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사의 백신영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뉴욕의사의 백신 영어 - 내 생애 마지막 영어 공부법
고수민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의 세계는 끝이 없다.! 영어의 세계는 끝이 없다.???  영어의 세계가 끝이 없다고, 그러면 어떻게 영어를 마스트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의문이 자연스레 생길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반대로 물어보자. 한국어의 세계는 끝이 있는가.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어만 쓰면서 자라면서, 한국학교에서 한국어로 자연과 사회와 과학을 배우며 대학에서도 한국어로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와서도 한국어를 사용하며 직장문화를 익히는 우리들에게 한국어의 끝이 있는가. 

 우리는 늘 새로운 단어를 만나고, 늘 새로운 개념을 단어로 표현해야 하고, 늘 새로운 신조어들에 맞부딪힌다. 한국어로 된 신문을 읽으면서도 단어나 개념에 대한 해설 기사를 읽어야 한다. 한국어 네이티브인 우리들의 삶이 이러할진데, 한국에 들어와 사는 한국어 천재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는 얼마나 무지막지한 언어의 함정이겠는가. 

영어의 세계는 끝이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 이야기를 맨 먼저 큰 소리로 외친 사람이 바로 이 백신의사이다. 우리의 영어에 대한 생각에 백신을 놓아서, 영어마스트란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리들의 닫힌 시야를 열어놓는데 성공한 타미플루 같은 강한 포스를 가진 강한 책인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우리는 어른의 한국어만이 아니라, 유치원의 한국어, 노인의 한국어, 판매원의 한국어, 서비스맨의 한국어, 접대받는 사람으로서의 한국어, 구어체 문어체, 신문에서의 한국어를 알고 있고 날마다의 생활속에서 새로운 한국어를 접하면서 우리의 한국어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애당초 살아가는 행위가 언어의 감옥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리가 영어를 마스트 한다는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사하고,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듯이 이민 2세대 조차도 완벽한 영어구사환경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날때부터 미국인인 사람에 비해 불리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대안은 우리의 한계를 명확히 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어민과 애당초 같아질 수 없다면... 그럴떄 우리의 효율적인 영어공략법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무척 기본적이고 알고 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 역시 단 한번도 이런 방식으로 이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국인에게 영어는 무엇이며 한국인은 어떻게 영어에 접근해야 하는가. 그 화두와 대답이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 20대 여자와 사회생활의 모든 것
이여영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내 사랑하는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가도 대화가 막힐때가 있다. 가정이라는 사랑으로 맺어진 울타리 속에서, 나서 자라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본 부모와 자녀들의 사이에도 괴리가 있다. 하물며 사회에서 만나는 젊은 사람들과 우리 세대와의 사이에 괴리가 없다고 하면 그것이 이상할 것이다. 

 우리 세대도 그랬다. 정도는 덜했던 것 같지만, 항상 윗세대는 우리들에게 불편한 존재이기는 했다. 물론 존경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우리들이 윗 세대의 경험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존경과 신뢰를, 한편으로는 답답함과 부담스러움을 경험했었다. 그것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가식없는 모습일 것이다. 

더 힘든 것은 아랫세대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를 알수가 없다는 점이다. 나도 섹스 앤 더 시티라는 드라마를 보고, 나도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고, 나도 파스타를 좋아한다. 그들이 좋아하는 와인도 좋아하면서 그들과 다를바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단지 기호품이 아니라 그들 세대의 문화코드라고 생각하고 있는가보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배운 가장 큰 교훈이다. 가까이 있으되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 적은 물론 아니고, 그렇다고 동지라고 하기도 힘든 내부의 불편한 존재. 그것은 직장내일수도 있고, 내가 기거하는 집속일수도 있고, 함께 타고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일 수도 있다. 어쨋든 아무리 서로 다르더라도 같은 행성 같은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이 아닌가. 

그들이 내가 무시할 존재. 관심이 없는 외계인 같은 존재라면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그들은 내가 마주치든 아니든 내 주변에 존재하고 있고, 생각보다 나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존재들이다. 젊은이, 여성, 사회의 새로운 주역.... 그 중요한 세대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에 이 책만한 책이 없을듯 싶다. 

대학생활을 거의 놀다시피 했다고 말하면서도 이 책을 이끌어가는 문장은 우아하다. 언론사에 종사했으니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목표를 가진글을 쉽게 풀어서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주장하는 학벌과 미모를 떠나서도 약간 무모하기 까지해 보이는 그 삶에 대한 열정은 높이 사줄만하다. 그런 편력을 겪고서도 이런 글을 쓸만큼의 내공을 갖춘 것을 보아서는 부실한 세대가 아닌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사실 그들과 나 사이에 벽이나, 세대차가 있다는 생각을 깊이 해보진 않았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들은 그런 문제에 예민해 있을 수도 있고, 우리들이 무관심한 사이에 그들이 그렇게 고통당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긴 나같이 조그만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에겐 그런 것을 경험할 기회가 애당초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나에게도 존재하지만, 실감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일 기회를 준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무척 솔직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과감하게 글을 쓰는 편인 나에게도 놀랄만한 솔직함을 보여주는 글이다. 그만큼 그들의 내면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동년배의 멘토이면서, 세대 밖으로 행하는 메시지이기도 한 것 같다. 그들의 내면을 이 책만큼 솔직히 알려주는 책을 아직은 알지 못했으므로... 

같은 행성, 같은 나라, 때로는 같은 직장, 같은 천정 아래에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대회가 부족하기도 하고, 대화의 기술이 부족하기도,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 모든 부족함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차이과 공감을 확보할 기회를 얻은 것이 기쁘다. 발칙하고 똑똑하고 상쾌한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고맙고 뿌듯하고 또 기대가 된다. 우리들은 늙어가도 인생은 계속되고 다른 후배들이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삶을 꾸러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9인의 드라마작가를 말하다 - Drama,작가 vs 작가 방송문화진흥총서 96
신주진 지음 / 밈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라마. 우리는 TV를 가리켜 바보상자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TV가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영상뉴스, 다큐멘타리 등의 교양프로그램은 책이나 문자 텍스트를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TV가 흔히 바보상자라고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지탄을 받는 드라마는 늘 가장 시청율이 높은 황금시간대에 방영이 되고, 날마다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TV앞에서 넑을 놓고 드라마를 보고 있다. 그 드라마의 전개가 어떻게 되어갈 것인지, 해피엔딩일 것인지에 관심을 두는 사람도 있고, 인터넷에 어제본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 거리를 꼬박꼬박 올리는 사람도 있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나도 아예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1년에 몇편씩은 무척 흥미롭기만 할 뿐 아니라,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줄만한 좋은 작품들이 나오기도 한다. TV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가을 보낸다고 우리가 쉽게 비난하는 그 사람들도 자신들 나름의 만족을 얻기 때문에 TV앞에 않는 것을 게다. 무조건 TV에 나오기 때문에 보는 것이 아니라, TV드라마 속의 무엇이 그들을 만족시키기에 그들이 TV를 찾게 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올바를 접근법일 것 같다.

 

몇해전 한 한국의 문화인사가 일본에서 체류하면서 일본문화에 대한 리포트 같은 책을 발간한 것을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사람은 특히 일본의 드라마에 관해서 많은 지면을 할애했었다. 상당한 식견을 가진 그 사람이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 일부러 일본 드라마를 열심히 본 것인지, 그 사람도 자신의 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저절로 드라마를 많이 보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책을 통해서 나는 일본대중문화와 그 문화의 소비자들에 대해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었다.

 

이 책 '29인의 드라마 작가를 말하다' 는 우리들의 드라마 작가와 그들의 드라마에 관한 책이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시도되는 시도인데 상당히 방대한 분량이다. 그 많은 작가들이 쓴 그토록 다양한 드라마를 다 보았기에 그들의 작품과 그 작품을 쓴 작가. 그리고 그 작품을 시청한 우리 나라 시청자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나도 여기 소개되는 드라마들의 상당부분을 어런 저런 이유로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드라마에 대한 단순한 나열이나, 드라마 작가의 선호도나 훌륭함에 대한 감상평과는 거리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나라의 드라마를 분류하고, 드라마를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여러가지 방법의 시각으로 살펴 보는 책이다. 그런 작업의 재미와 효율성을 더하기 위해서 작가와 작가의 비교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서로 다른 작가의 드라마들이 어떤 시각에서 볼때 어떤 점들이 서로 다른지를 바교해보는 방식을 채택허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사용한 이 방법은 무척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빠져든다는 것은 그 드라마가 사람들이 갈증을 느끼는 내용을 충족시켜준다는 뜻이고, 거꾸로 생각하면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었던 드라마를 분석함으로써 우리들이 잘 알지 못했던 우리사회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드라마에서 알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얻는 대상을 통해 그 대상에 관심을 쏫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접근 방법인 셈이다.

 

이 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드라마 작가들을 비교하고 있다. 각각의 비평들이 그저 재미삼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뚜렷한 목적과 의미를 가진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비평들을 하나 둘씩 알아가면서 우리가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모습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드라마가 그토록 사람들을 몰입시키는 힘은 바로 드라마가 그들의 내면적인 자화상을 반영하게 때문이다. 그것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것이 바로 작가인 셈이다. 이 책은 드라마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우리사회에 대한 예리한 시각을 갖게 하는 남다른 효용을 갖춘 독특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51가지 진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51가지 진실
도나 헤클러 외 지음, 손은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얼마전 모일간지에서 삼성이 드디어 브랜딩을 내세우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외신기사를 담은 내용을 읽은 적이 있었다. 삼성은 뛰어난 기술과 제품생산력으로 가지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회사이지만, 이제는 제품과 기술만이 아니라 그 브랜드 자체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 기사가 강조한 것이다. 

애플, 코카콜라, 맥도날드... 이런 회사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브랜딩의 선두주자 들이다. 그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단지 그 제품만을 소비하는 것일 아니라, 그 제품 브랜드 자체를 소비하는 것이다. 맥도날드 햄버그가 맛있어서 먹기도 하지만, 그것에 바로 맥도날드이기 때문에 먹도록 만드는 것. 그런 힘을 가진 것이 브랜딩이고, 그런 방식으로 회사의 전략을 짜는 것이 브랜드 기업이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아직 브랜드 파워는 약하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관련 부서를 두고 브랜드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강한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쉽지도 그렇게 빨리 성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사적인 노력으로 세심하게 브랜드를 다듬어가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브랜딩이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브랜딩에 관한 많은 책들이 태어났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그 숨이 길지 않다. 서점의 판매대위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져버린다. 단명하고 요절하는 브랜딩에 관한 책들. 책이 책 자신에 대한 브랜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그 책의 내용은 얼마나 가슴 깊이 와닿을 것인가. 

그러나 이 책은 책 자신을 효율적으로 브랜딩하는 책이다. 쉽고 흥미롭고 알차다. 그리고 그런 내용을 효과적으로 책에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두껍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면서 인기를 끌지 못하는 책이 아니다. 펴지에서 부터 목차와 지면구성에까지 충분한 고려를 한 흔적이 엿보인디. 

그래서 이 책은 쏙쏙 머리에 들어오고 읽는 재미와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이 책이 지닌 내용을 잘 받아들일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을 읽으며 바로 그 내용을 이 책 자신은 어떻게 구혀나고 있는가를 보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만끽할 수 있는 무시할 수 없는 즐거움을 주는 책. 바로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아노 교사
재니스 Y. K. 리 지음, 김안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뚜렷한 줄거리가 있는 책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주인공이 누구인지가 궁금하다. 클리어일까, 아니며 이야기 속의 또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인 트루디일까. 아마도 트루디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형식상의 주인공은 클리어이다. 클리어와 트루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사람. 그러나 클리어는 자신이 홍콩에 도착하기전, 홍콩에서 활약했던 트루디에 관해 알게되면서 자신의 삶 또한 달라져간다.

 

결국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지 않는 두 여인은 두사람을 함께 알고 있는 사람들을 통하여 연결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이 과거를 살아갔던 사람의 삶에서 영향을 받으며 변해가는 것이다. 그 삶의 변화는 어쩌면 비도덕적인 것일수도 있다. 그녀가 변해간 모습이 꼭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러면 반대로 그녀가 그전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 한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비교적 분명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거 같다. "두가지 가능한 삶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그 여자는 그 두가지의 삶중 다른 하나를 선택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의 몫이다." 나는 저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지 않다. 저자는 그녀가 이전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향하여 당당히 나아가는 것이 힘들고 아프지만 감당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제시하는 것 같기 떄문이다.

 

평화로운 삶, 온갖 아픔에도 불구하고 도덕과 품성을 지키는 삶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의 그런 메시지는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다채로운 인물들이 위기에 처했을때 보여주는 그 이기적인 모습을 제시하는 것에서 드러난다. 평화롭고 모범적이고 칭찬을 받을만한 사람들이지만, 위기에 처했을때 이기적인 면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라.

 

반면에 자유롭게 인생을 즐기는 한없이 가벼운 삶을 살아가는 여인은 오히려 그 위기의 순간을 흔들리지 않고 잘 버티어 낸다. 비록 그 힘든 삶이 결국 죽음으로 몰고가게 되었지만, 인습과 도덕률에 메이지 않고 싱싱하고 펄펄 살아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파국마저도 맞아들일 용기를 낼 만한 삶이라고 칭찬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결말부분을 보아도 같은 생각이 든다.

 

홍콩. 식민지. 그리고 전쟁. 그 복잡함과 혼란과 아픔이 모여있는 우리와도 가까운 곳을 그려낸 작가. 그 작가가 바로 우리의 피를 물려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비록 영문으로 출판된 책이지만 이 책은 확대된 한국문학으로 볼수 있을지도 모르고 우리는 문학사에 또 한사람의 큰 재목을 얻은 셈이다. 이 책은 그렇게 평하는 것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잘 정재되고 무겁고 강하고 아픈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