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3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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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을 굳이 뺀 이유는 안나 카레니나가 너무나 완벽했기 때문..
톨스토이 장편 중 제일 별로지만 그 당시 가장 사랑을 받았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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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활"을 다 읽었다. 부활을 읽으면서 비슷한 이야기지만 다른 서사로 끝난 비슷한 명작 두 개가 생각났다.

그건 바로 "

더버빌가의 테스"와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이다.

이 세 작가 이야기 전개가 다른 이유는 작가가 가진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성격을 에니어그램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싶다.

에니어그램은 크게 9개의 성격이 있는데 이걸 하나하나 설명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이 설명을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 성격만 분류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2.

에니어그램은 크게 본능형/ 감정형/ 사고형 으로 나누어진다.

본능은 현재를 중요시한다. 먹고 자고 싸고의 본능이 중심이다

감정은 과거 추억을 중요시여긴다. 부끄러움을 알고 감정이 중심에 있다.

사고형은 미래에 올 죽음을 두려워 하는 마음이 중심에 있다.

이 성격은 태어날 때부터 가진 성격이다. 어쩔 수 없다.이 성격은 절대 바뀌지 않고 발전을 할 수 있는 성격이다.

각자 가진 성격을 가지고 비슷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쓰니 셋 다 아주 다른 결말과 이야기 전개를 맞는다.



3.

더 쉽게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성경 이야기로 세 성격을 설명해 보려고 한다.

본능은 에덴동산에서 하느님이 무상으로 제공해 준 것들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살았다.

하지만 벌을 받은 이후에 이 일은 생존을 위해서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본능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추억도 없고 미래도 없으니까.

감정은 바로 이브가 행한 선악과를 먹으면서 시작된다. 우린 선악과를 먹고 부끄러워졌다. 벌거벗은 것도 알았고 내가 누구보다 잘나고 못났는지에 대한 기준을 알게 됐다.그걸 예민하게 느끼는 성격이 바로 감정형 성격이다.

마지막 사고형은 하느님이 내린 벌은 바로 죽음.그걸 알고 걱정하며 두려워한다.그 마음을 중심 축으로 한다.



4.

이 세 소설은 모두 여성이 남성을 죽이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그 당시 관심을 받았던 건 흔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지금 흔하지 않은 동성간 사랑이 핫한 이유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들이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성인 작가가 여성인 주인공에게 자신의 인격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여성이라고 해서 무조선 선하고 착하고 고분고분한 존재가 아니라 작가처럼 욕망과 분노, 그리고 생각이 있다고 봤다. 그게 이들 소설이 생존한 이유다.



먼저 더버빌가의 테스 작가는 본능형이다. 어쩔 수 없이 자기 주인공도 자신 성격을 갖게 된다. 테스도 인싸 본능형이다. 본능형은 기분이 좋을 때 추억과 아름다움에 과심을 기울이지만 힘겹고 어려운 일이 닥치게 되면 먹을 걸 걱정하고 결국 죽을 정도로 괴로워 두려움을 폭력 등으로 변화한다.마지막 결말이 본능형 답다. 테스가 사랑하는 남자와 자신과 닮은 친동생과 결혼하라고 부탁하며 경찰에 끌려간다. 결국 생육하고 번성하는 걸 동생에게 맡긴 것이다. 본능에 충실한 결론이다.



부활은 감정형인 레프 톨스토이의 작품이다. 안나 카레니나라는 전성기 화려한 이야기를 지나 부활이라는 이야기에 다다른다. 천한 여성 카츄사가 부자 남성 네흘류도프에게 겁탈당한다. 시간이 흐른 후 독약을 전달해 죽였다는 억울한 이유로 카츄사를 다시 만나고 그 여성을 구원하기 위해 감옥에 들어가는 사내 이야기다. 네흘류도프의 죄책감과 이를 속죄하려는 마음은 감정형이 가진 중요 마음이다. 강력하게 질투하고 욕망한 뒤 이를 부끄러워한다. 부유한 톨스토이는 자신이 가진 많은 재산을 흥청망청 쓰고 온갖 세상 즐거움을 다 겪고 나서 이에 대해 속죄하고 이런 글들을 써 나갔다.어쨌든 그 사람은 죽었고 작품은 남아서 후손들에게 유익이 됐으니...됐다.


'레이디 맥베스'를 쓴 '니콜라이 레스코프'는 앞서 소개한 톨스토이가 '도이토프예스키'보다 이 사람 작품이 더 좋다고 극찬한 작가다. 도이토프예스키를 굳이 같이 넣은 이유는 두 작가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 니코라이 레스코프는 원래 여성에 대한 시리즈 단편을 준비했다고 한다. 결국 단 두 편을 쓴 후 여성에 대한 단편을 쓰길 끝냈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생각은 똑같으니까 굳이 따로 쓸 필요가 없음을 느낀게 아니었을까. 이 레이디 맥베스는 자신이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 갖기 위해 죽인다. 사이코패스다. 결국 다 죽이고 혼자만 남는다. 소설은 그렇다. 어차피 죽을 인생 너 먼저 죽고 나 좀 즐기다 뒤늦게 가겠다.좀 조용해 져서 살 것 같네.이런 생각인지 모르겠다.


앞서 감정형이 미사여구 설명이 많은 방면, 사고형인 그는 매우 짧고 강력한 글을 쓴다.


여성이 남성을 죽인 이야기가 중심 축이 된 소설 세 개. 그리고 다른 결말들을 봤다. 글 안에도 글을 쓴 사람 성격이 보인다. 나는 어떤 성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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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부지런히 청소하고 짐을 쌌다.

단지 삼 일 지났을 뿐인데 우리가 사용한 자리가 치울 게 어찌나 많은지, 버릴 게 얼마나 많은지 놀라울 뿐이다.

남편은 아침부터 왜이리 서두르냐고 한다. 결국 체크아웃 시간 5분을 남겨 놓고 알렸을 때 그는 츄리닝 차림이었다.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학교 진도가 힘든데 여행까지 감행하는게 무리였다. 그나마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여행을 해 다행이다.

체크아웃 후 10시 20분.

나는 슬쩍 가는 길에 셰익스피어 생가에 들리자고 얘기했다. 내 구글 지도에 표시가 되어있었다. 예전에 옆옆집이 쉐어링 하우스를 했을 때 놀러온 여행오신 할머니가 강력하게 추천한 장소였다.

언제 또 올지 몰라 그냥 그 땅을 밟기라도 하고 싶었다.



1시간여 지나 도착. 비가 내린다. 일상이지만 하필..

아이들은 배고프다고 한다. 나는 화장실에 가야했고. 앞에 보이는 영국 체인점 피자 익스프레스에 들어갔다.


나는 시간이 없다구요.시간이 없어서 음식이 나오는 동안 셰스피어생각에 들리기로 했다.

그 사이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돌아갈까 하다가 그냥 가보기로 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알고보니 올해 셰익스피어 몇주년 큰 행사가 있다고 한다.

밖에서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노점 행사를 하고 있었다.

밖은 이리도 시끌벅적한데 셰익스피어 생가쪽은 의외로 진짜 그냥 사람이 사는 집 같았다.

사이에 고전적인 주택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 이곳이 셰익스피어생가가 맞는지 의아했다.

문 안 쪽에 WS라는 대문자를 보고 윌리엄 셰익스피어 집임을 직감했다.


셰익스피어 생각 구석에 들어가니 큰 기념품점이 있었다.

이곳은 정말 사고 싶은게 가득했다.

가격만 저렴했다면 샀을 건데..몸도 좋지 않아 겨우 사진만 담고 왔다.


영어 관련학과 교수님이신 집사님 말씀으론 세익스피어 생가보다 그의 아내 앤 헤서웨이 생가가 더욱 기억에 남았다고 하신다.

그곳을 거닐며 어떤 느낌이 드셨을까.

전업 작가에게 글을 읽어주는 동반자는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내가 그랬고 톨스토이의 아내가 그랬고, 셰익스피어의 아내가 그랬을 것이다.

손으로 문자를 만든이는 분명 그들일테지만 아내가 가진 의견과 경험과 생각이 안 들어갔다고 하긴 무리가 있지 않을까.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

그 때는 비가 와도 5분만에 찍고 오는게 아니라 여유롭게 생각하고 느끼면서 거닐었으면 좋겠다.

그게 가능할런지..그래서 사진을 남기고 흔적이라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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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y Bible 2019-06-1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고린도전서 13:4‭-‬5
 






























3박 4일 동안 머물고 있는 영국 바스는 제인 오스틴의 처녀작이자 빅 히트작인 <오만과 편견>이 만들어진 공간이다.이곳에 제인 오스틴 센터가 있다.

아침에 정신을 못 차리는 남편을 두고 나는 세 딸과 바스 시내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둘째 애가 어제 저녁에 물컵을 깼다. 그 컵을 사러 나온 것이다. 그 일을 본 후 제인오스틴 센터에 가는 게 목표였으나 아이들 옷을 사고 나자 이미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되었다.

촌에서 부유하게 지냈던 제인 오스틴이 런던에서 휴양 온 부유한 사람들을 보며 느꼈던 열등감이 작품이 됐다.

그리고 아이가 셋으로 기동력이 떨어져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좌절감.

이것도 작품이 되면 참 좋을텐데..


남편을 만나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 스톤헨지로 향했다.여기에도 일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예매하면 저렴하다고 했는데 원래 우린 내셔널 트러스트 멤버로 무료였다. 무료를 무려 50파운드나 내고 관람한 것이다. 근데 또 예매를 안 했다면 우리가 거길 갔을까? 아마 포기했을 테다. 비루한 체력으로 차라리 바스에서 수도원이나 제인 오스틴 센터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체력 좋은 큰 아이가 결국 힘든 기색을 내비쳤다. 참, 이 때가 제일 힘들다.


스톤헨지.돌무더기. 거기를 가려는 이유를 굳이 대자면 테스가 행복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테스는 남자를 죽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도피를 하다 스톤헨지에 이르러 도망가기를 포기한다. 스톤헨지에 가니 알겠다.사방은 평편한 대지로 가득하다. 나

무도 거의 없다. 스톤 헨지가 있는 언덕에 오르니 어떤 곳에서도 사람이 지나가는 모습을 다 볼 수 있다.


스톤헨지는 테스에서나 역사에서나 그런 공간같다.

인간은 결국 그 내면을 숨길 수 없다. 언젠가는 결국 다 알게 된다. 다만 사람들이 모른 척 할 뿐.


기념품점에서도 역시 스톤헨지에 관한 책이 한가득이다. 이곳에 만약 토마스 하디의 '더버빌가의 테스'가 있다면 그게 얼마가 됐든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책은 거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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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아침.

남편은 자정까지 숙제를 제출하느라,

나는 친구와 연락 문제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느라 밤을 설쳤다.

둘 다 비몽사몽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남는 건 추억이고, 그 추억은 사진을 통해서 남겨진다.

아침에는 저녁과 다른 길로 시내에 들어갔다.

작은 강에는 유람선도 있었다. 바스 시민들이 모이는 운동장이 있다.

저녁에 이곳에서 콘서트를 했다.


아이를 끼고 어디도 나가지 못했을 때는 여행 프로가 그렇게도 싫었다.

나는 자유롭지 않은데 돈까지 벌면서 나가서 여행하는 그들이 부러웠다.

이젠 안다. 자유를 잃은 여행에 즐거움을 연기하는 여행은 그다지 재밌지 않다는 걸.


가는 길목에 유명한 바스 번 집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크림티를 먹으려는 사람으로 아침부터 줄을 섰다.

구입하는 사람은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니 오래 전 이곳에서 어떻게 동네 사람들 대부분 식사를 책임지는 빵을 만들었는지

역사를 전시하고 있었다.

정말 좁은 공간이지만 의미있는 공간이었다.

과거를 최대한 없애지 않고 기억하려고 하는 그들 성격이 그대로 이 공간에서 뿜겨져 나왔다.

오래된 걸 낮춰보면 촌스러 보인다. 오래된 걸 좋게 보면 위대해 보인다.

빵은 평범한 식빵 맛이었다. 고급 빵집에서 먹는 그런 맛이다.

다음에 다시 사 먹어야지, 생각했지만 역시나 이 경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우리 오늘 목적지는 로만베스, 즉 로마의 목욕탕이다.

로마가 이 곳을 지배했을 때 가장 유명한 온천 휴양지였다고 한다.

지금도 지하수가 아직 그대로 나오고 있다.

이곳은 배스 수도원과 나란히 있다.

베스 수도원 앞에서 악기 연주를 하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그 분 연주는 수준급이라 무료로 듣기 죄송할 정도였다....

사실 나는 이탈리아에 가고 싶었다. 더 얘기하자면 로마에 가고 싶었다.

내가 읽고 있는 책,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율리어스 시저 일생에 대한 이야기다.

그 할아버지 이야기를 시작으로 율리우스 시저가 어떻게 권력자를 보고 배우며 진정한 권력 중심에 서게 됐는지,

일대기를 사실에 근거해서 이야기에 살을 붙였다. 전범국가와 로마를 동일시했던 어떤 유명한 로마에 관한 책보다 유익하다.

결국 남편 숙제와 항공권, 그리고 로마 관광은 아이와 같이 할 수 없기에 결국 로마를 가장 효과적으로 만나는 방법으로 생각한게 바로 여기. 로마 목욕탕에라도 방문하자는 것이었다.







결론은 성공.

완전 성공.

고작 목욕탕이라고 속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아니다. 이 곳은 꽤 비싼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이들을 위한 설명이 따로 제공되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아주 잘 되어있다.

일반 영국 안내 뿐 아니라 유럽과 영국 여행으로 유명한 에세이스트 빌 브라이슨 목소리 소개도 되어있다.

이 설명을 듣느라 하루 종일 이 안에 있고 싶었다.

그냥 보면 별 볼일 없는 다 닳아 빠진 동전과 돌맹이와 쇠붙이가 큰 의미로 변화되었다.

이들은 그 힘을 안다. 알아가면서 생기는 즐거움과 성취감.

이야기가 주는 엄청난 힘.


영국 여행이 재밌는 이유는 어떤 곳에 가더라도 아이를 위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다.

로만 바쓰에서도 유모차를 놓는 자리는 물론 아이를 들기 위한 아기띠와 철제 아기 캐리어가 구비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게 하기 위해 그들 눈에 맞는 똑같은 물건 찾기와 같은 문제집이 제공됐다.

어른들이 설명을 듣고 있을 때 아이는 이게 어떤 그림인지 문제집 사진과 실물을 확인에 집중하느라 아이를 따로 돌봐야하지 않아도 됐다.이들도 이곳을 제대로 즐기고 있었다.











눈으로 보기 뿐 아니라 느끼고 맛 보는 공간도 만들었다.

앞에 보이는 석조와 똑같은 모조를 앞에 만들고 만지라고 하는 곳이 많았다.

실제 나오는 온천수 소리를 듣고 향을 맡고 마지막 공간에서는 그 온천수를 마실 수 있었다.

미지근하고 강황 향이 났다.

이 물은 베스 전역에서 쓰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집에서 샤워하면서도 그런 향이 났다. 비누가 잘 섞이지 않지만 물이 미끌거리며 피부에 좋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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