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그리고 사람>> 우리 집에는 개가 없다. 아이들은 4년 전에 임시로 맡아 6개월 정도 기르던 푸들 강아지를 주고 난 후 허전함은 이루 말을 할 수 없었다. 사실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나는 강아지가 들어오는 날부터 사사건건 부딪치기 시작하였다. 남편의 일방적인 결정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정말 힘들어하였다. 혹시라도 강아지가 아프거나 죽기라도 한다면 아이들이 받을 충격은 어떡할 것이며 임시라도 관리는 누가 할 것인지 등을 내세워 반대를 하였다. 그런데 그 강아지의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기분이 스스로 풀렸다. 그렇게 써니는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강아지도 성격이 있어서 외로움을 타는데다 사랑을 듬뿍 받던 강아지는 나의 무관심을 끌려고 무던히 노력하였다. 써니는 낮잠을 잘때 꼭 내 옆에서 자는데 가는 숨소리에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고 하였다. 써니는 아이들과 함께 살다가 갑자기 온 것처럼 또 갑자기 떠나버렸다. [고로야, 힘내]는 반려동물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개와 나에 관한 어린이 동화다. 사람의 나이로는 환갑에다 칠순까지 지난 고로는 한마디로 늙은 개이다. 꼬마 다쿠야에게 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시키는 것은 정말 하기 싫은 일이다. 너무 느린데다 힘이 들어서 잘 걷지도 못한 늙은 개인 것이다. 더구나 친구랑 야구시합을 약속하고 있는데 이러면 정말 곤란하다. 다쿠야의 심정도 이해가 되었다. 겨우겨우 약속 장소 가까이 왔는데 고로가 쓰려졌다. 친구들이 모두 고로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고로를 옮기는 대작전이 시작되었다. 지나가는 마을의 어른들과 경찰관 아저씨까지 모두 고로를 옮기는 데 도와 주셨다. 아이들의 얼굴에 맺힌 송글송글한 땀방울들은 긴박감까지 느끼게 해준다. 주인공이 태어나기 전부터 살았던 고로는 정말 좋은 친구이자 유모이며 포근한 침대도 되어 주었다. "늘 착하고 순수했던 고로"라는 말 외에 다른 설명은 없지만 그림을 통하여 우리는 고로가 해준 행동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감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 고로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아마도 다음의 산책에는 고로를 잘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는 맨마지막에 주인공 아이의 일기를 통하여 잘 나와 있다. 우리나라도 애견산업이 무척이나 발전하였다고 한다. 그 반면에 유기견 또한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이들의 고로운 등쌀에 못이겨 아주 좋은 유기견이라도 입양을 할까 생각을 했지만 나는 아직도 용기가 없다. 그들이 주인을 잃은 이유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지만 늙거나 병이 들고 불구가 되어서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결국 망설인다. "아직은 우리가 강아지를 키울 형편이 아니란다. 개를 키우려면 아파트에 살면 안되고 그리고 많은 돈이 든단다. 엄마 아빠가 힘들어하는 것을 너도 좋아하지 않잖아." 이렇게 변명을 한다. 우리 아이의 소원은 마당이 있는 넓은 주택에 살면서 강아지 2마리에다 여러 동물을 키우는 것이다. 모든 희망사항이나 소원을 쓰는 난에 "강아지"라고 쓰고 있으니 꿈은 이룰 것이다. 그 다음은 생명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하고 싶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그 존재로도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꼭 함께 오랫동안 살다가 누가 먼저가 되었던 기도하는 것을 잊지말아라고 이야기해 주어야겠다. 물론 아이는 당장 강아지랑 영원히 살겠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고로를 통하여 우리가 가질 생명의 존중과 반려동물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어린이 책이라 단순하다고 하지만 감동적인 모습은 참 좋다.
<<별을 헤는 밤>> 이 책 참 예쁘다. 어른의 눈으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이에게 엄마의 부재에 대한 상실성과 슬픔만 느낄 수 있지만 나는 아이의 눈으로 책을 보기로 하고 함께 읽었다.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다. 또래인 남자아이는 일단 귀엽게 생겼다. 얼굴이 쌍둥이 같은 5살박이 동생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이 개구장이 같기도 하고 여린 밤송이 같은 머리카락에 울 아이는 웃었다. 아빠의 월급날 풍경은 거기나 여기나 별반 다르지 않겠구나. 뭘 먹는 것도 그냥 '맛있는 거'면 되니 아이가 똑같다면서 나에게 진짜 사줄게 아니라면 묻지말라고 한다. 외식은 다 좋아한다는 계산이 깔린 대답에 나만 KO되었다. 오늘 선생님의 숙제는 '별을 보는 것'이었다. 아빠랑 밤소풍을 가는 길은 참 정겹다. 언덕에서 본 하늘의 별은 참 많았다. 별에 관해서 나도 할 말이 있는데 도시와 시골의 별은 차이가 난다. 현란한 네온과 간판으로 도심에서 별을 보는 것은 정말 힘이 든다. 내가 시골로 이사온 첫 느낌도 "이 곳에는 정말 별이 많구나!"였다. 같은 대한민국의 하늘이어도 이렇게 있는 장소에 따라서 별을 볼 수 있는 행운이 갈라졌다. 도시에서 살 때의 편리함은 때론 시골에서 한적함을 동경한다. 우리의 행복도 상대적인 것이다. 아이는 순간이동로켓이 있다면 광년을 거슬러 올라가 공룡이 뛰어놀던 시대을 구경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년 전에 있던 우리 집을 보고 싶다고 하였다. 그 곳에는 빨래를 널고 주먹밥을 만드는 엄마와 함께 있는 가족의 행복한 모습이 보일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엄마가 돌아가심을 알았다. 참으로 슬픈 일이지만 우울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엄마를 잃은 아이들이라고 할 수 없는 자연스러움과 건강함이 묻어나왔다. 그래서 아이는 커서 아주 훌륭한 박사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우리는 '반짝반짝 작은 별 노래'를 부르면 내려오는 그 친구들을 위해 함께 불러보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별을 보러 나갔다. 내가 시골에 살기에 누린 별을 바라보는 행복을 체험하였다. 오늘도 별빛이 지구에 드리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는 많은 느낌을 받았는데 확실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어 하였다. 엄마가 없어도 밝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을 이해하기 쉽지는 않았나보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엄마가 있는 것은 아니란다." 다른 책에서도 엄마의 부재가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유독 슬프다기 보다는 읽는 내내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빵빵한 영어만화>> 세계화 시대의 필수 언어인 영어는 항상 나에게 딜레마를 안겨준다. 영어랍시고 손에 익히고 눈도장을 찍은지 20년이 흘러가는데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물론 중학교 영어실력이라면 웬만한 것은 다 통한다고 하는데도 외국인 앞에만 서면 나는 왜그리도 작아지는지 모르겠다. 원서책을 읽는데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는데 역시 말하기에서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 엄마들은 아이들의 영어에 올인까지 하기도 한다. 많은 아이의 친구들이 해마다 여름이면 영어캠프에다 해외 어학 연수까지 떠나면서 영어를 향한 집념을 불태운다. 요즘 아이들은 영어를 그리 두려워하지는 않으나 많은 시간을 들인만큼에 비해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은 점이 안타까웠다. 영어도 언어이니까 진짜 실력을 키우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할일도 많은데 영어까지 우리를 괴롭힌다면 정말 힘들다. 그래서 영어의 가장 쉬운 접근법은 재미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집에서 어린이 만화는 학습만화와 재미만화의 두부류가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만화책이 많아서 항상 선별의 기준을 정해주는데 엄마의 눈치를 9단으로 감지한 아이들은 학습만화라는 장점을 부각하여 나에게 만화책을 사달라고 간청을 한다. 그럼 나도 혹시나 하는 바램으로 동의를 해주지만 결과는 거의 반반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일단 재미와 유익을 좇아 만화를 읽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욕심을 낸다. "만화만 보지 말고 그 사이에는 있는 유익한 표현도 잘 익히고 외우려무나." 대답은 항상 공손하게 "네"라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속아주는 맛으로 산다. 2002년 월드컵이후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열렬한 축구팬이 된 느낌이다. 세계적인 축구스타에 우리 나라 선수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정말 자랑스럽다. 많은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즐기고자 한다. 그렇다면 이 만화는 좀 때 늦은 감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역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흡인력이 있었다. 주인공 훈이가 일련의 사건으로 영국으로 가게되고 그 곳에서 그랜트감독을 만나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면서 전혀 안되는 영어를 되도록 만드는 이야기 구성이었다. 물론 훈이의 영어를 도와주는 친구가 있는데 이는 천사같은 지혜라는 친구가 등장한다. (여기서도 축구는 남자의 전유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솔직히 기분은 좀 그렇다. 여자축구선수단도 좀 등장하고 활동적인 모습이 있다면 성역할에서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과도한 욕심을 부린다.) 책 전체의 영어 내용은 나의 입장에서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초등교과서의 영어표현을 익히는 것이라는 부제가 알려주듯이 교과서 수준이라서 기본적이라는 표현도 될 듯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어보았더니 쉽다고 한다.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의 실력도 천차만별이라서 쉽다는 것에 공감이 가면서 그래도 기본을 잘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강조하고 싶다. 각 챕터마다에 있는 영어공부에 좀 더 집중을 하여 보면 더 유익할 것이다. 맨 아래에 교과서의 관련 단원을 밝혀놓았으므로 교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맨체스터에서 활약하는 그랜트감독과 팀의 여러 일원과 훈의 활약이 많이 기대된다. 좌충우돌하면서 영어를 배우는 훈이의 태도는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강한 자신감이다. 대한민국 어린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만화책으로 계속 남이있기를 바란다. 또한 영어로 익히는 축구용어도 곁들여있으므로 참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