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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기술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 2016년 6월
평점 :
말도 안되는 것과 빈약한 근거들로 자기와 반대되는 성향의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는 사람들에게 질려 버렸다.
내 생각과 반대되는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사상이나 주장에 대한 근거들이 항상 탄탄하기 때문에라도 유시민이 좋다.
책은 정훈이라는 만화가와 유시민이 함께 했다.
작가의 글 중간중간 정훈이의 만화가 있는 식이고 마지막엔 정훈이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이 만화로 그려진다.
재미 있고, 쓸모도 있고, 마지막 만화는 따뜻한 부분도 있어서 기분 좋게 읽었다.
크게 보면 글 쓰기(소통)에 대한 책이다.
작게는 악플 대처법, 자기 소개서와 논문 쓰기, 표절 문제, 비평하기,서평쓰기같은 표현이 필요한 다양한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유시민의 사상이나 정치적인 견해들은 탄탄한 근거와 함께 책 전체에 녹아 있다. (저자 자신도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본인도 정치적 목적으로 글을 쓴다고 함)
글 잘 쓰는 방법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건 관념에 속박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창의적인 글을 쓰라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이 부분을 놓고 뒷부분에 나오는 어린이 글쓰기 지도에서 힌트를 얻은게 있다.
아이들에게 학교용 일기와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를 따로 적게 하는 방법을 권하는데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한테도 참 좋을 것 같다.
보여지는(소통하는) 글을 쓰기 위해 아무도 보지 못하는 글을 써서 연습하는 것.
매일 나만 볼 수 있는 일기를 적으면 좋을 것 같다.
글을 쓰면 제 모습이 더 잘 보입니다. 일부러 들여다보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됩니다. 주된 효과인지 부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글쓰기는 자기 성찰을 동반하는 것이죠. 글에 나타난 내 모습이 싫으면 마음에 들 때까지 반복해서 글을 고칩니다. 글만 고치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을 고치는 작업이지요. 어떤 모습이 싫으냐고요? 무엇인가에 묶인, 틀에 박힌, 뻣뻣하게 굳은 모습입니다. 저는 그게 제일 싫어요. 글 쓰는 사람은 관념에 속박당하기 쉽습니다.
민주주의는 여야가 싸우는 게 정상입니다. 안 싸우면 문제 있는 겁니다. 그 덕분에 민주주의는 선을 최대화하는 게 아니라 악을 최소화합니다. 시끄럽고 문제가 많지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엄청난 죄악이 벌어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최악의 사기꾼, 거짓말쟁이, 이중인격자, 폭력배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합시다. 국회가 입법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이 살아 있다면 그 대통령이 죄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강점과 경쟁력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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