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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지은이 박노자의 소속은 세계인이다. 처음 그의 작품을 봤을 때 기가 막혔다. 한국인도 아닌데 이렇게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에. 그 다음으로 본 이 책은 정말 단 한번도 의심해 보지 않았던 국방의 의무에 대해 적나라한 비판에 있다.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국방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세계에서 전쟁을 없애는 방법이 뭘까? 라는 생각을 간혹해 보긴 했지만 우리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보지는 못했다. 원하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의무이기엔 2년 몇 개월씩을 울타리에 안에서 지내야 하고 생각을 하면 안된다는 것에 회의적이었는 데 확실하게 촛점을 맞추게 된 것 같다. 대체 군복무가 있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물론 우리 나라는 아직 아니지만. 좀 무식한가?
나이를 들면서 인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 또 다른 나라에 가 있는 우리 나라 근로자들. 그저 자리만 옮겨서 일을 할 뿐인데 왜 그리 차별이 심한 지 정말 마음이 아프다. 다같은 사람일뿐인데. 단지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것을.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인권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다.
또 하나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뀐 것은 외국어, 특히 영어를 잘 하는 게 좋겠구나 하는 것이다. 사실 주변에서 너무나 영어, 영어 하는 바람에 영어를 멀리하게 되었는 데 생각을 고치기로 했다. 취직을 하기 위해 영어를 열심히 하지만 실상 현실에선 그 영어가 노력한 만큼 쓰이지 않고 모두 영어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몸서리가 쳐졌는 데 지은이 말 처럼 다른 문화를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또한 우리 나라를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 본 우리를 알아야 하기에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도 좋지만 아직은 영어로 표현된 것들이 널리 퍼져 있기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게 해 주는 이 책의 시선이 좋다. 백점은 아니더라도 내 생각을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어 정말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다. 관점을 다르게 보기 위해 한번쯤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