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흙이 가르쳐주네 - 네이버 인기 블로그 '풀각시 뜨락' 박효신의 녹색 일기장
박효신 지음 / 여성신문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바람과 흙의 노래>>

 

*인연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여성신문>을 통해서였다. 신문사 편집위원이라고 하는데 시골에서 소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참 좋겠다는 부러움에 꼼꼼히 글을 읽고 있었는데 이 책의 맨 뒤에 있는 맺는 글의 내용이 신문에 실렸다. 이렇게 과감하게 초대를 하는데 비록 몸은 갈 수 없어도 그녀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싶었다. 과연 블로그는 신문이 보여주는 다른 멋진 사진들과 그녀의 생활들이 참으로 예쁘게 나와 있었다. 나도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서로 이웃"을 과감히 신청하였다. 그녀의 예산에 대한 생활이 어떤지 나도 언제가는 그런 곳에서 이렇게 살고 싶다는 희망이 함께 버무려져서 자주 들락날락하였다.

 그녀의 책 출간도 반가웠다. 인터넷이 아무리 익명이라고 하여도 이렇게 함께 이웃이 되면 또 다른 정감의 표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만의 착각으로 알았다. 비록 그녀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그녀의 일상을 봄날의 따스한 햇살처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이 책의 내용이 블로그에서 이미 본 것이라 하여도 다시 읽었다.

 충청도 예산에는 충청도 사람이 산다. 그녀가 고향에 내려가서 집을 짓고 땅을 일구기로 약속을 한지 10여 년 만에 풀각시의 뜨락은 풍성해졌다. 그리고 농사를 지으면서 이것 저것 삶의 소소한 일상이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그녀의 화려한 이력을 무색하게 만들정도로 순수하고 소박하다. 예전에 예산으로 가족나들이를 다녀 온 적이 있는데 그녀를 미리 알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예당저수지에서 그녀의 집을 한 번 찾아가지 않았나 싶었다. (물론 나의 많은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느리게 살기

 우리가 살아가는 데 정말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보이는 것이 워낙 많은 시대라 그만큼 갖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진정한 삶의 건강을 위하여 시골 살이를 희망하면서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면서 많이 망설이고 있다. 이미 많은 성공을 거둔 한 여성이 이렇게 과감히 시골엣 살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정화가 된다.

 

*생뚱맞움이 주는 즐거움

 그녀가 바비킴을 좋아하고 그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표를 끊고 하는 모습에서 미소가 나왔다. 할머니라 할 수 없는데도 아이들과 함게 있으면 할머니 축에는 끼겠다. 그렇지만 그런 모습이 나에게 많은 용기를 주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광대나물이나 야생화가 그녀의 화단에서 호강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녀의 눈에 그 아름다움을 어찌 그냥 풀로만 여겨질 것인가? 양말 패션 또한 그녀가 가진 미적 감각의 새로운 모습이니 우리에게 생뚱맞다고 느끼는 것들이 어쩌면 우리 주위에서도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당신의 소소한 일상을 다시 책으로 접하니 더 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옥수수가 한창으로 익어서 그 곳에 가기만 하면 맛있게 얻어먹고 사올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운 삶은 이렇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자연이 가르쳐준 것을 따르는 것이라 느낍니다. 오늘 주어진 삶의 하루가 당신 덕택에 더 아름다워집니다. 예산에 가는 그날에 저는 진짜 장갑 한 묶음과 우표만 들고 찾아갈 것입니다. 그날 하루 당신과의 대화를 상상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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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별입니다 -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빛이 되고 있는 사람
권대웅 지음, 마이모니 그림 / 해피니언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당신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오랫만에 아포리즘 같은 책을 읽었다.  좋은 마음과 좋은 생각을 가지고 좋은 행동과 말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평화를 얻는다. 비록 슬픔이 있는 상황에서도 마음껏 슬퍼한 다음에 희망을 이야기 할 줄아는 사람은 행복할 것이다.

 작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주 작은 느낌을 감지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대상을 응시한다.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는 생명을 보고 느끼며 사랑의 인사를 건넨다. 그렇게 찾은 대상에 대한 아름다운 말들이 모여 글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도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고 있어도 같은 마음과 생각이 아닐 것이다.  그동안 현실을 이기기위해서 팍팍하게 지녔던 나의 마음에 단비와 같은 촉촉함을 주었던 글들이 무척 많았다.  이왕 사는 것 왜 그리 아둥바둥 살 필요가 없는데 당장 보여지는 화려한 것을 쫓아다니며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을 놓치지않고 적어내린 많은 시와 같은 글귀를 다시 새겨본다.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이 시간, 한 잔의 커피 향내를 맡으며 눈을 감은 시간, 아이들이 내게 사랑한다고 귓속말을 속삭이는 이 시간, 그리고 조용히 울리고 있는 라디오의 이 시간-채 5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많은 순간이 있고 그리고 행복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서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모든 것을 아름답게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이런 아름다운 순간들이 무지 많았을 것이기에 이를 남긴다면 책 한 권도 거뜬히 나올 것 같았다. 비록 못쓰는 글이라도 모으면 별처럼  내 안에서 빛을 낼 것이리라. 습관은 중요한 것이다. 사랑하는 것도 습관이다.

  전체적으로 그림이 안정감을 주고 있다. 마치 조용한 시골 마을을 산책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숲속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 듯한 느낌도 들고 꿈 속에서 하늘을 걸어다니는 상상도 들었다.  마음의 평화를 주는 가벼운 책이지만 작은 순간을 소중하게 해준 시간들이었다.  모두에게 사랑과 희망과 평화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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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길을 묻다
송정림 지음, 유재형 그림 / 갤리온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여인의 동행자>

 그녀는 가방을 메고 현관 문을 나섰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냥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 그냥 있는데 아직도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푸른 배경의 가로수길 그림이 있는 문구

"들고 있으면 팔이 아프고 내려놓으면 마음이 아픈"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제목도 아니고 내용도 아닌데 그녀의 머릿속은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라면서 한 평생을 살지만 우리는 이렇게 각자의 무게를 들고 있자니 힘이 들고 그리고 내려놓자니 아쉬움과 가슴 아픈 것이 아닐까?  싶었다. 결국 시장에 가는 길을 포기하고 다시 집에 들어왔다.

 이 문구가 든 부분을 찾았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에 있었다. 가물거리는 기억을 헤집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제롬과 알리사의 애틋한 사랑의 장면은 꾸물거리듯 파고 나왔다. 그녀도 한때는 알리사처럼 순결하게 살아가리라 그러면서도 사랑의 열망에 몸부림칠 것이라면서 두려워하였다. 세월이 지난 후 그녀는 좁은 문은 그녀가 들어갈 문이 아님도 알았다.

 이 책은 마치 수십개의 액자가 걸린 미술관에서 또 다른 작가평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명작을 통하여 다시 그녀에게 많은 생각의 실타래를 벗겨내고 있었다. 다시 처음부터 책을 읽기 시작한다. 어디에서 시작하든 모든 길은 다 통하게 되어있었다. 과거에는 문학소녀이기를 자청하던 그녀는 이제 실용주의자가 되었다. 그만큼 삶은 문학과 별개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좀 더 현명한 길은 정보에 밝은 것이라 여겼다. 그렇기에 그녀가 좋아하는 길도 뻥뻥 뚫린 고속도로나 큰 길을 선호하였다.

 오늘 그녀는 숲으로 난 작은 오솔길에서 바삭거리는 참나무의 낙엽을 밟으며 다시 길을 묻고 있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새들도 고요속에 잠들었고 그리고 자신의 마음 속에 있던 순수, 열망, 사랑의 감정이 말랐기에 이젠 불씨조차 가질 수 없음에 우울해한다.

  오늘 하루도 어떤 사람에게는 삶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죽음이다. 사랑도 어떤 사람에겐 행복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불행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항상 내 삶의 사랑과 행복과 애정과 존경은 그녀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그녀의 동행자들은 어떤 사람은 무척이나 익숙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낯설었다. 그러나 모두 대화를 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친구도 함께 의견을 나누고 대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식과 도식락으로 펼쳐놓은 그림 또한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졌다.

 그녀는 다시 먼지 묻는 가방을 털어내면서 길을 나서야 할 것 같다. 결국 우리의 마음은 자신이 마음 먹은대로 오직 순수하고 정열적으로 달려가기도 하다가 잠시 쉬기도 하면서 가는 긴 여행길인 것 같았다. 그러기에 오늘은 작은 오솔길에서 전에 얼핏 얼굴을 스친 동행자를 끄집어 내어 함께 다시 대화를 시도해야겠다. 그리고 미처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 낯선 동행자에게 내가 먼저 가서 손을 잡아야하겠다. 오늘밤이 무지 길게 느껴지는 것은 그녀의 마음에 동행자들의 작은 속삭임에 잠들지 못하기때문이다.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 책입니다. 이런 식의 책읽기가 주는 것을 경계했는데 추억도 살려주고 호기심도 자극을 하더군요. 책을 언제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감동을 주는 강도도 다름을 알았습니다. 처음이든 여러번이든 좋은 책은 언제나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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