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후에 냈던 '죽는 게 뭐라고'를 읽고 이 책 '사는 게 뭐라고'를 읽었다.자고로 책은 뒤로 갈수록 재미있어야 한다.나처럼 많은 분들이 '죽는 게 뭐라고' 책을 읽은 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난 정말 만족했다. 이유는 이렇다. 사노 요코 할머니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2년 산다고 했다.2년 사는데 딱 1억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 2년 남은 생에 대해 글을 쓰기로 했다.그래서 쓴 책이 바로 이 '사는 게 뭐라고'라는 책이다. 내가 처음 읽은 '죽는 게 뭐라고'는 2년이 지난 후 이야기다. 삶이 덤으로 주어진 것이다.의사는 신이 아니다. 2년이 지났다고 "깰꼬닥" 죽으면 얼마나 좋으련만(잉?) 그러질 않았네-그래서 우리 사노 요코 할머니는 다시 의사에게 가서 따진다. 2년 후 죽는다고 해서 실컷 돈도 펑펑 쓰고 해서 빨리 죽어야 한다고. 죽기 직전까지 온 힘을 다해 쓴 책이 이 책 후에 나온 '죽는 게 뭐라고'다. 그렇기에 사노 요코 할머니 유머는 살짝 약했다. 세상에!!! 그 드립과 그 유머, 현실을 잊고 웃었던 그 글들이 죽음을 문턱에 놓고 온 힘을 쥐어짜서 쓴 글이라니! 그렇기에 '사는 게 뭐라고'는 내게 대단한 책이었다
오빠, 오빠는 모르는 채 죽었지만 사는 것도 정말로 고단해. 차라리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적도 몇 번이나 있었는데 사는 동안은 죽을 수가 없어. (62)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간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매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없다.(243)
사노 요코 할머니는 죽음으로 자유를 얻었다. 그림책을 내고 비평을 들을 필요가 없다. 항상 나를 향하는 자괴감도 없어졌다. 2년이라는 시간 안에 스스로를 평가까지 해 나가기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2년 남았다는 말을 듣자마자 항상 사고 싶었던 재규어 자동차를 샀다. 주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 예전 우울증이 있었을 때 친구들은 모두 떠나갔다. 하지만 시한부 암 환자에게 사람들에겐 관대하다. 갖고 싶다는 욕심도, 못된 사람에 대한 분노도 줄었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한다. 싫어하고 분노하는 것은 하나씩 사라진다. 이 책은 날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구난방으로 글이 진행된다. 내 나름대로 요코 여사님 생각에 대해 정리를 해봤다.1. 사람들은 요코를 싫어해.(인간관계)2. 요코는 한국을 사랑해.(한류에 빠지다.)3. 요코는 자신이 제일 어렵다.(요코 '할머니'를 생략합니다.)
이 책 처음은 요리로 시작한다. 이 책은 음식 이야기가 제법 된다. 이에 비해 그다음 책은 먹는 이야기가 없다. 유유코씨 리버 페이스트를 좋아했던 요코 여사님. 대지진을 겪은 유유코씨에게 뜬금없이 전화해 요리법을 물었단다. 유유코양은 이 일을 계기로 분노했단 사실을 뒤늦게 안다. 어느 잡지 편집자 청탁에 자신 의견에 따르지 않는 태도에 화가 나 말을 비꼬며 끊어버리고 후회한다. 시한부라고 재규어를 샀다는 요코 앞에서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며 악담을 퍼붓는 사람도 있다.(생각해보면 오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코한테는 재규어보다 페라리가 어울린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또 책 표지를 보면 알 수 있는 요코 여사님은 혼자 산다. 결혼을 두 번 실패했다. 여기서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인연은 사촌 언니인 모모코다. 요코 여사보다 여섯 살 정도 나이 많은 독거 할머니다. 40년 동안 착실히 회사를 다녔다. 이다음 책에서는 모모코 언니가 정말 좋다는 내용만 있어서 이런 큰일이 있으리라고 생각도 못 했다. 모모 언니는 정말 우아한 여성이다. 교양 있고 멋지다. 게다가 항상 요코에게 베풀고 돌보아 준다.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모모 언니가 살아가는 힘은 '강박증'이다. 요코는 항상 고민하고 자신조차 객관적으로 바라보기에 우울증이 온다. 모모코 언니에게 우울증이 올 리 없다. 일본은 최고 국가라는 자부심에 차 있고 일본과 중국은 우매하다 생각한다. 모모 언니는 가장 우월한 인자다. 왜냐면 내가 정한 일에 최선을 다했고 다른 사람들을 항상 이겨 왔기 때문이다. 항상 자신이 하는 일에 집착이 강하다. 화장실에 가는 길에 저자가 보기에 쓸 데 없는 점수 쓰기를 하지 않았다고 온갖 비난을 쏟아낸다. 결국 둘은 이후 10년 동안 절교했다.
"아, 난 결혼 안 해서 다행이야. 요즘 정말 절실히 느낀다니까. 자식도 없어서 다행이야. 모두들 자식 때문에 고생하는걸."나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두 번이나 결혼했고, 이혼했고, 변변찮은 자식 가지 있다. 계속 침묵을 지켰다.(171)
이 부분을 보고 나 자신에게 도취돼서 타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얘기했던 그때가 생각났다. 그래서인지 내가 다 창피했다. 그러면서 요코 여사는 그런다.
친구들은 이런 나와 어울려준다. 모두들 나를 참아가며 어울려주는 것이다. 모두들 아, 또 저런다. 요코가 또 저런다고 속으로만 생각하겠지. 남이 어떤 의견을 말하면 나는 반드시 휙 하고 반대편으로 날아가 버린다.(186)
인간관계란 완벽할 수 없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다. 그래도 서로 만나고 좋아할 수 있는 것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결점을 참을 수 있을 정도일 때가 아닐까 싶다. 그걸 깨닫고 하늘나라에 간 저자다.
이 부분을 보면서 정말 재미있었다. 사진에 나온 요코 할머니 눈이 하트가 되어 욘사마를 바라보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욘사마를 보기 위해 본 드라마는 굴비 엮듯이 다른 남자 배우를 소개해주었다. 그렇게 dvd가 늘어가고 결국은 욘사마 체취를 느끼기 위해 한국 땅을 밟는다. 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한 달 동안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턱까지 돌아가셨으니까요. 전에 독일에 살던 요코는 반일 감정이 가득한 남자와 인연을 맺었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이 일본인임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연배가 있는 사람들이 일본어로 웃으며 말을 걸면 화들짝 놀라면서 죄송합니다. 일본어를 할 줄 아시는 건 일제 탓이지요, 죄송합니다. 하는 기분이 들어 천연덕스럽게 관광 따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130)
내가 저자를 더욱 가깝게 느끼는 건 이런 마음 때문이다. 이 분은 유난히 한국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 그림책에 느껴지는 요코 할머니 사랑 코드와 한국인이 갖는 '정'이라는 감정이 같다는 증거 같았다. 그래서 이 분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가 가진 한국에 대한 사랑은 더욱 커져 심오한 결론도 내려주신다.
"한국은 한 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습니다."그도 그럴 것이, 한국인의 정은 내부를 향해 있고 애증도 그 안에서 소비되니까 외부로 나갈 여력이 없는 것이다. 북한도 남한도, 한 민족의 애증이 내부에서 부딪히는 거겠지. 한국인이 들으면 큰일 날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137)
아마 요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다수라면 일본도 무조건 덮어놓고 미워하면 안 되겠단 생각마저 들었다. 할머니, 괜찮아요. 한국인인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요코는 주위 사람들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엉망이고 관심도 없던 마작을 배웠던 이야기, 싱글벙글 씨와 인연, 90대지만 아직도 멋진 친구 엄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도 항상 요코 할머니 마지막은 스스로에 대해 끝난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끝은 또다시 자신을 향한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사실이다.(182)
그중 이 문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왜 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했지? 왜 내 마음은 이러지? 그런 스스로에 대한 이해 때문에 우울할 수밖에 없던 요코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다. 비단 요코 할머니뿐 아니다. 종교가 답이라고 의지하지 않거나 확실한 진리를 무조건적으로 믿지 않는 이상 인간은 항상 부족하고 그렇기에 외롭다. 항상 의문과 반론을 제기하는 숙명을 지닌 작가 요코 할머니에게 왔던 정신병은 직업병이자, 숙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할머니는 노력한다.
'애 낳는 기계'라는 말을 듣고 히스테리를 부리는 건 여자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네네, 맞아요, 남자는 단순한 종마랍니다. 기계보다 못하지요, 모쪼록 힘내세요, 하고 웃으면 될 일을.(209)
삐딱한 시선으로 분노하고 화내기 보다 뼈 있는 유머로 넘기길.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기보다는 희망으로 바라보려 항상 노력한다.
사람은 태평스러운 존재다. 그간 실수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부끄러워서 살 수가 없는 나조차도 '내 인생은 썩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기 편할 대로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로 나뿐일까?(245)
이 부분은 요코 할머니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요코 할머니 마음은 많은 부분 내 마음과 맞닿아있다.
내가 싫어했던 일본인이 좋아졌다. 항상 겉과 속이 다른 듯한 위선자라고 생각하며 일본인 전체를 싸잡아 일반화한 날 반성했다. 어쩌면 이제껏 읽었던 일본 문학은 이런 내 편견으로 폄하한 건 아닐까? 급한 마음에 '설국'을 펼쳤다. 확실히 예전과 다른 느낌이다. 만약 이 분이 살아계시다면 나이는 숫자일 뿐 친구처럼 수다를 떨고 싶다. 한국 드라마를 그렇게 보셨다니 어느 정도 한국어도 아시겠지. 나도 이 분 덕분에 일본어를 배울 의지가 불탄다. 참 안타깝다. 같은 하늘 아래 이 분이 없다는 게. 그래도 그분 글은 이 세상에 있으니 적잖이 위안이 된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강한 울림을 주는 동화책을 만드는 작가.사노 요코이 분을 만난 건 이 신비한 동화책 한 권이다.계속 살 수 있다고 자랑했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자 죽기를 바라는 고양이.백 번 울고 죽었다는 짠한 이야기.작가가 정말 죽는다.70세에 유방암에 걸려서 항암을 포기했다. 하지만 유머는 그대로다. 나는 칠칠치 못하고 해야 할 일을 질질 끌며 정리정돈이 서툰 사람이다. 잘 생각해보니 머릿속도 내 방처럼 어질러져 있었다.아버지는 자주 호통을 쳤다. ˝네 녀석은 똥이랑 된장도 구분을 못하는 게니!˝그래요, 아버지. 저는 똥이랑 된장도 구분 못한답니다.아버지는 저녁 식사 때면 반드시 설교를 늘어놓았다. ˝돈과 목숨을 아끼지 말거라.˝아버지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일찍 죽어버려서 엄마는 많이 힘들었다. 아낄 돈도 없이 죽은 아버지 역시 불쌍하다.(18-19) 나는 똑똑하지는 않지만 구제불능의 바보도 아니다. 그래도 다시 태어난다면 `멍청한 미인`이 되고 싶다. 얼마 전 거울로 얼굴을 보며 ˝너도 참 이 얼굴로 용케 살아왔구나. 기특하기도 하지, 대견하기도 하지˝라고 말했더니 스스로가 갸륵해서 눈물이 나왔다.(56-57) 자신이 죽음을 맞으며 느끼는 순간을 재치 가득하게 기록한다.2년이란 시한부 선고로 주위 것들을 정리하면서 느끼는 주변에 대한 시선.어떤 염치없는 사람에 대한 스스로 독백이 인상 깊다.난 왜 얘랑 놀고 있을까? 항상 남에 것 얻어먹기를 당연히 여기고 내 모든 물건에 탐을 내서 시시때때로 ˝달라˝라고 하는칼 안 든 강도 같은 그녀를..파렴치한 그녀를 대하는 자신이 가진 선함에 자아도취된 것은 아닌가?결국 죽음 앞에서 저자 물건을 들고 ˝나 이거 가져도 돼?˝라고 말하는 그녀 앞에서 미움을 깨끗하게 씻는다.그래. 사람들은 욕망을 참 잘 가리고 사는데 이렇게 추한 욕망을 내비치는 것도 네 재능이다.병원에 가는 이유는 내 병이 나아지기 위해보다는 ˝잘생긴˝ 의사 선생님을 보러 간다는 저자.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신은 절대 죽으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며 타인에게 사생활을 떠벌리는 환자.그리고 집에서 죽었던 두 동생과 오빠에 대한 회상.이 모든 이야기가 어둡지 않고 유쾌하게 진행된다.어쩌면 죽는 것도 그렇게 무서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 정도다.지은이가 뇌까지 암에 번져 신경외과 의사와 대화를 한다.이에 대한 대담을 책에 수록했다.그때 저자는 말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라는 죽음에 대한 유명한 학자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데 단계가 있다는데 자신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이때 의사는 답한다. 그건 사노 씨의 직업이 작가이기 때문 아닐까요.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시니까요. 결국 인간학이죠. 여러 가지를 제대로 생각하며 지내온 사람은 확실히 사생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멘털 케어가 힘들죠. 인생이란 이런 거랍니다, 생물이란 이런 거랍니다, 하고 설명해줘야만 하니까요. (116) 그렇다. 그래서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구나. 죽음을 떼어 놓고 독서를 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들어가는 과제가 바로 `죽음`이다. 이에 대해 결국 저자 사노요코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나도 내일 죽을지 10년 뒤에 죽을지 모른다. 내가 죽더라도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잡초가 자라고 작은 꽃이 피며 비가 오고 태양이 빛날 것이다. 갓난아기가 태어나고 양로원에서 아흔넷의 미라 같은 노인이 죽는 매일매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죽고 싶다. 똥에 진흙을 섞은 듯 거무죽죽하고 독충 같은 내가 그런 생각을 한다.(157) 멋지다. 이 사람. 마지막 객관적인 눈으로 사노 요코를 인터뷰한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암에 걸렸다고 말하면 모두들 동정해줘. 그래도 예전에 걸렸던 정신병 쪽이 몇만 배나 더 고통스러웠어. 주변 사람들은 몇만 배나 더 차가웠고. 순식간에 친구가 한 명도 없어졌어. 하지만 암이 전이됐다면 이야기가 다르지.˝(181)
여성감독이 만든 영화난 노라 에프론이 좋다.여성 특유 섬세한 코메디.그 계보를 잇는 여감독 낸시 마이어스의 신작.인턴.모범적 샐러리맨이었던 벤.규칙과 꾸준함이 살아가는 데 동력이었던 이 분.일이 없어지니 삶이 버겁다.그는 일부러 사회 일원임을 느끼기 위해 아침마다 스타벅스에 간다.나도 실은 벤과 비슷한 성향 사람이다.계획 짜고 항상 똑같은 규칙에 의해 살아가는 걸 좋아한다.그래서 과도 그런 과로 정했건만-너무 안 좋은 점만 봐서 스스로 포기.(삶이 규칙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혜성같이 나타난 전업 주부 출신 ceo우리 나라로 치면 한경희씨.작은 규모 회사가 엄청나게 커졌다.처음 자신이 하나 하나 손댈 수 있었던 일들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아, 맞다.가정도 있었네?그런데 웬 늙은 사람들?내가 채용하라고 했어?꼰대가 난 제일 싫은데!요즘 신입사원.부모가 독립하라고 하지만 나갈 돈이 없다.천정부지로 오른 월세.부모는 자기 시대처럼 생각하니 알리가 없지.결국 쫓겨난 동기를 받아주는 넉넉한 노인 인턴 벤.처음 벤을 싫어하던 사장 줄스도 벤을 인정한다.벤은 회사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너 몇 살인데 나한테 그 따위야?`라는 생각은 집에 고이 접어 넣어놓고 온다.줄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자신이 잘못한 것을 재빠르게 인정하고 놓치지 않는다.순간 이익을 제대로 포착한다.피곤하다는 하우스 허즈번드.이 때까지만해도 같은 전업 주부 입장에서 공감을 해줬지만-감독이 이 분을 못된 놈으로 만들어 버렸다. 반면 70세 벤은 회사에서 연애도 한다.브라보! 줄스는 사원들에게 벤을 본받으라고 일장 연설중.왜!!굳이 남편을 이렇게 만듦?보통 집에 있는 남자는 거세된 것 같은 생각에 다른 여자를 통해 남자임을 인정받으려고 한다고 한다.사실-그래서 헤어진 커플도 많고- 남편 때문에 괴로워 하는 줄스.결국-일단 용서해 주고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일은 중단한다.(가정에 충실하기 위해?경영인을 도입할 것을 남편이 계속 주장했다.)내가 눈여겨 본 부분.미국이라고 어쩔 수 없단 생각을 했다.벤이 입사할 때 대학을 물어보고줄스 비서가 벤에게 밀린단 생각이 들 때 흐느끼며 이렇게 외친다.˝나 유펜 나왔어!˝(`나 어디 나온 여자야..`가 생각나는 부분이다.)미국도 대학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내 마지막 학력은 방송대 유아교육과다.물론 어릴 때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나온 대학교도 있다.그래도 난 방송대 나온 학력이 앞선 학력과 동급이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그런데 오늘 내 스스로 참 창피한 일이 있었다.우연한 기회에 원장실에서 대화를 나누다 방송대 명패를 봤다.그걸 보곤 유아교육을 공부한단 이야기가 오갔고 그 인연으로 난 유치원 운영위원회에 추천됐다.위원장님은 유명대(스카이)교수님. 교수 부부시다.식사를 하다 내 공부 얘기가 시작됐다.원장 선생님은 눈을 크게 뜨시며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을 어떻게 들어갔냐고 하셨다.어색해서 2008년도에 들어가서 10년이 다 된다고 말하니-위원장님이˝공부가 어려웠나봐요.˝라고 말씀하셨다.(사실 누가 얘기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창피한 고백이지만 이 대화가 마치 5살짜리 애한테 참 걸음마도 야무지게 한다 칭찬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그래서 ˝위원장님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공부 잘 했어요.˝라고 말해버렸다.아직도 격한 감정이 남아있어 생각해봤다.도대체 난 뭐가 잘났다고 그 대화에 감정이 상한 걸까?벤이 인턴으로 일하는 그 곳.몇 년 전에 자기 사무실 안에 부사장으로 있던 그 곳이었다.그는 보스에서 사원이 됐다.하지만 그는 감당한다.자신이 택한 선택에 만족한다.난 도대체 뭔가?나야말로 꼰대다.싶다.
전에 추천해주셨던 백만 번 산 고양이의 긴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블로그를 통해서 한 편의 시 같은 감상평을 남겨 놓으셨다.구작가는 어려서부터 열병을 앓아 들을 수가 없었다.옆에서 비행기가 지나가는 커다란 소음에도 아무 반응을 할 수 없다 한다.그만으로도 큰 시련인데싸이월드에서 `베니`라는 캐릭터로 인기를 얻을 즈음 더욱더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듣는다.자신의 시력까지 없어지고 있다는 것.지금 눈으로 보고 그리는 것을 업으로 살고 있는 작가는 일에 있어서나 삶에 있어서나`다 그만 둬라.`라는 선고나 다름없는 일이었다.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는다.남은 시력 한 부분까지 짜내어 이 책 한 권을 만들었다.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처음베니를 만든 구작가가 되기까지의 여정부터 실명 선고를 받기 직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듣지 못해 말을 못하는 딸에게 끊임없이 말하는 법을 가르쳐줬던 엄마.그만둬야만 했던 고등학교.일을 갖고 싶어 계속 도전했지만 실패만 했던 상처.결국 싸이월드 스킨 작가가 됐지만 벌이가 안 됐던 그때.결국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린 스킨으로 돈을 벌게 된 이야기.싸이월드의 인기 하락 후의 다시 된 어두움의 시작.두번째 챕터에 적힌 하고 싶은 일들은 사소해서 누군가에겐 별일 아닌 일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구작가에겐 다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를 소소한 일상의 소원들을 그리고 있다.김연아 선수를 만나고 엄마에게 미역국을 끓여들이고 면허증, 소개팅, 살 빼기 등등정말 일상일지도 모른 이야기들이 담담하지만 뜨겁게 그려진다.세 번째는 조금 더 큰 이벤트를 해 보는 것.보통 사람들이 인생에 있어 한 번쯤 겪어볼 수 있는 이벤트를 시력이 있을 때 이루기 위한 일들을 해 본다.헬렌 켈러는 태어나서부터 앞을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헬렌 켈러는 삼 일 동안 눈이 보인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구작가는 그 글을 기초로 헬렌 켈러 대신 그 소원을 이루어 본다.삶에 한 번쯤 있을 웨딩 사진을 찍어보고 가족여행을 간다.마지막 꼭 가보고 싶었던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 가서 보고 싶은 그림을 본다.`남을 위한 일해보기.`라는 부분에서 지은이는 결혼하는 친구를 위해 청첩장 디자인을 했다.이 청첩장은 사랑으로 그린 그림이라서 그런지 막눈인 내가 봐도 참 아름다웠다.어쩌면 진정한 예술은 이기심을 제거한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마지막 부분은 시력을 완전히 잃고도 하고 싶은 일들을 담담하게 적어놨다.들리지 않아도 영혼의 아름다움으로 완성한 베토벤의 가슴 떨리는 음악들처럼아마도 구작가는 보이지 않으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그림을 계속 그리려나 보다.그녀의 용기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그녀의 그림은 흡입력이 있다.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다.빅 히어로에 나오는 마시멜로같이 생긴 로봇보다 예쁘고 좀 더 따뜻해 보인다.색감 또한 부드럽다.하지만 자신의 고통을 너무도 예쁘게 그리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아마도 싸이월드 스킨이 초반에 많은 주목을 못 받았던 것과 일맥상통한다.결국 자신의 마음을 다 풀어놓고 그린 누워서 지쳐있는 자신의 마음과 꼭 같은 캐릭터를 올렸을 때서야 사람들과 통했다.랄랄라님은 내 블로그를 보면서 왜 내 마음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단 말씀을 하셨다.그게 도대체 무얼 뜻하는 걸까 한참 생각해보다가 비로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마음이 아른다운 작가인 베니의 창조자 구작가.이 그림보다 더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더 표현하는 그림을 그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나도 나에 대해서 좀 더 솔직한 글을 쓰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