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1 (한정판 양장 에디션)
박동선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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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을과 겨울을 잇는 시간에 독서는 자극적이거나 우울한 소재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좋다.

 

11월에 만난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1 (박동선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이

바로 그 흥미로운 이야기 중 하나였다.

 

 

혈액형으로 알아보는 성격을 시작으로 인간관계, 혈액형이야기, 쳐돌았군맨의

그림일기까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BO식 혈액형이 아닌 혈액형별 타입들이

재미있게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나도 모르게 혼자 킥킥 거리며 책을 읽었다.

 

 

관계형성에서 우리는 수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 실수들이 쌓여 또 다른 관계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며 함께 하는 일들이

늘어난다.

"너 혈액형이 뭐야?"

"내 그럴 줄 알았지?"

"쪼잔한 놈..."

 

 

혈액형 때문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에 대한 지식이 없어 생기는 오해들이

관계를 깨는 것이 아닌가 싶다.

상처받기 쉬운 예민하지만 솔직한 자유롭지만 예의가 있는....

타인의 양면을 볼 수 있는 시간이라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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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 갇힌 소년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로이스 로리 지음, 최지현 옮김 / F(에프)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시월이 시작되고 마음이 심란했다.

계절이 바뀌는 탓도 있었지만, 한해를 보내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복잡미묘한

감정이 뒤섞여 더욱 그랬다.

이럴 땐, 독서.

만나고 나서 한동안 펼치지 못한 책이 있었다.

표지와 제목이 주는 묵직함 때문에 읽을까, 말까... 매번 고민을 했던 책이다.

 

 

"침묵에 갇힌 소년 (루이스 로이 지음, 에프(f) 펴냄)"은 그렇게 망설임으로

시작된 내 시월 독서였다.

책을 앞에 두고 표지를 한참이나 보았다.

어둠과 대비되는 창 밖 빛을 향한 소년의 뒷모습. 빛의 경계에서 소년은 어둠도

빛도 아닌 곳에서 빛을 향해 몸을 기울인 듯한 모습이다.

이야기 시작은 "어느새 나는 아주 늙어 이렇게 할머니가 되었다."였다.

의사인 캐티 할머니는 증손주들을 향해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린 캐티는 의사인 아빠를 따라 종종 환자를 보러 다닌다.

어사일럼(부랑자 등 보호 시설)을 만나게 된 것도 그때이다.

음침한 건물이 주는 묵직함에 캐티는 아빠에게 그곳이 어떤 곳인지 설명을

듣게 된다.

이웃 집에서 일하는 넬과 자매인 페기가 자신의 집에서 일하게 되어 아빠는 페기를

데리러 스톨츠의 집을 찾는다. 넬과 다른 페기에게 캐티는 익숙해지고, 자신과 조금

다른 페기의 동생 제이콥을 만나고 제이콥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간다.

말이 없는 아이,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고 혼자 움직이고 생각하는 아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사람들은 어른들은 제이콥이 모자라고 이상한 아이라고 한다.

단 한 사람 캐티의 아빠만 제이콥이 그냥 우리오 조금 다른 아이라고 설명했다.

캐티의 성장 속에 스톨츠 가의 세 아이는 항상 등장한다.

동생의 출생, 할머니의 방문, 생일 파티, 옆집에 새로 등장한 자동차, 제분소....

캐티의 이야기 속에는 20세기 초 미국의 배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캐티는 페기의 창고에서 새끼를 낳은 고양이들에 대해 듣게 되고 그 일을 처리하는

제이콥에 대한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옆집에서 일하던 넬이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캐티는 이제 그녀가 영화에

나올 거란 상상을 하며 그때를 기다리지만 그녀의 이름은 그 어떤 영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어느 밤 아빠가 스톨츠 가로 급히 가고 엄마는 동생 메리에 방에 들어가지 말라고

부탁을 하며 아빠를 급히 집으로 부른다.

추위와 공포에 떠는 제이콥을 마주하고 캐티는 넬이 낳은 아기와 관련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아빠에게 제이콥이 절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지만 결국 제이콥은 어사일럼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후로 제이콥에 대한 그 어떤 소식도 듣지 못한다.

캐티는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도 제이콥을 떠올리며 그 순간 자신이 다른 결정을 했더라면

제이콥이 지금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다름에 대한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한 사람의 인생을 추락시켰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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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 - 1996 보스턴 글로브 혼북 대상 수상작 상상놀이터 8
애비 지음, 원유미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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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을 잇는 시간은 언제나 생각이 많아진다.

삶에 대한 자세라든가, 내 인생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는 중에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만났다.

 

 

"파피 (애비 지음, 보물창고 펴냄)"를 처음 만났을 땐 여름 끝자락이었다.

책을 앞에 두고 막연하게 이 이야기는 아름다운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달밤, 귀걸이를 달랑거리는 흰발 생쥐는 근심이 가득한 눈으로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 생쥐한테 야단을 맞았나? 무언가를 잃어버려서 그럴까?'

이런저런 궁금증이 생겨나 파피를 빨리 만나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딤우드 숲엔 커다란 떡갈나무가 있다. 불에 탄 그 늙고 커다란 떡갈나무엔 수리 부엉이가

앉아 있는데 미스터 오칵스라는 그 수리 부엉이는 그레이 하우스에 사는 생쥐들을 돌봐준다고

한다.

그런데 주인공 파피와 그녀의 친구인 래그위드가 만난 오칵스는 무섭고 잔인하기만 했다.

자신의 허락없이 숲에 들어선 그 커플에게 오칵스는 잔인함의 끝을 보여줬고, 그로 인해

파피는 래그위드를 잃는다. 

파피는 래그위드를 잃은 슬픔보다 수많은 생쥐 가족들이 자신들로 인해 오칵스에서 괴롭힘을

당하게 됐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그레이 하우스가 좁고 양식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생쥐들은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해야

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찾아낸 뉴 하우스를 알게 되고, 생쥐들은 모두 그곳으로 옮기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미스터 오칵스가 허락을 할까?'

허락을 받기 위한 생쥐 대표들이 오칵스를 찾아가지만, 오칵스를 단 번에 거절을 한다.

거절의 이유를 묻자, 오칵스는 본인을 무시하고 허락없이 버릇없는 생쥐들이 딤우드 숲을

돌아다닌다는 이유로 그들의 이사를 막았다. 파피는 그 이유가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아빠와 친구에게 이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만, 쓸데없는 소리라는 핀잔만 듣게 된다.

오랜 생각 끝에 파피는 오칵스가 자신들에게 무언가를 숨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딤우드 숲으로 향하고 집을 나오기 전 오칵스가 뱉어놓은 토사물에서

찾아낸 래그위드의 귀걸이를 하고 파피는 오칵스의 비밀을 파헤치러 숲으로 향한다.

오칵스를 피해 뉴 하우스에 대해 알아보려던 파피는 위험 중에 고슴도치 에레스를 만나고,

에레스를 통해 오칵스가 자신들을 통제하기 위해 더욱 자신들을 안으로 가두었을지 모른다는

의심이 점점 커졌다. 이제 파피는 생쥐 가족들을 위해 오칵스와 싸워야 한다.

그리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오칵스를 물리친다.

"너는 세상의 소금이야!" - P.205

파피가 가져 온 소금을 맛보던 에레스의 이 말에 묵직하고 따뜻함이 담겨져있다.

이제 파피를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 걸을 준비가 된 것 같다.

작고 어리지만, 아직은 철없는 아이같지만 파피 안에 용기는 그 어떤 것보다 크고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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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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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짙어지는 칠월 마지막 책 한 권을 만났다.

제목도 표지도 기이해 수의사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어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라고 믿기에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소담풀판사 펴냄)"는 1930년 어느 수술실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최고의 돌팔이 의사 존 R. 브링클리의 충격 실화라는 이 이야기는 의사라기 보다는 사기꾼에

가까운 한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그가 남성들에게 행한 수술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정력을 위해 생활의 활력을 넣기위해 또는 아이를 얻기위해 염소의 고환을 제거해 사람의

음낭에 넣는다니... 정말 말도 안되는 수술인지 시술인지를 믿고 젊음을 유지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은 브링클리를 향해 걷고 있었다.

과연 이런 무모한 짓에 누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기도 전에 환자들은 하나, 둘씩 브링클리를 찾아오고, 말도 안되는

치료비를 내며 고통을 감수했다.

브링클리의 염소 고환 이식술은 발기부전 치료법에 새로운 길을 연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과 아이들 원하는 여자들은 그의 새로운 수술법에 열광했고, 근처에

사는 사람들부터 다른 지역 그 보다 더 먼 곳에서부터 오는 이들로 인해 그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는 외적으론 의사, 돌팔이 의사였지만 내적으론 상당한 사업가인 듯하다.

그는 수술 외에도 방송국을 개국해 상담을 빌미로 수많은 환자를 끌어오기에 이르렀다.

소박한 시골 농부들부터 지식인들, 주부들까지 그의 방송에 열광했고, 창의력 대장인 그는

상담을 빌미로 그들에게 다양한 처방을 해주었다.

그의 이러한 사기를 막기위해 피시바인은 그의 뒤를 바짝 쫓지만 그를 잡기엔 역부족이다.

브링클리는 주지사 출마까지 하게 된다.

그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끝이났지만 의사면허인지 살인면허인지 모를 면허를 그에게 판

학교 측도 그의 범죄에 동조했다는 생각이든다.

수술방에 들어갔다 나오지 못한 사람들,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고통에 허덕이다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재산을 모두 털어 기적을 행할 것 같은 수술을 받았지만 효과는 커녕

고된 삶과 빚에 짓눌린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 있어 그는 돌팔이 의사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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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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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 있는 시간, 별처럼 아름다운 이야기가 필요했다.

 

책 제목이 주는 아름다운 느낌에 빠져 펼쳐든 "별사탕 내리는 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은 봄마중을 위한 밤과 어울릴 것만 같아 읽기 전부터 묘한 설렘이

있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나는 혼란 그 자체였다.

일본과 아르헨티나에서 펼쳐지는 각각 다른 혹은 같은 느낌의 두 여자.

그녀들은 자매였고, 비밀을 간직한 여자들이었다.

일본에 사는 언니 사와코와 아르헨티나에 사는 동생 미카엘라.

조용하고 어찌보면 조금 차가운 언니와 달리 딸과 둘이 사는 미카엘라는 씩씩하고

인간미 넘친다.

 

자매는 어릴적 이상한 약속을 했었다. 서로의 연인을 공유하자는 약속.

이런 약속은 내 상식 밖이지만 일본인인 그녀들은 아르헨티나라는 타지에서 자랐으니

살짝 이해가 되기도 했다.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상황은 때때로 이성을 마비시킬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언니 사와코가 연인 공유를 거절한 유일한 대상이 있었다.

그녀와 결혼한 다쓰야가 그 대상이었는데 다쓰야와 결혼을 하곤 그냥 행복했음

이 이야기는 그저그런 이야기로 기억됐을지 모른다.

결혼 후 일본에 살고 있는 사와코와 다쓰야는 일반적인 우리가 아는 부부의 삶과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서로의 생활을 독립적으로 유지하며 이성관계 역시 자유로운 상태로.

동생 미카엘라는 아빠를 알 수 없는 아이를 임신해 일본 유학을 서둘러

정리하고 아르헨티나로 돌아가 아이를 낳고 딸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자매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무미건조한 다쓰야와 결혼생활 중 사와코는 오랜 인연의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다쓰야와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사와코는 부모님이 계신 아르헨티나로 향한다.

하지만 사와코를 맞는 미카엘라는 그저 혼란스럽기만하다.

'연인 공유'라는 말이 주는 묘함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따라다녔다.

물건이나 지식이 아닌 연인을 공유하겠다니 그것도 자매끼리.

그런데 내용 중간중간에서 느껴지는 이방인의 감정.... 그 감정을 추스릴 그녀들만의

어떤 규칙같은 것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아르헨티나 속 일본인, 일본 속 아르헨티나인.... 아마도 자매는 섞이지 못하는 어떤 감정을

공유라는 또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려고 했던게 아닌가 싶다.

미카엘라의 딸 아젤렌, 반도네온을 연주하는 이제 막 성인이 된 아젤렌은 엄마보다 나이가

많은 엄마의 직장 상사 파쿤도와 연애 중이다.

그리고 엄마의 삶을 답답해하며 한편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그려진다.

가정이 있는 남자와 그것도 엄마의 직장 상사와 연애를 한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나는 좀 놀라웠고, 나중에 미카엘라가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충격이 얼마나 클까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엄마가 불쌍해. 제대로 된 남자에게 제대로 사랑받은 적이 없는 걸." - p.395

아젤렌은 마치 자신의 사랑은 제대로 된 사랑인양 엄마에게 이런 말을 던진다.

그리고 미카엘라는 딸의 말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그녀들은 진짜 사랑을 빛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까?

 

오래된 기억을 들춰 낡은 추억들을 되살리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에게

그녀들의 시간과 추억은 낯설었고 책 제목과 달리 내용은 외로웠다.

끝과 시작이 명확하지 않은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밤, 책을 덮고 나니

끝없이 펼쳐진 짙푸른 밤하늘에 별사탕처럼 작고 반짝이는 별이 하나, 둘

제자리를 찾아 내려 앉았다.

그녀들과 우리가 제각각 자신의 자리를 찾아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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