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부지런히 청소하고 짐을 쌌다.

단지 삼 일 지났을 뿐인데 우리가 사용한 자리가 치울 게 어찌나 많은지, 버릴 게 얼마나 많은지 놀라울 뿐이다.

남편은 아침부터 왜이리 서두르냐고 한다. 결국 체크아웃 시간 5분을 남겨 놓고 알렸을 때 그는 츄리닝 차림이었다.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학교 진도가 힘든데 여행까지 감행하는게 무리였다. 그나마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여행을 해 다행이다.

체크아웃 후 10시 20분.

나는 슬쩍 가는 길에 셰익스피어 생가에 들리자고 얘기했다. 내 구글 지도에 표시가 되어있었다. 예전에 옆옆집이 쉐어링 하우스를 했을 때 놀러온 여행오신 할머니가 강력하게 추천한 장소였다.

언제 또 올지 몰라 그냥 그 땅을 밟기라도 하고 싶었다.



1시간여 지나 도착. 비가 내린다. 일상이지만 하필..

아이들은 배고프다고 한다. 나는 화장실에 가야했고. 앞에 보이는 영국 체인점 피자 익스프레스에 들어갔다.


나는 시간이 없다구요.시간이 없어서 음식이 나오는 동안 셰스피어생각에 들리기로 했다.

그 사이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돌아갈까 하다가 그냥 가보기로 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알고보니 올해 셰익스피어 몇주년 큰 행사가 있다고 한다.

밖에서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노점 행사를 하고 있었다.

밖은 이리도 시끌벅적한데 셰익스피어 생가쪽은 의외로 진짜 그냥 사람이 사는 집 같았다.

사이에 고전적인 주택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 이곳이 셰익스피어생가가 맞는지 의아했다.

문 안 쪽에 WS라는 대문자를 보고 윌리엄 셰익스피어 집임을 직감했다.


셰익스피어 생각 구석에 들어가니 큰 기념품점이 있었다.

이곳은 정말 사고 싶은게 가득했다.

가격만 저렴했다면 샀을 건데..몸도 좋지 않아 겨우 사진만 담고 왔다.


영어 관련학과 교수님이신 집사님 말씀으론 세익스피어 생가보다 그의 아내 앤 헤서웨이 생가가 더욱 기억에 남았다고 하신다.

그곳을 거닐며 어떤 느낌이 드셨을까.

전업 작가에게 글을 읽어주는 동반자는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내가 그랬고 톨스토이의 아내가 그랬고, 셰익스피어의 아내가 그랬을 것이다.

손으로 문자를 만든이는 분명 그들일테지만 아내가 가진 의견과 경험과 생각이 안 들어갔다고 하긴 무리가 있지 않을까.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

그 때는 비가 와도 5분만에 찍고 오는게 아니라 여유롭게 생각하고 느끼면서 거닐었으면 좋겠다.

그게 가능할런지..그래서 사진을 남기고 흔적이라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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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y Bible 2019-06-1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고린도전서 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