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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갈매기 ㅣ 생각숲 상상바다 2
김남중 지음, 조승연 그림 / 해와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책표지를 살펴 보니 갈매기들이 바위 위에서 쉬고 있고, 하늘에는 여러 가지 작업차량들이 들어서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새만금을 찾아본 뒤 쓰기로 마음먹은 책이란다.
공사를 하기 전에 한 번, 공사를 다 한 후에 한 번. 이렇게 두 번 가보았다.
물론 실제로 가서 본 것은 몇 번 안되지만, 정말 듣기도 많이 듣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 바로 새만금이다.
공사 후에 본 새만금은 정말 많이들 변해있었다.
갯벌에 살고 있는 생태계가 망가진다며 공사를 그렇게도 반대했건만, 기어이 밀어붙여서 기다란 둑을 만들어 놓았다.
새만금은 자연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심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우가 아닌가 싶다.
흰등이는 여객선이 다니는 항구에 살고 있는 갈매기들이다.
바닷물이 더러워지고 갯벌도 오염되어서 먹을 것이 없지만, 여객선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던져 주는 새우맛 과자에 길들여져서 갈매기들은 서로를 상처내면서 살고 있다.
그런 모습이 싫어서 떠돌이 갈매기로 혼자서 멀리까지 날아간 흰등이는 어느 날 천국같은 갯벌을 만나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게 펼쳐진 갯벌에는 먹을 것이 참으로 풍족했다.
갈매기든 사람이든, 철마다 날아오는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든 모두 노력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트럭들이 몰려들어서 바닷속에 바위를 쏟아붇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만드는 둑 한 걸음, 한 걸음이 바위 아래 깔려 죽은 생명들의 묘비라는 말이 참 맘아프게 와닿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게도 바다를 막고 말았고, 이제 갯벌 생물들에게 필요한 바닷물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물이 말라가면서 앞다투어 구멍 속에서 얼굴을 내밀며 차라리 나를 먹어주라며 애원하는 조게와 게들.
작가는 흰등이가 갯벌 생물들을 한 마리라도 살려 보려고 애쓰는 과정과 갯벌 생물들이 기어코 죽어 가는 장면들에 상당히 많은 양을 할애했다.
또 그 만큼 내용이 가슴을 찔러 오기도 했다.
숨을 헐떡거리면서 마지막 생명을 다해가는 갯벌생물들의 모습에 눈이 시려왔다.
작가의 절절한 묘사가 아마 독자들에게 수없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 것이다.
결코 인간보다 못한 생명들이 아닐진데, 단지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 그 수많은, 정말 수많은 생명들을 앗아갔다는 사실에 대해서 분노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