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가보겠습니다 - 내부 고발 검사, 10년의 기록과 다짐
임은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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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말해야 하는 사람들의 집단, 검찰.

왜 그들은 신뢰를 받지 못할까? 이유는 딱! 하나.

같은 법을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

검사동일체의 원칙과 상명하복의 뜻을 아전인수로 해석해서 "내멋대로 살리라"가 판치기 때문이다. 지금이 일제강점기도 아닌 데 그때 하던 행태들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판치고 있다니 어이가 없네요. 나름 배웠다는 분들의 기막힌 행태에 화가 치솟네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팍! 떠오르네요. 

좁아 터진 법 세상에 사는 분들, 법대로 자신 몫을 제대로 하기 위해 애 쓰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읽어 보고 느끼고 깨달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우리 권리를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외롭고 힘든 "대한민국 검사의 자존심"으로 버텨내고, 살아내는 임은정 검사님, 지원과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저도 그랬지만, 성적 우수자인 모범생은 채점자 의중을 파악하고 정답을 찾는 훈련이 잘 된 사람입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채점자이고, 직장에서는 상관이 채점자지요. 학창 시절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검사 임관 이후에는 상관이 흡족해할 실적과 그 결과인 좋은 자리를 향한 노력으로 바뀝니다. 더군다나 검사들의 실적은 사법 정의 실현과 인권 보장으로 평가되고 포장되니, 명분과 사명감 고취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인사는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자평 속에서 검사들의 달리기 경쟁은 가속도가 붙습니다."

"잘못을 고백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해야겠지요."

"동료의 말문이 트이면 생각이 살아나고, 생각이 살아나면 행동이 따를테니까요."

"검사는 공소장과 논고로 말한다."

"공판검사는 피해자의 고통과 절망, 우리 사회의 분노와 자책, 피고인에 대한 연민과 충고 등을 모두를 대신하여 법정에서 말할 의무가 있지요."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하는, 나는 대한민국 검사다!"

"권력은 끊임없이 관행이라는 미명으로 법조문을 잠재우고, 사문화하려는 본응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원과 검찰은 잠든 법조문을 흔들어 깨워 사법 정의를 바고 세우고,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옹호할 숭관 의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저는 대학과 사법연수원에서, 선배들에게 '검사는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국가기관이자 정의에 대한 국가 의지의 상징'이라고 배웠습니다. 검사는 국회의원처럼 정치적인 고려를 하지 않고, 행정부 공무원처럼 국가 이익을 위해 저울질 하지 않는, 오로지 진실과 정의에 따라야 할 준사법기관입니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검사의 권한 행사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에 불과합니다."

"잠든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잠든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다."

"가해자에게 사과를 권하지 않으면서 피해자에게 화해를 강권하는 풍토에서, 가해자들은 더욱 뻔뻔해지고, 피해자들은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의 옹졸함을 자책하게 되지요. 용서는 피해자의 의무가 아닌 권리이고, 사과는 가해자가의 선택이 아닌 의무입니다."

"검찰은 범죄자에게 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법집행기관입니다만, 정작 내부에서 상명하복하여 검찰권을 불공정하게 행사한 검사들은 인사로 보답받을 뿐 문책받지 않았습니다."

"먼 훗날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그날이 오더라도, 검찰을 맹목적으로 믿지 마세요. 견제와 균형이 흐트러지고 감시와 비판이 멈출 때, 검찰은 다시 상하기 시작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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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5 - 제2부 유형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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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산업화가 이루어지던 때가 배경으로 가발공장, 고등학생들의 교련, 와우아파트 붕괴사건, 스텐그릇게, 호아미카계, 석유풍로계 이런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이야기들와 평화시장의 의류 공장 노동자들, 가발공장 노동자들의 현실이 드러난 이야기가 마음이 먹먹해질 정도로 아프다.

그 많은 값싼 노동력으로 팔린 그분들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 기초가 만들어졌다는 것에 미안함과 고마움, 안타까움에 마음이 좋지 않다. 거기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란 명분 아래 얼마나 많은 부정부패가 이뤄졌었는 지, 빨리빨리란 말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 고통 받고 사람 대접을 못 받고 살았는 지....

지금은? 


"자기네 일을 자기들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이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너희들 똑똑히 기억해. 너희들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야. 사람은 누구나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어. 이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어."

"전쟁터에서 치열한 전투 장면을 사진사가 찍을 수 있겠냐, 없겠냐? 군대에서 사진사를 최전선에 들여보내지도 않고, 만약 들여보낸다고 해도 죽을 가오를 해야 하는 데, 그런 사진사가 있겠어? 그런데 월남전은 게릴라전이야. 그런 데서 전투 장면을 찍는다는 건 아예 말이 안되는 일이야. 그러다 보니 안전지대에서 쑈판을 벌일 수밖에."

"월남바람을 타고 군인 찬미가 암암리에 아이들의 영혼에까지 아로새겨지고 있었다."

"다시 군 출신이 시장에 앉으면 그게 그 타령이고, 민간인 출신이 앉는다 해도 그 군대식은 벌써 10년 동안이나 우리 사회 전체를 지배해 왔고,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그 적당적당과 빨리빨리에 길들여지고 몸에 배고 해서 습관화되어 있어"

"그 군대식이라는 게 원칙과 상식을 무시한 악습인 게 분명한데, 이렇게 말을 못한 채 언제까지 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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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4 - 제2부 유형시대,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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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독재로 만들어진 정부 주도의 무분별한 '성장 우선주의', '개발 독재', '천민자본주의'가 시작된 한국사회의 모습, 그때 모습이 진짜 잘 나타내서 그때를 살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버스 차장, 파독 광부와 간호사, 연좌제, 베트남 파병, 카튜사, 맥주홀, 가발 공장 따위.

어린 여자들이 최악의 환경에서 저임금으로 고통 받으며 일하던 그 상황을.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은 파독 광부 5천명, 파독 간호사 2천명이 차관 보증을 위한 인질 아닌 인질이었다는 사실(3년 노동). 물론 한국 보다 나은 월급을 받기 위해 그야말로 먹고 살기 위해 간 분들인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한 숨이 나온다. 그런 모든 분들 덕분에 지금 한국 경제가 만들어지는 발판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아온 우리기에 외국인 노동자들, 이민자들, 다문화가정들에 더 마음을 내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넉넉하게 품어주는 마음이어야 하지 싶다.


"전우이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여" 훈련소에서 화랑담배를 받을 때부터, 그리고 그 뒤로 담배를 피울 때마다 그 애조 띠고 비장감 넘치는 노래가 들리고는 했다. 그런데 그 노래는 전쟁터가 아니라 국민학교 4~5학년 때의 기억들을 펼쳐놓았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 데 전쟁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 그 노래를 친구들과 놀면서 어지간히도 불러댔었다."

"골프라는 생소한 운동도 그렇고, 골프장의 그 낯선 풍경은 전혀 한국이 아니었다. 그리고 땅덩이는 작은 데다 산만 많고 평지는 좁은 나라에서 골프장이 저렇게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며 사르르 기분이 상하기도 했다."

"무조건 두들겨 패면 군기가 산다고 생각하는 한국 군대, 그 야만적 행위는 일제시대 일본군의 학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었다. 그때의 일들이 지금도 꿈에 나타나고 있었다. 미군은 일정 구차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질서는 잘 잡혀가고 있었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규명할 수가 없었다."

"미군들은 그 어떤 식료품도 한국 것은 먹지 않았다. 거름으로 똥을 쓰기 때문에 모든 채소는 먹을 수 없고, 사람이 뱉은 가래를 닭이 찍어먹기 때문에 달걀도 먹어서는 안 된다는 식이었다. 그래서 미국 본토에서보다 수송비가 싸게 먹히는 일본에서 식료품을 사들이고 있었다. 일본은 6.25 때만 떼돈을 벌어들인 것이 아니라 그 뒤로도 줄기차게 한국을 이용해 돈벌이를 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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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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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을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2권도 기대하면서 읽었다.

편의점도 그 편의점과 함께 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성장하는 이야기.

요즘 처럼 좀 답답하고 많이 불편한 때에 읽으면 기분이 나아지고 희망을 찾을 것 같은.

편의점을 이용할 기회가 많지 않은 나로서는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부분들이 많다.

사람들이 늘 크고 물건이 잔뜩 있는 큰 가게만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것. 내 집 가까이 있는 작지만 꼭! 필요한 물건들이 있는 곳을 편하게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1권을 읽고 다음 2권을 읽으면 좀더 잘 알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으면 싶다.

가장 희망이 돋는 부분은 편의점 염사장님의 자신을 위한 노력이다.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고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자신을 위한 일들을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좋다.

살기 퍽퍽해서인지, 나이 탓인지 밝은 끝 마무리가 좋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에게 있는 세 가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더라. 먼저 내가 잘 하는 일을 알아야 하고, 그다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알아야 한다더라고. 여기서 잘하는 일은 특기야. 하고 싶은 일은 꿈이고,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은 직업이라고 하자. 이것에 모두 해당하는 교집합이 있을 거란 말이야. 그 교집합을 찾으면 돼. 그러니까 특기가 꿈이고 그게 직업이 돼서 돈도 벌면 최곤 거지."

"내가 말을 아낀 건 말로 사람에게 상처를 주곤 해서야."

"비교 암, 걱정 독, 아들 비교는 암이고 걱정은 독이야."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왠지 태양도 마스크를 쓰고 일출할 것 같았다."

"변화,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닌 스스로의 변화 말이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 게 싫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기다려주며 넌지시 도와야 했다."

"공연을 관람한다는 것이 삶을 경험한다는 것임을 깨달았다."

"좋은 관계는 절로 맺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살피고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초식동물 같은 시현은 늘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조심스러웠기에 주의 깊었고, 자신에게 호의를 지닌 상태방의 진심을 알채는 데 민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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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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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뭔가를 나쁘게 바꾸는 건 아주 쉽다. 물에 검은 잉크를 한방울 떨어뜨리는 것만큼이나 쉽고 빠르다. 어려운 건 뭔가를 좋게 바꾸는 거다. 이미 나빠져버린 인생을 바꾸는 건 결국 세상 전체를 바꾸는 것만큼이나 대단하고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만큼 변화라는 게 힘들고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주어진 상황에서 원하는 상황으로 나아가려면 겪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이가 들수록 그에 맞게 변화해 가야 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자기계발의 첫걸음.


"움직이는 동안에는 생각, 상념, 잡념, 번민 같은 게 자리 잡을 틈이 없었다."

"너희 뭐든 뭉뚱그려 한 단어 안에 욱여넣고, 심판하고, 그저 증오로 가득한 싱상한 줄임말이나 찍찍 갈겨쓰지. 아무 때나 꼰대 꼰대 하면서 정작 그게 제일 꼰대 같은 짓일 줄도 모르고"

"단, 하나의 목표만 있는 삶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지금 그가 살아내는 삶은 몸뚱이 하나만 있으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삶이었다. 살아 있기만 하면 되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자괴감에 젖을 일도 없었다. 그렇게 얼마간 살아보니, 살기 우해 살아내는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의 스위치는 끄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세요. 우린 항상 무언가를 판단하느라 에너지도 감정도 너무 많이 쓰고 있잖씁니까. 그러다보면 자꾸만 소모적인 생각이 날아들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거나 이해하지 못하게 돼요. 생각이란 건 자신만의 선글라스 같은 거니까요. 그러니까 생각의 스위치부터 꺼야 하죠."

"세상은 다양하고 끊임없는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혼돈으로 가득 찬 어지러움의 다른 말은 살아 있음과 움직임이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지만, 변화의 반대말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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