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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마당 아이들 - 하찌동화집,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이창식 지음 / 연지출판사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영어번역 일을 하던 할아버지가 손주들을 돌보다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어서 동화로 엮었다.
배꼽마당은 달동네 꼭대기에 있는 마당이다.
야트막한 산에 판잣집과 토담집들이 산을 점점 올라가더니 꼭대기만 남았는데, 하늘에서 보면 거인의 배꼽처럼 보일거라며 배꼽마당이라고 불렀다.
가난한 달동네 아이들은 찬 물에 보리밥 한 덩이가 말아 먹고도 해질녘까지 신나게 놀았고, 또 달이 뜨는 밤에도 술래잡기를 하며 하루를 마쳤다.
아이들의 놀이는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아서 놀고 먹는 것이었다.
가끔 종이 계급장처럼 다른 놀잇감이 생길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인근 도시에서 살다가 온 시원이는 철두와 함께 산딸기도 따서 먹고 구만이에게 수영도 배우고 태원이와는 한바탕 싸움도 하면서 지낸다.
남자 아이들 사이에서 꼭 나오게 되는 말, '먼저 울면 진다'의 진리가 통하는 싸움이었다.
그래서 말하고들 한다.
선빵이 중요하다고.
가끔 아랫마을 토박이 아이들과 문제도 일으키는 배꼽마당 아이들이지만, 폭우가 쏟아지던 밤 물난리를 피해 달동네로 온 아랫마을 사람들의 따스함에 앙금이 녹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나비가 되고 뒷다리가 없는 개구리가 되고 매미와 이야기하는 환타지도 나온다.
특히 개구리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단체로 잡힌 개구리들의 탈출작전과 대장이 된 청개구리 이야기.
1등하는 친구를 못오를 나무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 시험지를 훔쳐 1등을 했던 부끄러운 이야기.
말썽꾸러기 동생때문에 힘들어 하는 누나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이 무척이나 공감할 만한 소재였다.
비록 실제로 가서 볼 수는 없지만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충분히 느낄만한 하찌동화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