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강아지, 인생 2회차! 내인생의책 그림책 134
태미 포스터 지음, 마르고 데이비스 그림, 조선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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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내리는 밤에 만난 봄을 닮은 그림책이 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와 인간의 만남을 그려낸 이야기로 표지가 주는 따스함에

추위로 얼어붙은 마음까지 유연해지는 기분이었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강아지, 인생 2회차! (태미 포스터 지음/내인생의책 펴냄)"

다정히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강아지와 등이 굽은 할아버지는 뒷모습만으로도

행복함이 느껴진다.

혼자 사는 할아버지 하인드바텀 씨는 여러 가지 좋아하는 것이 있지만, 말하며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도 다른 사람들이 말을 할 때 코를 푸는 것도 이웃들과

어울리기 힘든 행동이었다.

그나마 그 중 하인드바텀 씨가 집에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는 것 중 하나였지만

그것은 하인드바텀 씨가 싫어하는 것이 있는 집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 문제였다.

옛날 사진을 들여다보거나 홀로 잠이 들어야 하는 침대는 하인드바텀 씨가 싫어하는

것이니 집 밖에서 집 안에서도 하인드바텀 씨는 외로웠을지 모른다.

물건을 파는 남자가 집에 방문했을 때 하인드바텀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며

문 앞에 있는 개도 데려가라 소리를 친다.

물론 개는 물건을 파는 사람의 것이 아니니 그는 혼자 집을 떠나고 집에는 하인드바텀 씨와 개만 남게 된다.

하인드바텀 씨가 장을 보고, 집안 일을 하는 동안에도 개는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어느 순간 개에게 신경을 쓰게 된 하인드바텀 씨는 담요를 주고, 목욕을 시키고,

열린 문으로 자신의 옆자리까지 개가 들어와 마치 오래전부터 같이 지낸 사이처럼

일상으로 스며든다.

그 후 개와 할아버지 하인드바텀 씨는 친구처럼 지내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등을 알려주게 된다.

여행을 같이 하고 예전과 달리 창을 열어 이웃들이 방문할 수 있는 틈을 주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행동 대신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알게 된 할아버지는 한결 편한 얼굴로 변해간다.

예전보다 기운이 떨어지고 개의 역할이 조금씩 늘어가던 중 할아버지는 개의 곁을

떠난다.

할아버지가 떠난 집에 소녀의 가족이 이사를 오고 소녀는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강아지라 개를 부르며 강아지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강아지는 소녀가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나는 절대 사랑하지 않을 거야. 그

누구도, 다시는."이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같은 곳을 보며 앉아있는 소녀와 강아지는 이미 사랑에 빠진 느낌이다.

관계의 피로와 상처는 때때로 새로운 대상에 대한 거부감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이 그림책에서는 자연스레 농밀해지는 사람과 강아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것은 어떠한 법칙이나 단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무한한 관심의

결과로 따스하게 연결했다.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으며 죽음과 이별을 경험하고 애도의 시간을 지나

또 다른 만남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 봄을 닮은 따스한

그림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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