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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이렇게 키워라
바바라 마코프 지음, 오한숙희 옮김 / 가야북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딸에 대한 고찰>>
이 책을 펼쳐서 서문을 읽으면서 무척 놀랐다. 이미 8년 전에 초판이 나왔었고 나는 지금 개정판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동안 나는 이 책의 존재를 전혀모르면서 딸을 키워 왔다는 것이다. 하기야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지만 아마도 딸에 관한 책이 그리 많지 않아서 찾아보는 것조차 소홀히 한 엄마가 되었다. 내가 엄마가 된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부터 나는 여자의 숙명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아이가 딸임을 알았을 때 나는 기쁨보다는 불안감이 더 들었다. 이 험나한 세상에서 딸로서 여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딸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위로와 함께 정확한 지침서가 되어 주었다. 총 7가지로 제시한 전략도 마음에 들었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여러가지 나의 오류를 찾아내고 실천적인 모습을 제시 받은 것은 정말 큰 소득이었다. 또한 각 전략의 마무리는 요약과 함께(이런 배려가 나의 기억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시 읽기의 의욕을 북돋아준다.) 옮긴이의 딸들과 여러 딸들에 관한 체험적 글들에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추천과 유익한 인터넷 사이트까지 친절하게 알려줘서 정말 유익하였다.
각각의 전략들은 정말 중요하다. 아이의 학교 자모회에 가면 엄마들조차도 '아무래도 남자는 다르다'는 둥 '여자는 역시 그래야 해' 하면서 차별적인 발언에다 자기 자식에 대한 과도한 애정표현으로 듣기 거북한 말들이 참 많다. 엄마의 의식이 이렇게 깔려있으니 함께 자라는 아이들도 여전히 편견의 벽을 깨지 못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힌다. 나도 물론 예외일 수는 없다. 어떤 아들 가진 엄마가 "여자애들이 더 잘하니 정말 속상하다."는 말을 들으면 여자는 잘하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나도 딸에게 고정적인 시선으로 여러가지 오류를 범하면서 살아왔는데 이 책에서 그런 판단의 실수를 잡아주어서 고마웠다.
먼저 "내가 어떤 유형의 부모"인지 아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나는 딸에게 맞추기보다 사회가 원하는 테두리에서 능력을 최대한 키워내는 딸을 만들려고 하였다. 해답은 내가 딸에게 맞추는 것이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딸과 함께 행복을 만들어가는 친구처럼 동반자처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토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 가진 엄마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는 결코 안전하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스스로 안전수칙과 대처방법을 훈련시키도록 해야하는 부분은 아직도 내가 미흡한 부분이었다.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의 왜곡된 미의 기준을 우리 딸에게 들이대고 있었던 것였다. 키가 크고 날씬해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아이를 주입하면서도 혹시나해서 이쁘다는 나쁜말만 남발하고 있었다. 일단 내 스스로 엄마로서 삶을 긍정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어야했다. 그리고 외모에 대한 가치관 정립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전략인 "7. 딸과 함께 첨단 과학을 배우자"는 그나마 내가 그동안 많은 실천을 하고 있는 부분이라 일단 성공적이라 자평을 하였다. 나 또한 여자라서 수학이나 과학을 못한다는 말을 들을까봐 어릴적부터 레고같은 블럭 장난감을 많이 사주고 수학에 지속적인 흥미를 갖도록 만들었다. 또한 과학관과 과학, 수학 전시회에도 많이 데리고 가고 과학행사에 참여하여 로봇도 만들고 대회에도 참여시켰다. 자신있는 과목은 수학, 과학이고 자신없어 하는 과목은 오히려 국어와 영어이다. 지금 우리 아이의 꿈은 과학자가 되는 것이다.
나는 딸을 단순히 여자이자 엄마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보고 싶지 않다. 이런 책을 통하여 딸을 키우는 여러 전략을 배웠지만 중요한 것은 딸이든 아들이든 그들은 우리의 미래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야하는 한 인류로 인식하고 싶다. 우리의 미래는 지금부터 올바른 가치관으로 양육한 부모들의 몫일 것이다. 딸이든 아들이든 제대로 잘 키웠다면 다 기쁨이고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