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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램의 용기 - 앞으로 한 발짝 내딛게 만드는 힘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15년 2월
평점 :
언젠가 텔레비전에 나온 한비야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다스럽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적이 있다. 구호 활동 중에도 끊임없는 호기심과 감사로 때론 위험하고
또 때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 정도로 알고 있다 "1그램의 용기 (한비야 지음,
푸른숲 펴냄)"를 읽으며 전혀 다른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걱정하고 주저앉아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던 내 마음에도 다시 일어날 힘이 살짝 덧입혀졌다.

"나는 알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힘, 해야할 일을 할
자신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을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걸 가로막는 건 불안과 두려움이다." - p.6 (들어가는 글 중)
들어가는 글을 읽다 '불안과 두려움이다.'로 끝난 문장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아마 나 역시도 어떤 것에 대한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망설이고, 멈칫했던 적이 있어
'이거 혹시 내 얘기를 하는 건가?' 싶어 그랬던 모양이다.

4장으로 나뉘어진 이야기는 소소한 일상, 단단한 생각, 각별한 현장, 씩씩한 발걸음이라는
의미심장한 각각에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즐기는 일상과 기도, 어울림과 공부 그리고 도전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방송이나 기사로 접하던 아프리카에 대한 새로운 눈을 갖게 했다.
처음 책을 만났을 때 나는 책제목을 보며 투덜거렸었다.
'겨우 1그램의 용기로 무얼 할 수 있다는 거지?'
그런데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1그램의 힘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단단한 생각 중 묘비명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에서 나는 그만 웃음이 났다.
'몽땅 다 쓰고 가다.'
내 역할을 충실히 하고 가는 자의 여유와 뿌듯함이 묻어나는 그녀의 묘비명은 재미있으면서도
꽉 찬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가로막고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에 대해 나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어쩌면 그것은 용기일지도 모르고 또는 욕심일지도 모른다.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경계에서 머뭇거리는 건 비단 나 뿐만은 아닐테니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용기 1그램은 참으로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주저앉아 갈 길을 잃고 울고 있는 내게 다시 걸으라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나가는 글의 제목에서 괜히 코끝이 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발짝만"
그 한 발짝을 두고 수많은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고 포기를 하는 우리에게 그녀가 보태준
1그램의 용기는 위로가 되고 힘이 될 것이다.
그녀의 응원과 격려로 눈물을 닦고 다시 일어서는 많은 이들 중 하나가 나인 듯.
나의 길을 가는 동안 잊지 않아야 할 것들을 적어 보았다.
감사, 용기, 기도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눈물과 위로를 아끼지 않는 따뜻함...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 보태주고 싶은 1그램의 용기.
내가 받은 1그램의 용기를 누군가에게 보태줄 그날을 위해 다시 걸어야겠다.
씩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