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힘
원재훈 지음 / 홍익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항상 외롭다 말하고, 힘겹다 표현한다.

때때로 가족도 부부도 그 외로움이나 힘겨움을 나눠줄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 감정은 깊은 골을 만들고 고독이라는 무미건조한 표현으로

마무리 된다.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다... 그래서 그 고독을 안아줄 용기가 필요하다.

 

"고독의 힘 (원재훈 지음, 홍익출판사 펴냄)"을 만났다.

표지 속 빨간 벽에 기대선 선인장을 보며 '너도 고독하냐?' 혼자 물었다.

 

1부 - 누구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2부 - 바다가 어두울수록 등대가 빛난다

3부 -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어라

4부 - 고독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행복이다

로 나뉘어 읽으며 나 스스로에게 질문과 답을 하며 그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우리의 불행은 거의 모두가 자신의 방에 남아 있을 수 없는 데서 온다." -p.14

파스칼이 남긴 잠언 중 이런 부분이 있다고 한다.

고독의 시간이 두려워 나 역시 어딘가에 속해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학교나 직장

또는 동호회 등을 기웃거리며 나 혼자만의 방을 외면했던 적이 있다.

홀로 있는 그 시간이 견디기 힘들고, 외로워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나를

돌아보지 않았던 그 시간들... 아마도 내게는 고독을 즐기고 버티고, 견뎌낼 힘이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많아졌다.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삶에 치중해 정작 나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책장을 넘기다 저 글에서 멈칫했다.

'나만의 작업장... 나에게 그런 곳이 있었던가?'

SNS가 급속도로 발달하고 보편화되며 보여지는 삶에 대한 욕구가 커져가는 요즘 나는 나의

작업장 따윈 버려두고 다른 이들의 방을 기웃거리며 타인의 삶을 통해 인생의 평균점을 내고

있는지 모른다.

자유와 고독의 성.... 나도 그 성을 지을 나만의 작업장이 필요하다.

 


 문득 내가 쓰는 표현 중 슬픔이나 고통이 극에 달하면 입구도 출구도 없는 터널에 갇힌 기분이

든다는 표현이 떠올랐다. 그 터널 속에서 환한 빛이 있는 밖으로 나를 끄집어내줄 사람은 없다.

나 스스로 출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걷고 보이지 않는 길을 찾으며 상처를 입어야 한다.

산과 같은 인생의 무게를 견디는 일은 나 혼자만 겪는 고통이 아니므로.

"우리 삶은 고독이라는 어둠 속에서 한층 더 견고하게 지켜진다." - p.91

 

3부 사랑에 빠질 수록 혼자가 되어라에서 소개된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인간관계를

고슴도치의 예에 빗대어 한 말이 자꾸 떠오른다.

"고슴도치들은 떨어져 있을 때의 추위와, 붙어 있을 때 가시에 찔리는 아픔 사이에서

갈등을 반복하다

결국 적당한 거리는 유지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 p.143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틈... 그 틈은 사랑이라는 관계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순 없다.

나와 당신의 사이 그리고 우리의 틈... 사랑의 깊이나 기간과 상관없이 오롯이 나를 향한

시간과 생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4부 고독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행복이다 라는 제목을 읽으며 나는 안도했다.

나의 고독이 혹시 마음의 병은 아닌가 종종 의심하곤 했었는데 어쩌면 나는 행복을 갈망하고

욕심을 내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작가가 자신의 어릴적 외할머니 댁 추억을 얘기하는 장에서 나는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떠올렸다.

꼬마에서 중년에 이르는 오랜 시간 동안 추억은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듯하다.

어쩌면 지금 내게 고통이라 표현하는 이 모든 것들도 오랜 시간 후에는 추억과 함께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을 지도 모른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도 이런 고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루에 몇 분, 일주일에

몇 시간, 한 달에 하루 이틀 정도는 따로 빈칸을 만들어놓고 고독과 마주한다면 정신에

단백질이 보충되는 듯한 귀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달걀의 흰자위가 그렇듯이, 단백질은 신체의 근육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당신이 원하는 멋진 몸매를 위해 애써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처럼 건강한 정신을 위해

고독의 시간을 체험하라.

에리데 루카가 '고독의 단백질'이라고 한 말은, 고독을 위험한 시한폭탄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얘기다. 더 단단한 정신의 근육을 위해 즐거이 고독이라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당신이기를 바란다." -p.235

 

이제 고독은 내게 더이상 독이 아니다.

내 마음을 더욱 견고하고 강하게 만들 영양분으로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주재료인

것 같다.

고독의 힘으로 상처받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 시간이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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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순례하다 - 건축을 넘어 문화와 도시를 잇는 창문 이야기
도쿄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연구실 지음, 이정환 옮김, 이경훈 감수 / 푸른숲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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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나는 고독과 행복의 경계에서 헤매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던 어느 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창에 커튼을 칠까, 말까 고민을 하다 창을 통한 바깥 구경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일어나 앉았다.

소음이나 바람, 비나 불빛을 막아주기도 하고 때론 공포를 주기도 하는 창.

그 창(窓)에 대한 다양한 설명과 사진이 담긴 책을 만나 잠이 오지 않는 밤,

세계의 창을 구경하는 재미로 지루하고, 무의미한 밤 시간을 새삼 즐기고 있다.

 

 

"창을 순례하다 (도쿄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연구실/쓰카모토 요시하루, 곤노치에,

노사쿠 후미노리 지음/푸른숲 펴냄)"는 단순한 건축 이야기가 아닌 창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와 도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건축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내게 책 속에 등장하는 알바 알토나 르 코르뷔지에 등을 낯설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28개 나라, 76개 도시, 139개 장소에서 발견한 창은 매우 흥미로웠다.

"창문은 라이프스타일이다"

책 뒤에 정의한 이 말이 처음에는 '뭐지?'라는 의문을 갖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창은... 삶의 모습이며 도시의 문화를 결정짓는 것이라는 설명이 옳다.

 

 

책은 크게 세 분류를 하여 그 분류를 다시 세분화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1. 빛과 바람 (빛이 모이는 창, 빛이 흩어지는 창, 조각하는 창, 빛이 가득한 방, 그늘 속의 창,

바람 속의 창, 정원 안의 창)

2. 사람과 함께 (일하는 창, 드나드는 창, 앉는 창, 잠자는 창, 구경하는 창)

3. 교향시 (이어지는 창, 중첩하는 창, 창 속의 창)

 

 

나에게 창은 그저 환기나 채광에 목적을 둔 것이라고만 여겨졌는데, 그들의 분류는 참으로 다양하고

쓰임과 나뉨이 정확했다.

또한 각 분류 속에 소개된 창들은 각 나라의 문화나 특성이 담겨져 그곳에 관습이나 기후, 풍토 등을

알게 한다.

외부와 내부의 경계인 창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는 호텔이나 도서관, 카페나 상점 등 뿐 아니라

개인의 취향이 그대로 담긴 주택이나 아파트 등으로 옮겨지며 끊임없이 이어진다.

 

"창은 내부와 외부 사이에 일종의 깊이를 만들어낸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이 깊이에서 잠시

정지하듯 맺혀 질감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 - p.35

 

 

두꺼운 벽을 뚫어 안과 밖을 연결하는 창과 사람과 함께 일을 하기위해 밖으로

내달아 놓은 창...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세상과 소통하는 연결고리같은

것이다.

우리의 떡볶이 가게가 소개된 페이지를 한참이나 들여다 보았다.

어느 동네나 비슷비슷한 모양을 갖춘 가게의 창들... 저 창을 열고 주문을 하고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정겨움이 떠올랐다.

 

"기후나 종교와는 관계없이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일하는 창'은 세계 공통

언어와 같다." - p.161

 

 

우리의 한옥이 소개된 페이지 역시 나에게 많은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ㄷ자 한옥에 살던 외할머니의 집에서 보았던 창호지를 바른 방문이나 들창 그리고

안방과 마당을 잇는 불투명한 창에 가위로 오려낸 한지와 마른 꽃잎을 붙여  빛이

들어올 때마다 신기한 빛의 무늬가 방 안에 가득 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른 나라의 창 중에는 창호지가 아닌 나무로 채광이나 통풍, 에어컨의 역할을 대신

하는 것들이 있다는데 사진이나 설명보다 직접 가서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때때로 빨래를 말리기 좋은 창을 만나기도 하고,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여성들이

사는 나라의 은밀한 창을 만나기도 했다.

아픈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고, 바깥 풍경을 즐기기 위한 창도 있었는데 쓰임과 용도는

다르지만, 창을 통한 소통은 모두 같은 의미였다.

 

 

"일반적으로 잠은 사방이 막힌 아늑한 느낌이 드는 곳에서 잔다. 만약 이처럼 사람이 들어갈

충분한 깊이와 공간이 있는 창이 있다면 이를 '잠자는 창'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p.239

 

어릴적 요한나 슈피리의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읽으며 아름다운 창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부모를 잃고 이모 손에 이끌려 할아버지 집으로 오게 된 하이디는 낯선 시골 집에서 밤을

맞이한다.

무뚝뚝한 할아버지는 천장 밑 다락같은 곳에 마른 풀로 침대를 만들어 하이디의 방을 꾸며주는데

그 아이의 방에서는 별이 보였다.

사방이 막힌 아늑한 곳은 아니였지만, 거실이나 부엌과 분리된 공간이고 사다리처럼 생긴 계단을

빼곤 하이디를 외부와 연결시키는 통로는 지붕을 향해 뚫린 창 뿐이었다.

 

이제 나의 창 순례는 끝이 났다.

빛과 바람이 드나들고 사색의 공간, 오롯이 나 혼자만 즐길 수 있는 나만의 공간.

나에게 창의 의미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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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히가시다 나오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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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종종 멈칫한다.

'나는 과연 행복한 사람인가?' 이렇게 묻고는 한참을 그 답을 찾지 못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행복 이야기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히가시다 나오키 지음, 김난주 옮김, 흐름출판 펴냄)"는

행복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는 나에게 잔잔한 감동과 깨달음을 선물한 이야기다.

 

 

자폐증을 앓는 작가가 바라보는 일상과 사고는 놀랍도록 지혜롭고 세심했다.

"나는 당신이 얼마나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기 바랍니다."

이 말에서 느껴지는 안도와 위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묵직했다.

스물세 살의 자폐인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작가는 자신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 거기서 느껴지는

감정을 차분하게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글을 읽으며 나와 우리의 눈에는 다르고, 이상해 보이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괜히 부끄러워졌다.

 

"사람은 누구든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고 있지 않을까요. 그 상처가 이내 낫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처럼 어둠 속에서 계속해 비명을 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요. 아마도 사람의 마음이 모호하고, 언제나

변화하기 때문이겠지요. 마음은 조금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고민하고 있을 때조차도 나는

내 마음에 휘둘리고 맙니다." - p.19

 

<찌를 듯한 시선>이라는 소제목을 가진 글을 읽다 나 역시 내 마음의 상처로, 상처받은 마음에

휘둘려 내가 원하고 가야할 길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사람에 따라 상처가 아무는 시간은 분명 다르다.

그런데 나는 그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와 다른 누구는 나와 같은 상처를 입고도 벌써 일어나 웃고 떠든다고 조바심을 내던 내 모습이

떠올라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자신을 고장난 로봇같다 말하는 작가는 한없이 자유로운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내용 중간중간 인터뷰가 담겨져 있는데, 자폐를 앓는 작가의 모습을 편집부가 자택에 방문해

질문과 답 그리고 그의 행동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인터뷰 중 자유롭게 움직이는 그지만, 그 안에 분명한 규칙이 있는 것 같았다.

말하고 움직이는 사이, 대답하고 멈추는 사이마다 그의 규칙이 엿보인다.

 

"주어진 운명에 맞설 수 있다면, 자신을 좀 더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을 살아갈 그 사람의 의욕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p.56

 

주어진 운명에 맞서다... 그 용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 이래서, 내게 허락된 조건이 이래서... 라는 핑계로

혹여 나 자신을 괴롭히는 건 정작 내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의욕.... 내 삶을 행복하게 즐기고 유지하기 위한 의욕이 내겐 얼마나 있는 걸까?

 

"인생이란 긴 여행 같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하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작가라서 그렇게 느껴는지도 모르겠군요. 이야기에는 반드시 끝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날지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될지, 그것은 작가밖에 모릅니다."

- p.161

 

소풍, 여행, 연극... 다양한 연상 단어들로 인생을 정의하는데 작가는 하나의 이야기라

정의한다.

결국 내 인생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동안 과정에 해당하는 스토리를 만들고 채우는

건 나 자신이라는 것.

행복도 불행도 그 끝은 반드시 있다는 것....

이야기를 다 읽고 제목처럼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어쩌면 나는 아직 괜찮은 사람이 아닌지도 모른다.

단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일 뿐.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당신은 행복하다는 그의 말에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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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구약 성서 이야기 1218 보물창고 14
헨드릭 W. 반 룬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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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돕는 책들이 많지만, 딱딱하고 어려워 읽기를

표기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내가 만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구양 성서 이야기 (헨드릭 W. 반 룬,

보물창고 펴냄)"는 쉽게 쓴 이야기책 느낌이 드는 성서 이야기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성서라고 하면 종교적이다 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만 신화나

역사를 통해 삶의 지혜와 철학을 배울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교과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는 종종 한다.

그래서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표지에 시스타나 천장화의 일부를 보며 '이 책은 성서 이야기? 아님 미술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표지와 책의 첫 부분에는 다양한 그림과 설명이 이어진다.

 

 

표지에 일부만 보여진 <시스타나 천장화>가 책 앞쪽에 펼쳐진다.

시스타나 성당의 천장과 벽면에 그려진 이 벽화는 천지창조를 비롯한 성서 속 다양한 이야기와

인물로 이루어졌다.

 

 

그 다음에 펼쳐진 그림들을 잘 살펴보면 성서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들 사이에

일어난 사건들을 그림으로 표현해 내용과 더불어 이해를 돕는다.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교회에 가면 성서 이야기를 옛날 이야기처럼 해주는 선생님이

있어 거부감없이 듣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내가 처음 접하고 알게 된 성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신약과 구약 중 구약 성서를 천지 창조를 시작으로 펼쳐지는데 아주 작은

글씨로 된 성경을 풀어낸 형식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 p.22

천지 창조에 대한 이야기 시작에 이런 의문을 누구나 갖는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나 역시 종종 이런 질문을 던져보곤 하는데 딱히 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성서 속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어떠한 사건이 발생한 원인과 결과는 물론이고 역사적으로

어떤 배경이며 어떠한 문제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어

읽는 내내 궁금했던 어떤 일들에 대한 참고서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신화냐 역사냐에 대한 의견은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어른 나는 성서 이야기를 굉장히 어렵게 생각했었다. 이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의

눈높이에서 쓰여진 이야기라 그런지 쉽고 사건과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마치 할머니가 어린 손주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대 왕국을 세우는 11장에 등장하는 다윗은 무서운 거인과 맞서며 갑옷이나 검, 창이나

방패 대신 강가에서 주운 조약돌 한 움큼과 새총으로 무서운 거인 골리앗을 물리치고,

그의 머리는 베어 낸다.

여호와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확실한 믿음으로 만들어낸 결과에 알고 있는 이야기

임에도 나는 또 놀랐다.

그런 무시무시한 상대에게 어린 다윗을 앞세운 어른들이 한심해 보이이도 했고, 어린

다윗의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 건지 궁금하고 부러웠기 때문이다.

성서에 등자하는 인물들은 자만과 욕심 등에서 어떤 사건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사랑과

믿음으로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다.

그리고 믿음의 힘이 선을 위한 행동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우리에게 말해준다.

작가는 구약 성서의 구성과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처음 성서를 접하는 이들도 쉽게 성서를

읽을 수 있도록 해 어린이나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제일 마지막 장인 16장에서는 앞에서 이야기 하지 못한 구약에 전해지는 다른 여러 저서들을

소개하여 이 장에서 내가 종종 읽는 시편에 대한 설명이 있어 짧지만 더욱 신경써 읽었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 p.336

전도서 부분을 설명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언젠가 들은 적이 있는 이 구절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작가는 전도서를 개인적 통찰의 통한 삶의 지혜라는 말로

설명했다.

 

종교를 떠나 성서 이야기로 지혜와 성찰을 해보는 시간, 이 책을 통해 그런 시간을 갖게 되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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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램의 용기 - 앞으로 한 발짝 내딛게 만드는 힘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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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텔레비전에 나온 한비야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다스럽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적이 있다. 구호 활동 중에도 끊임없는 호기심과 감사로 때론 위험하고

또 때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 정도로 알고 있다 "1그램의 용기 (한비야 지음,

푸른숲 펴냄)"를 읽으며 전혀 다른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걱정하고 주저앉아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던 내 마음에도 다시 일어날 힘이 살짝 덧입혀졌다.

 

 

"나는 알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힘, 해야할 일을 할

자신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을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걸 가로막는 건 불안과 두려움이다." - p.6 (들어가는 글 중)

 

들어가는 글을 읽다 '불안과 두려움이다.'로 끝난 문장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아마 나 역시도 어떤 것에 대한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망설이고, 멈칫했던 적이 있어

'이거 혹시 내 얘기를 하는 건가?' 싶어 그랬던 모양이다.

 

4장으로 나뉘어진 이야기는 소소한 일상, 단단한 생각, 각별한 현장, 씩씩한 발걸음이라는

의미심장한 각각에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즐기는 일상과 기도, 어울림과 공부 그리고 도전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방송이나 기사로 접하던 아프리카에 대한 새로운 눈을 갖게 했다.

 

처음 책을 만났을 때 나는 책제목을 보며 투덜거렸었다.

'겨우 1그램의 용기로 무얼 할 수 있다는 거지?'

그런데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1그램의 힘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단단한 생각 중 묘비명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에서 나는 그만 웃음이 났다.

'몽땅 다 쓰고 가다.'

내 역할을 충실히 하고 가는 자의 여유와 뿌듯함이 묻어나는 그녀의 묘비명은 재미있으면서도

꽉 찬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가로막고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에 대해 나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어쩌면 그것은 용기일지도 모르고 또는 욕심일지도 모른다.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경계에서 머뭇거리는 건 비단 나 뿐만은 아닐테니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용기 1그램은 참으로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주저앉아 갈 길을 잃고 울고 있는 내게 다시 걸으라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나가는 글의 제목에서 괜히 코끝이 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발짝만"

그 한 발짝을 두고 수많은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고 포기를 하는 우리에게 그녀가 보태준

1그램의 용기는 위로가 되고 힘이 될 것이다.

그녀의 응원과 격려로 눈물을 닦고 다시 일어서는 많은 이들 중 하나가  나인 듯.

나의 길을 가는 동안 잊지 않아야 할 것들을 적어 보았다.

감사, 용기, 기도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눈물과 위로를 아끼지 않는 따뜻함...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 보태주고 싶은 1그램의 용기.

내가 받은 1그램의 용기를 누군가에게 보태줄 그날을 위해 다시 걸어야겠다.

씩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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