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역사
존 바턴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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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책이지만 성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볼 책이다. 성서는 단지 신앙의 원천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문화와 종교가 ‘인간‘을 통해 상호작용한 결과이며, 따라서 맹목하기보다 고뇌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다양성을 반가이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을 건강하게 함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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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6-07-09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88쪽이라니... (놀람!!!)

얄리얄리 2026-07-10 12:37   좋아요 1 | URL
벽돌책 뽀개기.. 책읽는 사람들의 로망 아니겠습니까. ㅎㅎ
 
톰 아저씨의 오두막 1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3
해리엣 비처 스토 지음, 이종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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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보면 대체로 절충, 타협이 가장 좋은 경우가 많지만,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어야 하는 것이 있는 법. 노예제가 그렇다. 읽으면서 여러 아쉬운 점도 느꼈지만, 어떤 부분은 19세기 중반이란 시대를 감안하고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통찰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노예제와 관련해 '북부=선(善)'은 편견이다. 북부 백인들 역시 흑인들을 혐오하고 싫어했다. 그들은 흑인들이 학대받는 것은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흑인들을 가까이 두려고 하지 않는다. (1권, p.319)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해고하여 굶어 죽게 할 수 있다. 아이가 다른 데로 팔려가는 것과 아이가 집에 있으면서 굶어 죽는 것, 무엇이 더 나쁜가. (중략) 한 인간 집단이 자신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다른 인간 집단을 사용한다는 것. 그게 노예제의 본질이다. (2권, p.32~33)


괴물 같은 노예제에 대항해 싸우고, 여차하면 그 싸움에서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지식인들과 기독교인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의 냉담한 모습, 사회적 죄악에 대한 인식의 결여는 경악할 수준이었다. (2권, p.182)


악랄한 노예주가 아닌, 오히려 '선량한' 노예주가 노예제를 지탱한다는 역설. "관대한 농장주들이 아예 없다면 이 악랄한 노예제는 단 한 시간도 못 버틴다." (2권, p.229)


노예도 폭군일 될 기회를 얻으면 그렇게 된다. 농장주는 노예들을 서로 반복하게 만들어 지배했다. (2권,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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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중세 상징사
미셸 파스투로 지음, 주나미 옮김 / 오롯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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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가혹하고 잔인했을지언정 상상의 꿈을 통해 인생의 ‘놀이‘를 구축한, (하위징아도 주목했던) 중세인의 ‘어린애 같은 상상력‘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다른 학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색채, 문장을 통해 중세를 이야기하고 안내해 온 저자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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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국
캘리앤 브래들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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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번잡한 이야기는 많은데 저자가 관심을 둔 주제(시간, 제국주의, 소수자, 기후위기 등)에 대한 SF다운 통찰은 보기 어려웠고, 구성도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 그러니까 ‘공포를 느끼지 않기 위해 포식자의 편에 가담한다‘는 정도만 인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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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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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별점을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데, 나는 좋았다. 기회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반복해서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의 내용을 단순화하면 ‘말한 사람’, 그러니까 ‘말의 주인’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데, 말 또는 문장이 특정 인물에 의해 전유되는 것이 아닌, 관계망 속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되풀이되고 공유되면서 생명을 얻는 과정을 지켜보는 매력이 있었다. 또한 그 과정이 일상 속에서 잔잔하게 이루어지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또한 좋았던 건, 나도 한 발 정도 담그고 있는 세계, 그러니까 학계(學界)라는 세계에 대한 디스(?)였다. 신형철 평론가는 이 책에 대해 “아카데미를 비판하자고 쓴 건 아니고, 진짜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자는 소설”이라고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일종의 ‘통쾌함’ 같은 감정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학문의 세계만큼 ‘말의 주인’를 깐깐하게 따지는 곳도 없을 터. 물론 학문의 세계에서 창의성은 중요하지만, 때론 배우신 분들의 권위세움과 자존심 싸움, 위조/변조/표절 논란도 결국은 ‘내가 바로 말의 주인’이라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설 본문과 함께 저자 후기에 담긴 “Tree of Word”, “Amicorum communia omnia(모든 것은 공유다)”와 옮긴이의 말도 매우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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