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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왕은 영어를 좋아해 1 - 출발, 영국 맨체스터로
상상공장 글.그림 / 살림어린이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빵빵한 영어만화>>
세계화 시대의 필수 언어인 영어는 항상 나에게 딜레마를 안겨준다. 영어랍시고 손에 익히고 눈도장을 찍은지 20년이 흘러가는데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물론 중학교 영어실력이라면 웬만한 것은 다 통한다고 하는데도 외국인 앞에만 서면 나는 왜그리도 작아지는지 모르겠다. 원서책을 읽는데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는데 역시 말하기에서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 엄마들은 아이들의 영어에 올인까지 하기도 한다. 많은 아이의 친구들이 해마다 여름이면 영어캠프에다 해외 어학 연수까지 떠나면서 영어를 향한 집념을 불태운다.
요즘 아이들은 영어를 그리 두려워하지는 않으나 많은 시간을 들인만큼에 비해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은 점이 안타까웠다. 영어도 언어이니까 진짜 실력을 키우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할일도 많은데 영어까지 우리를 괴롭힌다면 정말 힘들다. 그래서 영어의 가장 쉬운 접근법은 재미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집에서 어린이 만화는 학습만화와 재미만화의 두부류가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만화책이 많아서 항상 선별의 기준을 정해주는데 엄마의 눈치를 9단으로 감지한 아이들은 학습만화라는 장점을 부각하여 나에게 만화책을 사달라고 간청을 한다. 그럼 나도 혹시나 하는 바램으로 동의를 해주지만 결과는 거의 반반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일단 재미와 유익을 좇아 만화를 읽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욕심을 낸다. "만화만 보지 말고 그 사이에는 있는 유익한 표현도 잘 익히고 외우려무나." 대답은 항상 공손하게 "네"라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속아주는 맛으로 산다.
2002년 월드컵이후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열렬한 축구팬이 된 느낌이다. 세계적인 축구스타에 우리 나라 선수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정말 자랑스럽다. 많은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즐기고자 한다. 그렇다면 이 만화는 좀 때 늦은 감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역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흡인력이 있었다. 주인공 훈이가 일련의 사건으로 영국으로 가게되고 그 곳에서 그랜트감독을 만나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면서 전혀 안되는 영어를 되도록 만드는 이야기 구성이었다. 물론 훈이의 영어를 도와주는 친구가 있는데 이는 천사같은 지혜라는 친구가 등장한다. (여기서도 축구는 남자의 전유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솔직히 기분은 좀 그렇다. 여자축구선수단도 좀 등장하고 활동적인 모습이 있다면 성역할에서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과도한 욕심을 부린다.)
책 전체의 영어 내용은 나의 입장에서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초등교과서의 영어표현을 익히는 것이라는 부제가 알려주듯이 교과서 수준이라서 기본적이라는 표현도 될 듯하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어보았더니 쉽다고 한다.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의 실력도 천차만별이라서 쉽다는 것에 공감이 가면서 그래도 기본을 잘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강조하고 싶다. 각 챕터마다에 있는 영어공부에 좀 더 집중을 하여 보면 더 유익할 것이다. 맨 아래에 교과서의 관련 단원을 밝혀놓았으므로 교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맨체스터에서 활약하는 그랜트감독과 팀의 여러 일원과 훈의 활약이 많이 기대된다. 좌충우돌하면서 영어를 배우는 훈이의 태도는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강한 자신감이다. 대한민국 어린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만화책으로 계속 남이있기를 바란다. 또한 영어로 익히는 축구용어도 곁들여있으므로 참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