로 냉큼 집어들었다.
6개의 시선으로 이루어진 장(章) 중에서
단연 백미는 2번째 장<검은 숨>이었다.
열십자로 포개놓은 시체탑에 쌓여 고깃덩이가 된 정대는
피부가, 창자가 끓고 쪼그라든다
마지막으로 뼈까지 태워진다.
그 어이없이 타버린 자신의 육신을 바라보며 섣불리 떠나지 못한다.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어릴 적 추억을 담담하게 술회하고 마지막 검은 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죽어간 몸들은
순수했던 내 누이, 내 동생, 내 부모님이었다.

누가 죽였는지,
무었때문에 죽었는지
죽고 나서도 "또 다른 죽임"으로 모멸감을 느껴왔던 시간들

그런 한맺힘으로 남겨진 가족들은 통절한 일생을 살아왔는데..

광주민주화운동이란 이름으로 명예는 회복되었지만
그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으랴~
현재도 대다수의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겐 그들은 "폭도"다.
영화 "화려한 휴가"를 같이 봤던 친구 한놈의 말에 흘리던 눈물마저 빨갱이가 되버린
한마디 "영화 개쓰레기네~"

이렇듯
잔인하고 잔혹한 "광주"는
현재의 대한민국에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작가의 말이
또 다시 날 무력하게 만들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주류의 정치가들이,
주류의 영화감독들이,
주류의 문인들과 예술가들이
이 아픔에 대해서 여전히 "보편적인 침묵"을 유지한다는 이유가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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