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의 비극 - Mystery Best 1
엘러리 퀸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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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에 분명 흥미가 있는데 읽는 것마다 재미를 못 느껴서 안타깝다.
y의 비극도 지루해서 완독 목표만 없었으면 구석에 치워버렸을지도..

책을 보며 궁금했던 건 매독의 유전으로 한 집안 사람들이 이렇게 싸이코패스나 정신질환 같은 이상 성향을 띨 수 있냐는 거였다.
이게 궁금해서 자료를 뒤지다가 흥미로운걸 발견했다.
니체 매독설에 관한 내용인데 니체가 매독균을 통한 대뇌마비로 죽었는지 타고난 신경증 때문에 죽었는지에 관한 논쟁이다.
논문에 따르면 니체가 살아있었을 당시는 뇌질환의 원인이 매독균에 의한 것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니체의 매독에 의한 사망설은 지금까지도 결론 지어지지 않았는데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매독으로 죽것을 확정지어 말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아무튼.. y의 비극은 1932년에 씌어졌고 당시 분위기상 (니체가 더 전 사람이긴하지만) 매독과 뇌질환과의 관계를 더 발전시켜 생각한 앨러리 퀸이 이런 소설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역시 소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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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열린책들 세계문학 176
조지 버나드 쇼 지음, 김소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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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파는 하위계층 소녀가 음성학자인 두 남자에게 교육을 받아 상류층에 걸맞은 형태로 변하면서 본론으로 들어가는 이야기.
배려심 없이 똑똑하기만한 나이든 독신주의자 하긴스와 젊은 리자와의 로맨스가 성사될지말지 줄다리기하는데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가지의 상황을 고려한 리자가 스스로의 독립된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신선하고 매우 맘에 드는 결말이었다.
하지만 20세기 영국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했다는 부분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
재미도 있고 풍자와 유머가 보이는것도 사실이지만 당시 사회를 생각하면서 느끼기에는 시대의 간극이 너무 큰 것 같다.

그녀의 결심은 스스로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가 하는 것에 상당 부분 달려 있는 것이다. 즉 그녀의 나이와 수입에 달려 있다. 그녀가 젊음의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생계에 대한 보장이 없다면, 그녀는 그와 결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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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00: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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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00: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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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00: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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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00: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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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0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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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0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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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0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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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의 이혼 믿음의 글들 202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홍성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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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블레이크의 천국과 지옥의 결혼이라는 책이 있다.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머리말에서 밝힌 cs 루이스의 글을 보자면 어떤 내용일지 살짝 짐작은 간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천국과 지옥의 결혼을 성사시키려 노력해 왔는데 이런 생각은 세상에 흑 아니면 백인것은 없다는 전제하에 나오는 시도다.
숙련된 기술이나 시간만 충분하다면 양자를 다 포용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은 악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악을 약간만 발전시키고 조정하면 선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오는 것이다.
천국을 받아들이려면 지옥이 남긴 소중한 기념품까지 모조리 버려야한다는 것이 루이스의 생각이고 이 책을 쓴 이유다.

어스름하고 초라한 곳에서 주인공과 사람들이 황금빛 버스에 오르는 것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어느 초원에 도착해 발을 내디딜 때마다 그들은 고통을 느끼는데 이유는 그곳의 꽃과 같은 식물, 과일이나 흐르는 물 처럼 자연적인 모든것이 단단하고 무겁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그들은 유령이고 초원은 천국 또는 천국과 가까운 어느곳 정도 될거 같다. (연옥은 아니다.)
각 유령들에게는 영(천사일듯)들이 하나씩 붙고 그들을 이곳에 머무르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한다.
영들은 옷을 입기도 하고 벗기도 했지만 모두 크고 빛나며 사람을 압도하는 어떤 거룩함이 깃들여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유령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

덩치 좋은 한 남자는 살아생전 좋은 사람이 아니었고 자신의 종업원들에게는 비인간적으로 대했지만 초원에서 만난 전 종업원이었던 영(세상에서는 살인자였지만 구원 받은 영)에게는 다른 말을 한다.
자신은 종교도 없었고 잘못 하나 저지르지 않고 산건 아니였지만 반듯한 사람이였고 사람들에게는 최선을 다 했으며 자기것이 아닌걸 탐낸적이 없고 술이 먹고 싶으면 제 돈 주고 사 먹었다고.
물론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웃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종종 봤기 때문이다.
영화에도 나오고 현실에도 있는 그런 사람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몇몇 상황만 조금 다르고 입으로 똑같이 내뱉지만 않았을 뿐이지 우리의 모습 아닌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걸 보여주고 변명하기위해 스스로에게도 속이지 않았나.

기억에 남는건 아이를 잃은 엄마 유령이다.
그녀는 10년전 죽은 아이에게만 몰두한 나머지 남편과 딸, 어머니같은 가족에게는 모두 멀어졌다.
그녀에게는 친오빠의 영이 나타나는데 조금의 반가운 기색도 없다. 머릿속엔 오직 아들 생각 뿐이며 아이를 데려간 원망만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오빠가 하는 말에 진리가 담겨져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마이클을 데려가셔야만 했어. 우선 마이클을 위해…….”

“전 마이클을 행복하게 해 주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평생을 다 바쳐서…….”

“인간들끼리는 서로를 오랫동안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 줄 수가 없어. 마이클을 데려가신 건 널 위한 일이기도 했단다. 자식에 대한 본능적 사랑에 불과한 네 애정을(그런 건 어미 호랑이들한테도 있잖니!) 더 나은 감정으로 변화시키려 하셨던 거지. 하나님이 알고 계시는 사랑으로 너도 마이클을 사랑하길 원하셨던 거야. 하나님을 사랑하기 전에는 동료 피조물들을 사랑할 수 없단다.]

[“팸, 팸! 타고난 감정은 그 자체로서 고귀하거나 저급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거룩하거나 속되다고 말할 수도 없단다. 하나님이 고삐를 잡고 계실 때 모든 감정은 거룩하지. 그러나 감정에 고삐가 풀려서 그 자체가 우상이 되어 버리면 예외 없이 부패해 버린단다.”]
여기서 타고난 감정은 이 여자에겐 모성애를 뜻한다.
이미 이 대사에 진리가 있기 때문에 덧붙일 게 없다.
이 유령에 대한 부분은 전체를 읽어보면 더 이해가 잘된다.

주인공 유령은 루이스일 것이다. 그는 생전에 좋아했던 조지 맥노널드 영을 만나 초원을 돌고 유령과 영들의 대화를 들으며 스승과 제자처럼 질문하고 진리를 찾으려 한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에서 해리와 죽은 새하얀 덤불도어가 깨끗하고 환한 기차역에서 대화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루이스는 책 머리에 천국을 받아들이려면 지옥이 남긴 소중한 기념품까지 미련없이 내버려야 한다는 말을 했다.
‘지옥이 남긴 소중한 기념품‘이라니..이렇게 농축되어 있으면서도 잘 들어맞는 표현이 있을까?

초원의 유령들은 모두 이 소중한 기념품의 집착쟁이들이다. 지식의 집착, 음욕의 집착, 상대에게 품은 마음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집착등이 그것이다.
이들 중 구원을 얻은 자가 있다. 음욕의 집착쟁이인데 그의 어깨에는 귀에대고 늘 속삭이는 도마뱀(집착)이 있는 유령이었다.
크고 빛나는 영이 그에게 허락을 구한 후 그 도마뱀을 손으로 불태우자 그는 구원을 받는다.
그리고 집착을 버리지 못한 나머지는 끝내 이곳에 남기를 거부한다.
많은 사람들이 천국을 원하지만 결국 스스로 가지 않는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 부분이 슬펐다. 집착이라는걸 모르면서 때로는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소중한 기념품이 얼마나 많은지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구하기만 하면 얻을것이라는 진리도 알 수 있다.

또 하나. 나도 궁금했던 질문을 주인공이 대신 해주는데
밑줄긋기로 표시해야겠다.

내 생각과 달리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었다. 사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저자가 밝히듯이 모든것은 상상의 산물로써 사후에 일어날 실제의 상황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루이스의 책을 읽을 수록 그가 천재라는 생각과 함께
그의 모든 생각을 다 받아들이긴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로 인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게 너무 좋다.

"아니, 비상구는 없다.

아무리 조금이라도 지옥과 공존하는 천국이란 없다.

우리의 가슴에든 주머니에든 악마의 것을 넣어 둘 생각을 해선 안 된다.

사탄은 털끝 하나까지 깨끗이 내몰아야 한다."

조지 맥도널드

나는 잘못된 길을 택했다고 해서 무조건 다 멸망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단지 잘못된 길을 택했을 때에는 올바른 길로 돌아와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인간들은 죄스러운 쾌락을 누릴 때 ‘이번만 즐기고 대가는 나중에 치르자’고 말하지만, 나중에 받은 저주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그 죄의 쾌락을 얼룩지게 만든다는 사실 또한 꿈에도 모른다네.

세상에는 딱 두 종류의 인간밖에 없어. 하나님께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이다’라고 말하는 인간들과, 하나님의 입에서 끝내 ‘그래, 네 뜻대로 되게 해 주마’라는 말을 듣고야 마는 인간들. 지옥에 있는 자들은 전부 자기가 선택해서 거기 있게 된 걸세.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게 없다면 지옥도 없을 게야. 진지하고도 끈질기게 기쁨을 갈망하는 영혼은 반드시 기쁨을 얻게 되어 있네.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9)"


9) 마태복음 7장 8절 참조.

지상의 사람들 중에는, 한 영혼이라도 멸망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구원받은 사람들이 온전히 기뻐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이들이 있거든요."

"그렇지 않다는 걸 알 텐데."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듭니다."

"그 말은 아주 자비롭게 들리네만, 그 배후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봐야 해."

"뭐가 도사리고 있지요?"

"사랑 없이 자아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요구, 자기네가 우주를 협박할 수 있게 허락해 달라는 요구, 자기네가 행복해지는 데(자기네가 제시하는 조건대로) 동의할 때까지는 세상 어느 누구도 기쁨을 맛보아서는 안 된다는 요구, 자기네가 최종권력을 휘둘러야 한다는 요구, 지옥이 천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

"제가 뭘 바라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이보게, 둘 중 하나라네. 기쁨이 온 세상에 충만해져서 불행을 만드는 자들이 더 이상 기쁨을 더럽히지 못하는 날을 바라거나, 불행을 만드는 자들이 스스로 차낸 행복을 남들도 누릴 수 없도록 영원히 파괴하게 되기를 바라거나 둘 중 하나야. ‘한 피조물이라도 어두운 바깥에 버려진다면, 나는 차라리 구원받지 않는 편을 택하겠다’는 말이 얼마나 거창하고 근사하게 들리는지 나도 아네. 하지만 그런 궤변을 조심하지 않으면, 못 먹는 밥에 재나 뿌리는 우주의 폭군을 만들어 내게 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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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기술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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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것과 빈약한 근거들로 자기와 반대되는 성향의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는 사람들에게 질려 버렸다.
내 생각과 반대되는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사상이나 주장에 대한 근거들이 항상 탄탄하기 때문에라도 유시민이 좋다.
책은 정훈이라는 만화가와 유시민이 함께 했다.
작가의 글 중간중간 정훈이의 만화가 있는 식이고 마지막엔 정훈이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이 만화로 그려진다.
재미 있고, 쓸모도 있고, 마지막 만화는 따뜻한 부분도 있어서 기분 좋게 읽었다.

크게 보면 글 쓰기(소통)에 대한 책이다.
작게는 악플 대처법, 자기 소개서와 논문 쓰기, 표절 문제, 비평하기,서평쓰기같은 표현이 필요한 다양한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유시민의 사상이나 정치적인 견해들은 탄탄한 근거와 함께 책 전체에 녹아 있다. (저자 자신도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본인도 정치적 목적으로 글을 쓴다고 함)

글 잘 쓰는 방법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건 관념에 속박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창의적인 글을 쓰라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이 부분을 놓고 뒷부분에 나오는 어린이 글쓰기 지도에서 힌트를 얻은게 있다.
아이들에게 학교용 일기와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를 따로 적게 하는 방법을 권하는데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한테도 참 좋을 것 같다.
보여지는(소통하는) 글을 쓰기 위해 아무도 보지 못하는 글을 써서 연습하는 것.
매일 나만 볼 수 있는 일기를 적으면 좋을 것 같다.

글을 쓰면 제 모습이 더 잘 보입니다. 일부러 들여다보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됩니다. 주된 효과인지 부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글쓰기는 자기 성찰을 동반하는 것이죠. 글에 나타난 내 모습이 싫으면 마음에 들 때까지 반복해서 글을 고칩니다. 글만 고치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을 고치는 작업이지요. 어떤 모습이 싫으냐고요? 무엇인가에 묶인, 틀에 박힌, 뻣뻣하게 굳은 모습입니다. 저는 그게 제일 싫어요.
글 쓰는 사람은 관념에 속박당하기 쉽습니다.

민주주의는 여야가 싸우는 게 정상입니다. 안 싸우면 문제 있는 겁니다. 그 덕분에 민주주의는 선을 최대화하는 게 아니라 악을 최소화합니다. 시끄럽고 문제가 많지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엄청난 죄악이 벌어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최악의 사기꾼, 거짓말쟁이, 이중인격자, 폭력배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합시다. 국회가 입법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이 살아 있다면 그 대통령이 죄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강점과 경쟁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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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5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5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5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양장) 믿음의 글들 176
C.S.루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홍성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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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라는 악마가 웜우드라는 신참 악마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다.
책에 그리스도는 원수, 인간은 환자란 말로 표현된다.
내용들엔 스크루테이프가 보는 인간의 악의 있는 모습(약한 모습과 빈틈)과 선한 모습들이 보여진다. (물론 선한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악마 자신의 관점에서 조차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말이 거짓 그 자체인지 아니면 한 번 더 꼬아서 이야기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끔 혼동이 오기도 한다.
이렇게 cs루이스의 글을 읽다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종종 만난다. 그의 철학적, 종교적 또는 생각의 깊이가 너무 깊은데다 문장까지 길어서 이기도 하고 내 이해력 부족인 까닭도 있다.
여하튼 순전한 기독교나 고통의 문제보다 이 책이 이해하는데는 조금 더 수월했다.

악마는 인간의 작은 틈새를 공격해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것은 별것 아닌것으로 생각되는 작은 일이나 사소한 것들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면 이런것.
[제 마음대로 쓸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시간을 느닷없이 빼앗겨 버리는 것만큼 화내기 쉬운 상황은 없다. 뜻하지 않은 손님이 왔다거나(한적한 저녁시간을 보내길 고대했는데), 친구의 아내가 마구 수다를 떤다거나(친구와 둘이서만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하는 작은 일들이 환자의 절제심을 무너뜨리지. 이 일 자체만 놓고 본다면야 네 환자도 이런 사소한 결례를 참지 못할 만큼 무자비하거나 나태한 인간은 아니다. 그런데도 그가 화를 내는 이유는 자기 시간은 그야말로 자기 것인데 도둑맞아 버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얼마나 현실적인지.

cs루이스의 글을 읽다보면 가끔 우울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는 인간의 약한 속을 너무 잘 꿰뚫어 보는데 거기에는 나와 내가 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글이 이런 용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런 인간 속성에만 꽂혀서 냉소적이 되고 정작 그가 말하고자하는 큰 그림은 희미하게 새기기만 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위대해 보이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이런 속성들을 잘 아는 거겠지)
우리는 살면서 고의적이거나 그렇지 않은 잘못들을 저지른다. 하지만 죄의식에 얽매여 ‘나는 죄인이야. 나는 틀렸어. 세상은 다 그런거야.‘ 라는 생각에 빠지지는 말아야 겠다.
기쁘게 살아야 한다. 그 분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하기만하면 항상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실테니까. 그렇게 믿는다.

나는 내가 읽은 책을 기억하기위해 리뷰를 쓰는데 이 책엔 특별히 쓸말이 없다.
전체적으로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이것보다 더 얇은 책 하나는 나올 분량이고, 느낀점을 쓰자니 그것도 어렵다.
책의 앞뒤로 저자가 해설을 너무 잘 달아놔서 나중에 읽기만 하면 되는데 다시 읽자니 머릿속이 복잡해지는게 좀 두렵기도 하다.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불어넣는 데에는 교만 말고도 혼동을 이용할 수 있다. 즉 인간들이 소유격의 다양한 의미를 구별하지 못하도록 교육하는 거지. ‘내 장화’로부터 시작해서 ‘내 개’, ‘내 하인’, ‘내 아내’, ‘내 아버지’, ‘내 상관’, ‘내 나라’를 거쳐 ‘내 하나님’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게 달라지는 그 의미의 차이를 보지 못하게 하라는 거야. 인간들을 잘만 가르치면 이런 의미들을 모조리 ‘내 장화’와 같은 뜻, 즉 소유를 나타내는 ‘내’로 국한시킬 수 있다.

놀이방에서 노는 아이가 ‘내 곰인형’이라고 할 때도 ‘나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오랜 애정의 대상’이라는 뜻(조금만 방심하면 원수가 이런 뜻으로 사용하도록 가르칠 게다)이 아니라 ‘마음만 내키면 언제든지 찢어 버려도 되는 곰인형’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도록 교육시킬 수 있지. ‘내 하나님’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야. 실제로는 ‘내 장화’라는 말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뜻, 즉 ‘나한테 특별 봉사를 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으며 설교단에서 얼마든지 이용해 먹을 수 있는, 내가 독점하고 있는 하나님’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도록 교육할 수 있다구.

즐거운 집단과 지루한 집단의 차이를 신자와 불신자의 차이로 착각하도록 가르치거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확실히 달라’라는 느낌(물론 이런 느낌을 입 밖에는 내지 않게 하는 게 좋아)을 주어야 한다.

신앙이 있어야 할 자리에 무언가 기독교적 색채를 띤 유행을 들어앉히거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이라면 무조건 질색하는 감정을 파고들라 이 말이야.

이 감정은 우리가 인간의 마음에 만들어 낸 가장 값진 열정이다. 이 감정이야말로 종교에서는 이단을, 조언을 할 때는 어리석음을, 결혼생활에서는 부정(不貞)을, 우정에서는 변덕을 일으키는 원천이지.

어린아이들이 하는 꼴을 좀 보거라.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 때마다 여느 해와 다름 없이 도토리놀이에서 돌멩이치기로 제철놀이를 바꾸면서도 재미있어서 어쩔 줄 모르지 않느냐

예컨대 정원에서 차를 마시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하자. 다른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자기는 별로 생각이 없지만 다른 사람이 원한다면 마시겠노라는 뜻을 분명히(그러나 말을 아껴가며) 전한다. 그러면 처음에 말을 꺼냈던 사람은 금세 자기의 제안을 철회해 버리는데, 표면상의 이유야 물론 ‘비이기주의’ 때문이지만 사실은 지금 말한 사람의 치사한 이타주의에 놀아나고 싶지 않다는 심리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일일이 "당신은 누구시죠?"라고 묻는 게 아니라 "바로 당신이었군요"라고 말할 수 있었던 거야.

악마들은 선한 천사들과 본질이 아예 다른 존재가 아니라, 그 본질이 부패한 존재들이다.

믿음이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 많은 열매를 맺음과 같이

진리의 열매를 위하여 스스로 죽는 것을 뜻합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으나 영원히 살아 있는 진리와

목숨을 맞바꾸는 자들을 우리는 믿는 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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