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동안 머물고 있는 영국 바스는 제인 오스틴의 처녀작이자 빅 히트작인 <오만과 편견>이 만들어진 공간이다.이곳에 제인 오스틴 센터가 있다.

아침에 정신을 못 차리는 남편을 두고 나는 세 딸과 바스 시내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둘째 애가 어제 저녁에 물컵을 깼다. 그 컵을 사러 나온 것이다. 그 일을 본 후 제인오스틴 센터에 가는 게 목표였으나 아이들 옷을 사고 나자 이미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되었다.

촌에서 부유하게 지냈던 제인 오스틴이 런던에서 휴양 온 부유한 사람들을 보며 느꼈던 열등감이 작품이 됐다.

그리고 아이가 셋으로 기동력이 떨어져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좌절감.

이것도 작품이 되면 참 좋을텐데..


남편을 만나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 스톤헨지로 향했다.여기에도 일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예매하면 저렴하다고 했는데 원래 우린 내셔널 트러스트 멤버로 무료였다. 무료를 무려 50파운드나 내고 관람한 것이다. 근데 또 예매를 안 했다면 우리가 거길 갔을까? 아마 포기했을 테다. 비루한 체력으로 차라리 바스에서 수도원이나 제인 오스틴 센터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체력 좋은 큰 아이가 결국 힘든 기색을 내비쳤다. 참, 이 때가 제일 힘들다.


스톤헨지.돌무더기. 거기를 가려는 이유를 굳이 대자면 테스가 행복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테스는 남자를 죽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도피를 하다 스톤헨지에 이르러 도망가기를 포기한다. 스톤헨지에 가니 알겠다.사방은 평편한 대지로 가득하다. 나

무도 거의 없다. 스톤 헨지가 있는 언덕에 오르니 어떤 곳에서도 사람이 지나가는 모습을 다 볼 수 있다.


스톤헨지는 테스에서나 역사에서나 그런 공간같다.

인간은 결국 그 내면을 숨길 수 없다. 언젠가는 결국 다 알게 된다. 다만 사람들이 모른 척 할 뿐.


기념품점에서도 역시 스톤헨지에 관한 책이 한가득이다. 이곳에 만약 토마스 하디의 '더버빌가의 테스'가 있다면 그게 얼마가 됐든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책은 거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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