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3 - 제1부 격랑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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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3권은 5.16으로 대한민국을 흔들어 버린 군인 정치 이야기의 시작이다.

청치를 잘 못한다고 들고 일어난 그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었는가? 

뭐든 빨리빨리 문화가 이 때 생겨난 건 아닐까?

권력, 재력에 흔들리는 욕심들의 향연.

서민들은 하루 세 끼 배불리 먹고 등 따숩고 안전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었을텐데...


"나라가 하는 일이야. 항시 왜냄비 끓듯이 와짝 시끄럽다가 그 시기만 지내면 나 몰라라 혀뿌는디. 그간에 그런 꼴을 어디 한 두번 당했습디여?

"낙엽들은 서로 닮았을 뿐 그 하나하나가 제각기 다른 형상과 채색의 그림을 담고 있었다. 큰 잎들이 낙엽 져  흩날리는 것은 최고 걸작의 추상화들이 무수히 날아가고 있는 거나 다름 없었다."

"박정희와 그의 군사정권은 쿠데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민심을 얻기 위해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식으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혁명재판 진행, 깡패 소탕, 병역기피자 색출, 농어촌 고리채 정리, 경제개발 착수 등을 추진했는데, 그게 민심을 사는 데 일단 성공한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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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2 - 제1부 격랑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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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님의 글은 늘 살아 숨쉬고 있어 읽고 느끼기에 좋다.

지역말을 이렇게 글로 쓰면서 내가 그 지역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는 쉽지 않은데 찰진 지역말(사투리), 풍경을 그림 처럼 그려내는 글 솜씨, 당시 사람들의 불안과 욕망들을 잘 나타내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술술술 읽히게끔 쓰시느라 몇 번을 고쳤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작가의 고단함을 알게 되고 이런 작가님이 우리 역사 소설을 쓰시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다.


"그 시절에 크든 작든 친일 안한 자가 누가 있느냐. 반공으로 뭉쳐야 하는데 어쩌자고 분열 조장이냐. 그때 너도 글줄이나 배워 출세하려면 별수 있었을 것 같으냐. 그땨위 걸 따지는 건 다 촌놈들 짓거리다. 이런 친일파들의 말과 글에 대중들은 멍청이들처럼 최면당해 잘 길들여진 앵무새 노릇을 하고 있었다."

"이규백은 자신의 의식 속에 미국이 세 가지 모습으로 투영되어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전사의 막강한 군사력, 전후의 잡동사니 구호물자, 그 뒤를 이어 몰려드는문화의 태풍이었다. 그 여러 형태의 힘 앞에서 한국사람들은 주눅들고 고마워하고 최면당하면서 미국은 그만큼 찬란해지고 거대해지고 선먕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규백은 그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의 의식 어딘가에도 미국에 대한 선망이 전혀 없지 않다는 것을 괴롭게 확인하고 있었다."

"가난이란 굶주림과 헐벗음의 끝없는 수렁이었다. 굶주림은 속으로 사무치는 슬픔이었고, 헐벗음은 겉으로 드러나는 창피스러움이었다."

"두고 보시오. 반공주의는 갈수록 강화될 거요. 왜 반공주의를 혁명공약 첫 번째로 내세웠겠소. 그게 정통성 없는 정권을 유지해가는데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오. 미국의 지지를 얻는 데도 절대 유리하고."

"우리 것은 무조건 무시해 버리고 서양 것이면 무엇이든 사족을 못 쓰고 가르쳐대는 이런 식의 교육이 앞으로 몇십년 계속돼 봐라. 우리 꼴이 뭐가 되겠는지. 모두 서양 것이면 무조건 높고 귀하게 보고, 우리 것이면 무조건 천하고 나쁘게 보는 얼간이들이 돼 있을 테니까. 조선시대에만 사대주의가 있었던 게 아니야. 해방 이후의 이런 작태는 신사대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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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1 - 제1부 격랑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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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는 "소설은 현미경의 구체성으로 그리고 망원경적 총체성으로 그런 인간 세상을 비추고 밝히는 거울이고 등불은 아닐까"라고 적고 있다. 그분의 소설은 어느 하나 쉽게 쓰여진 게 아닌 것으로 이해되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 나라가 일제강점기 이후 민주공화국이 될 때 반민특위의 실패가 언제나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 없다. 반민특위만 제대로 역할을 했었으면 그래서 첫 단추를 제대로 꼈더라면....하는 생각에.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역사에 가정법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씩 생각한다.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라면 그저 공부라는 생각으로 무감하게 외우는 데 그칠텐데 제대로 된 역사 소설은 공부와 함께 재미도 있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 좋다. 좋은 역사 소설은 교과서를 능가하는 힘을 지니고 있으니 많이들 읽어 보면 정말 좋겠다. 

  

"들어보게 우리 군인들은 북괴군만 방어하고 있는 게 아니네. 우리가 휴전선을 지켜주니까 사람들은 후방에서 이렇게 맘 놓고 살수 있다 이거지. 국민들은 세금을 내고 이 평화를 즐길 권리를 획득했고, 우린 그 세금으로 봉급 받으며 이 평화를 지킬 의무를 부여받은거야. 사치와 향락이 지나친 점도 없진 않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의 일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생활 속에서 휴식을 즐기고 멋도 내보고 싶어하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거니까 우리가 군대식의 질서와 긴장을 일반인들에게 요구하는 건 큰 잘못이지. 그러니까 사회를 향해서는 우리의 군대식 사고방식을 고쳐야 한다 그말이야."

"우리 나라가 해방되었을 때, 왜놈들 편에서 앞잽이 노릇을 했던 친일파와 민족반역자들은 대략 160만 명쯤 되었다. 근ㅁ들은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을 했어야 하는 데 미국정에서 과거를 불문한다면서 그놈들을 다시 써먹었지. 독립투사들을 고문했던 고등계 형사 출신 놈들이 다시 경찰 노릇을 하고, 총독부 관리질을 해먹었던 놈들이 다시 공무원 노릇을 해먹근 꼴이 된 거야. 더 기막힌 건 말야. 왜놈들이 비워놓고 간 높은 자리에 그런 놈들이 승진까지되는 판이었지. 미군정은 자기들 뜻대로 남쪽을 지배하기 위해 앞잽이들이 필요했던 것이고, 꼼짝없이 감옥살이를 할 줄 알았던 그놈들은 자기들의 구세주인 군정에 충성을 다 바치고, 아주 궁합이 잘 맞았던 거야."

"혁명이란 추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 속에서 응결된 분노와 증오의 집단적 폭발이었다. 그 인식은 불투명하고 그 원망도 섞여 있었던 아버지에 대한 이해이면서 발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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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는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 어딘가에는 @ 있다 시리즈
한인정 지음 / 포도밭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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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접하는 뉴스에서는 좋은 이야기는 별로 없다. 늘 자극적이고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알권리하면서 떠들어 댄다. 그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처가 되고 올가미가 된다는 것을 잊어 버린 채.

어릴 적 학생 시절에 우리 나라가 단일민족이라고 하는 데 이해 하기 어려웠다. 시도 때도 없이 중국, 일본 나중에 미국 같은 나라들에 지배를 받았는 데 단일민족이라니... 그게 타당한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지난 일은 지난 일로 떠나 보내고 요즘은 지구촌이라는 말을 다들 사용하는데 뭘 인종이나 국적이 다르다고 차별을 하는 지...

뭐 그저 생각해도 지금 세계 각국으로 나가 살고 있는 우리 나라 교포들만해도 차별 당하고 산다는 것에 격분하면서 왜 우리 나라에 잘 살아보려고 온 사람들에게 똑같은 아픔을 주는 지....

그냥 다같은 사람인데 문화, 역사, 말 같은 것이 다를 뿐인데. 같이 잘 살아보자고 온 사람들한테 한국사람에게 보다 더 많은 배려와 지지를 해줘서 함께 살아가야 하지 않나?

모든 이주 여성이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뉴스로만 접하는 사실이 전체인양 생각하지 맙시다.

다문화가족들에 대한 정책도 더 많이 활발하게 만들어져야 하고 어린이들이 한국인으로 또 하나의 조국을 더 갖는 것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다같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지 싶다.


새로운 환경이지만, 자신의 삶을 바꿔나가기 위해 무급노동인 가사노동, 출산과 육아, 시부모 모시기, 가내노동(농사)을 수행하며, 동시에 생계비를 벌어오는 역할도 수행한다. 그야말로 잘 살아보겠다는 기획을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개척하는 생존자가 되는 셈이다.“

이주여서은 다문화가족의 일환이다. 다문화가족이란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는 가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은 자신들의 생활이 다문화가족의 생활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이 자라온 문화, 언어, 전통을 모두 버리고 한국문화에 동화되도록 강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주여성에게 동화에 대한 설득과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당하고 동등한 부인이 되려고 가사일도 도맡아서 하고 생계도 책임지지만 가정 내에선 언제나 뭘 모르는 사람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인터뷰 속 이주여성들은 말하길,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이 아내가 버는 돈으로 생활비를 지출하고, 남편의 수입은 아내에게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부분 이주여성들이 국제결혼과정에서 일정 금액을 받지만 이는 사실상 서류 준비 비용 정도의 약소한 금액이라는 것이다. 실상 중개업소가 대부분 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 ’돈 몇 분에 시집온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잘 살아보려는 꿈과 희망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주여성들은 도망치는 이주여성을 볼게 아니라 도망칠 수 밖에 없는 이주여성을 보라고 강조했다. 이주여성의 외출을 제한하거나, 경제적으로 방임하거나, 가정폭력을 하는 경우들이 도망의 근본원인이라는 이야기다.“

튀기라는 말을 썼는데 나쁜 말이잖아요. 당나귀랑 소 사이에서 나왔다는 거고 그럼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는 말이잖아요.“

이주민이 가족이라는 범주 바깥에서도 안전하고 질 높은 삶을 향유할 수 있는 원스톱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노동자가 감소하는 농촌의 미래에 이주민 복지는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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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화가 난다 - 국가 간 입양에 관한 고백
마야 리 랑그바드 지음, 손화수 옮김 / 난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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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마야 리 랑그바드는 1980년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된 사람으로 여성이며 레즈비언이다. 입양인으로 살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에 대하여 더하고 배는 것 없이 드러낸 이야기.

입양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헤진 이 글을 보면서 난 그동안 뭘 생각하면서 살았는가 하는 자아비판을 하게 된다. 

우리 나라는 과연 제대로 어린이들을 위하는 나라인가? 

인구 절벽 타령을 하면서 과연 무슨 얼마나 괜찮은 제도를 만들고 시행했는가? 다른 나라로 보내진 우리 나라 어린이들이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OECD 가입을 자랑할 게 아니라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건강하게 안전하게 살만한 나라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 참으로 읽기 힘들고 버거운 책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해보고 올바른 정책이, 제도가 갖춰지면 갖춰지도록 하면 정말 좋겠다.


"여자는 오늘날 '아이들을 위해 부모를 찾아주는 일'보다 '부모들을 위해 아이를 찾아주는 일'이 더 우선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심리학자 조 솔은 그의 저서에서 불임부부는 입양 절차를 밟기 전에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고통과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솔은 입양아들이 친부모를 만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6살에서 8살 사이라고 했다. 그는 "입양 치유"라는 책에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입양아들이 느끼는 고통은 더욱 커진다고 한다. 그는 입양아들이 친부모를 만나는 데 이르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 나이에도 항상 친부모에 관해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덴마크로 이민을 간 한국인은 총 293명이지만, 1960년대 이후 덴마크로 입양된 수천 명의 한국 어린이의 수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여자는 백인의 외모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문학가이자 관념사학자인 김 수 라스무센은 그것을 '내면화된 인종차별주의'라고 정의했다."

"말로 하기에 어려운 상처는 글을 쓰며 치유할 수도 있다."

"여자는 한국에 개개의 입양 서류 사본을 따로 보관하는 공적기관이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입양기관 외에 이를 감독하는 기관도 서류를 보관해야 한다. 로랑은 KCARE에서 이러한 서류를 따로 보관하기로 결정되었지만, 실제로 그 일이 언제 시행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여자는 입양 관련 정보와 연락처는 직접적인 관련자뿐 아니라 접근권이 있는 타인에게도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아동홀트아동복지회가 일찍이 수만은 사람의 삶을 구제했던 것은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기관은 식민주의적 개념에서 출발한 거대 기업으로 변했으며, 현재는 글로벌 입양 산업체의 일부로 자리매김을 했다. 국제홀트아동복지회가 한국에서 시행하는 입양 사례의 수는 전 세계 국가 간 입양 사례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김수 라스무센은 "덴마크식 인종차별주의는 무엇인가"에서 '한 나라를 문명화한다는 것은 극소을 식민지화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는 한국에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입양 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덴마크에서는 출산 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입양 계약이 성립될 수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규칙적인 환경 속에서 성장기를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입양아들이 안전하고 규칙적인 환경 속에서 성장기를 보내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여자는 아이를 입양한 부부가 매달 수령하는 지원금이 미혼모가 수령하는 지원금보다 두 배나 더 많다는 사실에 화가난다. 미혼모들은 월 소득이 최저 소득 수준 이하일 경우, 정부로부터 매달 5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입양가족은 월소득에 관계없이 매달 10만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외국에서 자녀를 입양하면 그 가정은 다문화가정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양부모와 그들의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뿐이 아니다. 양부모도 또한 입양자녀와 그들의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여자는 시간을 말할 때 한국어와 한자를 동시에 사용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12:05는 '열두시 다섯분' 또는 '십이시 오분'이라고 읽는다면 훨씬 쉬울텐데도 '열두시 오분'이라고 읽어야 한다. 여자는 시를 말할 때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분을 말할 때는 한자를 사용하는 거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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