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 [초특가판]
장예모 감독, 강문 외 출연 / 기타 (DVD)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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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있기전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면 누구나 그 원작에 관심이 가는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원작을 찾아 읽게 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영화를 먼저 접하고 읽을 수도 있고.. 원작을 읽고나서 영화가 나와 볼 수도 있다. 암튼, 무엇이 먼저이든 간에 중요한건 영화판처럼 원작과 불가불의 관계도 없을 것이다. 여기 그렇게 불가불처럼 나온 작품이 있으니 바로 장예모 감독의 <인생>과 ’위화’의 원작 <인생>이다.

영화든 책이든 둘중에 하나라도 접한 분이라면 내용을 알고 있듯이.. 어느 늙은 노인 ’푸구이(극중 후우꿰이)’의 인생 역정을 회고식으로 다룬 이야기다. 우선, 책은 한 젊은이와 푸구이의 대화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영화는 푸구이의 젊은 시절부터 곧바로 나온다. 바로 부자집 도련님이었지만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며 집안은 풍비박산나고 그림자극으로 연명하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국공내전을 겪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기가 1940년대다. 영화는 이렇게 시대별로 언급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950년대는 바로 대약진운동으로 집안의 모든 가재도구들이 각출되고 그러면서 동네마다 큰 드럼통에서 제철을 뽑아내며 푸구이가 칭찬을 받는다. 그러면서 개구쟁이 아들 유칭이 누나 펑샤를 괴롭히던 녀석들을 혼내주는등 나름 가족의 단란한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곧바로 유칭은 차사고로 죽게 된다. 책에서는 교장 선생님을 위해서 피를 한없이 뽑다가 죽었는데.. 둘다 어의없는 죽음이 아닐 수 없다.

1960년대는 바로 문화대혁명 시기로 마오쩌둥의 그림과 사진등이 화면에 자주 비추어지고 푸구이는 ’마오’를 주제로 한 그림자극을 하라 제의도 받는데.. 한편, 착한 딸 펑샤는 그녀와 같이 착한 남자 얼시와 ’인민의 결혼’을 올리며 행복해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아기를 낳다가 그만 죽고만다. 두 부부는 애통해 마지 않는데.. 이렇게 결국 두 부부는 자식을 잃었지만 남겨진 사위와 손자 이렇게 넷이서 맛있는 식사를 하며 나름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것이 영화가 보여준 내용이다. 여기서 푸구이역을 한 남자 배우는 ’갈우’로 마치 모습은 우리 개그맨 ’한민관’처럼 마른 모습이지만 심도있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당시 1994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타기도 했다. 그의 부인역 ’자전’은 바로 그 유명한 ’공리’가 맡았는데.. 사실 부인역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책에서는 구루병을 앓으며 가열차게 매말라가 죽음의 순간까지 맞는데 여기서는 남편 푸구이에 켵가지로 묻어간 느낌이다.

이렇게 본 영화는 위화의 원작 ’인생’과는 차이가 드러난다. 우선, 원작은 푸구이의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부터 아들 유칭, 딸 펑샤, 사위 얼시, 손자 쿠건까지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애달픈 인생의 보편적 삶속에 역경의 과정을 그렸고, 그런 그림들은 중국의 근현대사를 장식한 국공내전,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속에 관통시켜 물흐르듯 리얼리티를 살리며 잘 그려낸 작품이었는데 반해서..

영화가 보여준 비주얼의 장면들은 이런 푸구이 가족의 죽음을 모두 담아내지 않고 오로지 푸구이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와 아들 유칭과 딸 펑샤의 결혼과 죽음 그리고 마지막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물론, 국공내전의 전쟁통은 많은 쪽수로 밀어부쳐 잘 그렸지만 이후의 그림들은 때로는 관조적으로 밋밋하게 그려낸 그림들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는 한 남자의 가열찬 인생 역경보다는 그냥 ’인생살이’를 보여준 느낌이다.

결국, 위화의 원작을 접하고 나서 만난 장예모의 <인생>은 원작을 오롯이 담아냈다기 보다는 장예모식 연출력과 당시 시대을 보는듯한 분위기속에 그런 비주얼은 한 남자 ’푸구이’를 중심으로 그려내 원작처럼 전체를 아우르는 힘은 부족한게 아니었나 싶다. 물론, 당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박애주의상 등을 수상한 작품답게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임에 이견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체적 총평은 장예모의 영화 <인생>보다는 위화의 원작 <인생>이 운명과 죽음이 교차하는 보편적 삶을 다룬 푸구이의 인생 역경이라는 점에서 더 와닿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접하든 못 접하든 위화 원작인 <인생>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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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문학 신간 평가단 분들. 일단 책 보내드렸습니다.

 

 

 

 

 

 

 



저 엣지있고 패션 화보같은 분위기의 그윽한 남자의 눈빛을 보라.. 책 제목과 너무나 어울려 보이는 않는가.. 다름이 아니라 이 책은 이번 '알라딘 6기 신간서평단'에서 문학부문 A조로 첫번째 받은 책이다. 생각못하고 있다 뜬금없이 왔지만 책이 에세이집처럼 가볍고 얇아서 좋다. ㅎ 

우선, 이 책은 권력과 예술의 갈등을 그린 소설 <독일어 시간>과  현대적 성장 소설의 유형을 보여준 <아르네가 남긴 것>의 독일 작가  '지크프리트 렌츠(Siegfried Lenz, 1926~ )'의 작품이자 렌츠가 여든의 나이에 쓴 연애 소설로, 독일의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여교사 슈텔라와 열아홉 살 소년 크리스티안의 짧지만 강렬한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즉, 학생과 여선생의 금지된 사랑을 다룬 이야기라는데 우리식 '동갑내기 과외하기'인가.. 물론, 문학적인 작품인지라 그런 유치한 이야기 아닌 무언가 애절하게 묻어나는 사랑을 다룬 작품이지 않을까..  

본문 내용중에도 "순간, 나는 깨달았다. 저기 떠가는 꽃들이 내 젊음의 영원한 비극으로 기억되는 동시에, 상실의 아픔을 보듬는 크나큰 위안이 되리라는 것을.." 보면 문학적 체취가 심히 느껴지는 대목처럼 말이다. 암튼, 문학 A조로 받은 첫번째 책.. 아베 고보의 '타인의 얼굴'을 읽고 곧바로 읽을 참이다. 과연, 학생과 여선생.. 둘 사이에 어떤 침묵의 시간이 흐른 것일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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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 - Clash of the Titan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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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화하면 판타지 판타지하면 신화 둘은 이렇게 소재적 궁합이 잘 맞는 장르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먼 미래를 다루는 SF 어드벤처 판타지가 아니라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 판타지라면 반드시 신화가 결부돼 그려질 수 밖에 없고 그 신화의 중심은 바로 고대 그리스 神들이 우리 깊숙히 자리잡고 있음이다. 여기 이미 29년전 1981년에 컬트 클래식 작품으로 ’페르세우스의 영웅담’을 그린 <타이탄족의 멸망(Clash of the Titans)>으로 나왔었고 이 작품을 먼저 접하면서 나름 고전 명작이라 간단히 평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지나서 21세기에 만나본 ’타이탄’은 확실히 요즈음 시대에 맞게 잘 그려냈다. 우선 비주얼이 임팩트있게 압도적이다. 더군다나 관심있는 분들은 알다싶이 여기 주인공 ’페르세우스’역은 바로 3D 영상혁명을 가져온 미래 판파지 영화 ’아바타’에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나비족을 구한 남자 ’샘 워싱턴’이 맡아 고대 전사로 열연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신들의 왕 제우스(리암 니슨)와 그의 전지전능함을 질투한 지옥의 신 하데스(랄프 파인즈)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인간세상이 혼란과 고통을 겪게 된다. 이에 아버지 제우스에게서 물려 받은 강인함과 인간인 어머니에게서 물려 받은 자비로움을 갖춘 영웅 페르세우스(샘 워싱턴)는 인간들을 구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얻기 위해 금지된 땅으로 떠난다. 천마(天馬) 페가수스를 탄 채 군대를 진두 지휘한 페르세우스 앞에는 전설의 메두사를 거쳐 해저괴물 크라켄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는데...



이렇게 반신반인(데미갓)으로 태어난 ’페르세우스’의 모험담을 그린 고대 그리스 신화 판타지다. 내용을 좀더 살펴보면 원래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인간 어머니 사이에서 낳은 반신반인의 인물.. 하지만 그는 태어나자마자 ’아크리시우스’가 손자 손에 죽게 된다는 신탁때문에 바다에 버려지고 우연찮게 어부에 손에 길러져 ’아르고스’라는 땅으로 들어와 살면서 그 땅을 지켜내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를 옹호하려는 아버지 ’제우스’와 제우스의 막가파 동생으로 지하세계에서 뛰쳐나온 검은 흑마왕 지옥의 신 ’하데스’와 대결속에 이 ’페르세우스’가 있다.

바로 하데스가 아르고스를 멸망시키겠다며 아르고스의 공주 ’안드로메다’를 제물로 삼으라 명한다. 만약 이를 어길시 엄청나고 흉폭한 바다괴물인 ’크라켄’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에 우리의 영웅 ’페르세우스’는 아르고스의 잘 나가는 젊은 용사와 노익장을 과시하는 노장 몇명과 몽환적이고 늘씬한 가이드 여신 ’이오’와 함께 힘든 여정을 떠난다. 바다요괴 크라켄을 무찌르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서 말이다.

특히 ’이오’라는 영적인 힘을 가진 여정의 안내자는 81년작에서는 로봇 올빼미가 했었는데 여기서는 미래의 예언자로 ’이오’의 캐릭터를 집어넣었다. 물론 여기서도 페르세우스가 올빼미 인형을 한번 만지기는 한다. 이건 뭐냐면서..ㅋ 그런 여정속에서 나타난 괴물 전갈들 스콜피언스와의 사투, 그 속에서 캘러보스의 방해는 계속되고 그러면서 스콜피언스를 얻어타고 도착한 곳에서 눈먼 세자매 할머니 마녀들 ’그라이아이’에게 메두사 행방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

곧바로 쳐다만 봐도 돌로 변한다는 메두사 소굴로 들어가 위험에 빠지는데.. 하지만 페르세우스는 방패에 비친 메두사 모습을 보고 기지를 발휘해 메두사 목을 한방에 잘라버린다. 그리고 곧바로 날으는 천마 ’페가수스’를 타고 아르고스로 돌아와 크라켄이 안드로메다 공주를 먹어 치울려는 찰나 메두사 머리로 공주를 구했다는 뷰티풀한 이야기.. 이것이 바로 고대 그리스 ’페르세우스’와 관련된 신화 내용이고.. 또 영화도 그대로 백프로 그려냈다. 그것도 스펙타클하게 말이다. 

 

이렇게 본 영화는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과 인간을 처벌하려는 신 사이에 벌어진 전쟁속에 신에게 맞서는 반신반인 페르세우스의 험난한 여정을 그려낸 판타지다. 그런 중심에는 샘 워싱턴의 페르세우스역과 함께 제우스역은 '테이큰'에서 딸을 납치한 놈들을 일망타진한 전직 특수요원 '리암 니슨'이 맡았는데.. 사실 무슨 은갑옷을 입은 모습이 황제마냥 안 어울려 보인다. 하지만 흑마왕 하데스는 '랠프 파인즈'가 맡았는데 이분 역이 아주 제격이었다. 정말 하데스 같더라는.. ㅎ 

암튼, 힘든 여정의 발단이 된건 지옥의 신 하데스의 음모때문이다. 그동안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던 페르세우스가 이렇게 신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자신을 키워준 가족들을 잃고 하데스에 대한 복수를 꿈꾸게 되면서 오로지 신념과 용기만으로 맞서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매순간 목숨이 경각에 달린 그의 위험한 여정속에서 괴물들을 처단해야 하는 그의 임무는 고통에 빠진 인간 세상을 구원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또한 이 영화의 나름의 강점은 신화를 바탕으로 한 정통 서사액션의 매력을 펼쳐냄과 동시에 아프리카의 오지를 비롯한 전 세계를 망라한 로케이션과 실물크기의 세트와 모형물 등으로 현실감있게 살려내며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란 신화적 이야기를 보는이로 하여금  허황되지 않게 그려낸 흔적을 보였다는 자평이다. 그것은 바로 블록버스터의 맹점이 되기도 하는 이 영화의 드라마로서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데.. 바로 제우스의 힘과 인간 어머니의 자비의 유전자를 동시에 지닌 페르세우스의 아이러니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점이 어찌보면 현실감이 부여된 신화의 세계를 그렸다는 점이고 그런 모험의 여정은 신의 능력보다는 인간의 면모를 발휘하며 성장해 가고, 이를 통한 신은 아니지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신념의 표출과 약자를 도움으로써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화려한 영상의 스펙타클 안에 담은 신과 인간사이에서 존재론적 갈등을 겪는 주인공의 성장담을 부각시킨 느낌으로 바로 전작 아바타의 '제이크'처럼 말이다.

암튼, 메두사의 목을 쳤다는 신화속 전설의 영웅 페르세우스가 신과 맞서기 위해 필요한 신의 힘.. 하지만 그 힘의 상속을 거부한 반신반인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의 진짜 능력은 이 위험천만한 모험속에서 그 실체를 드러내며 시선을 끝까지 잡아낸다. 그래서 어찌보면 고전적 영웅담에 진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21세기에 맞게 스펙타클하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재구성시켜 또다른 神의 세계를 그려냈으니 그래서 나름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신은 없듯이 이 영화 또한 완벽한 신화 판타지를 그리기엔 조금은 부친 느낌이다. 반신반인 페르세우스의 고뇌의 그림과 전개된 괴물들과의 사투는 상충이 되었고, 신의 세계의 수장인 '리암 니슨'의 제우스가 왜이리 거슬려 보이던지.. 그 외를 본다면 비주얼로는 나름 괜찮았지만 그런저런 신화 판타지 영화에 '안착'한 느낌의 <타이탄>이었다. 물론,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나름 볼만하지만 쏘쏘하게(so so) 느끼는 분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참고하시길..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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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끄럽게도 이런 작가가 있는지도 몰랐다. 북스토리에서 '타인의 얼굴' 서평단 모집 광고를 보고 알았으니 말이다. 물론, 서평 지원해서 운좋게 당첨됐는데..  책을 받아보니 앞에 띄지부터 단박에 눈에 띄었다. '일본의 카프카' 아베 고보의 대표작이라고 적혀있다. 특히 그는 <뉴욕 타임스>선정 세계 10대 문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혔으며, 노벨 문학상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되기도 했다고 한다.

암튼, '일본의 카프카'라 불리우니 프란츠 카프카가 누구던가.. '카프카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체코가 낳은 인간 실존주의 대작가가 아니던가.. 아마도 '아베 고보'(安部公房, 1924~1993)가 카프카에게 영향을 받은지 몰라도 일본 문학사에 이렇게 중요한 작품을 내놓았으니 바로 '실종 삼부작'이다.

먼저, <타인의 얼굴>은 현대 사회와 인간 소외 문제를 독특한 수법으로 제기한 문제작이며, 또한 일상으로부터 도망과 탈출을 꿈꾸는 로맨티시즘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 작품은 노트 형식이라는 특이한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비일상적인 세계를 그리지는 않았으며, 극히 일상적인 도시 생활속에 평범한 시민에게 스며드는 존재의 위태로움을 묘사했다고 한다. 과연, 실험실 액체 질소 폭발로 얼굴을 잃은 남자 주인공.. 그가 쓴 가면은 어떤 가면이었고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읽을 참이다.

그래서 <타인의 얼굴>과 작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알게된 최고의 인기작이자 대표작은 사실 <모래의 여자>다. 바로 오프서점에서 도서상품권으로 질렀다. 본 작품은 1962년에 출간되면서 아베 고보를 유명한 작가 반열에 오르게 했다. 이듬해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하고, 프랑스 최우수 외국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며 1964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지며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유명해서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 55번째로 2009년에 27쇄나 찍어낸 인기작이다. 즉, 웬만한 고전 매니아들은 다 읽어봤다는 소리? ㅎ

내용은 곤충 채집을 하러 떠났다가 여자 혼자 사는 모래 구덩이에 갇히게 된 남자.. 그는 흘러내리는 모래에 집이 파묻혀 버지리 않도록, 그는 매일매일 삽질을 해야 한다는 설정.. 이렇게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모래 구덩이에 갇힌 주인공이 겪게되는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추적하고 실감나게 묘사하며 이런 기이한 플롯으로 인간 실존의 문제를 다룬 대표작이다.

<타인의 얼굴> 이후에 읽을 참이다. 모래의 여자라...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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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털 엔진 견인 도시 연대기 1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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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F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장르를 절대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내 느낌에 장르 자체에 배여있는 허무맹랑함과 그것은 너무나 동떨어진 스토리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냥 SF 판타지 영화로만 만나고 즐기는 수준인데.. 이번에 영국의 젊은 작가  ’필립 리브’가 쓴 ’모털엔진’(Mortal Engines)을 서평단으로 읽게 되면서 느낌이 확 바뀌었다. 막말로 안 읽었으면 큰일날뻔했다. ㅎ 이런것이 바로 SF 소설이구나.. 이렇게 아스트랄하고 재밌고 와닿으면서 인류에게 메세지까지 주는 100점 만점의 소설..

더군다나 이 소설은 한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견인도시 연대기’라는 소제목의 총 4부작으로 된 책이다. 또한 책 띄지에 있다싶이 ’<반지의 제왕> 피터잭슨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했다는 홍보적 문구와 각종 수상 경력.. 단박에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다.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전작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미래 SF 어드벤처 영화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과연 어떤 책이길래 이렇게들 전 세계 SF 독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은 것일까..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가까운 미래 핵전쟁으로 추정되는 ’60분 전쟁’으로 지구의 문명은 파괴되고 지질학적 변동을 초래하면서 지구는 종말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살아남는 끈질긴 인간들이 있다. 이들이 다시 인류를 발전시키며 2-3세기가 흐른 무려 50세기의 상황.. 지금으로부터 3000년이나 흐른 시간이다. 너무나 멀리간 느낌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왜냐하면 여기 책에서 지금 시대 우리는 바로 ’고대인’으로 통하고 있다. 고대 사람은 CD를 썼다는등..ㅎ 그것은 우리가 지금으로부터 기원전 역사를 ’고대’라 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이 수천년이 흐른 미래의 도시의 모습은 가히 독보적이다. 바로 도시가 도시를 잡아먹는 세계다. 이른바 ’도시진화론’에 의해서 적자생존 즉, 약한 도시는 강한 도시에게 먹히고 강한 도시는 약한 도시를 먹는 그런 세상인 것이다. 그 강한 도시의 중심에는 견인 도시의 수장격 ’런던’ 이 있다. 물론, 지금의 런던하고 틀리다. 땅에 정착된 도시가 아니라 바로 하늘을 떠다니며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규모의 움직이는 도시인 것이다. 상상만해도 그림이 그려지는가..ㅎ

이렇게 도시 진화론에 의해서 런던은 인류 지배를 위해서 이동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견인 도시에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도시진화론이 가져오는 심각한 자원 고갈과 자연 파괴로 지구라는 행성이 사라지는것을 반대하며 런던 같은 도시에 대항하는 ’반 견인 도시연맹’이 그들이다. 즉, 이 둘의 대립과 전쟁이 이 책의 큰 주제이자 얼개이다. 그러면서 ’런던’을 위시한 기갑 대도시 ’판체르슈타트-바이로이드’와 공중 무역항의 아름다운 도시 ’에어헤이븐’과 환상적인 섬도시 ’블랙 아일랜드’ 그리고 코메디적 요소의 해적타운에 각종 소도시와 위성도시까지..

여기 10대의 풋풋한 남자 주인공 ’톰 내츠워드’(이하 톰)는 바로 런던에서 철저하게 길드화한 사회 체제속에 밑바닥 3등 견습생으로 역사학자 길드에 속해 일하는 젊은이다. 톰은 런던의 도시에서 어느날 자신이 존경하던 ’밸런타인’ 역사학자 길드 회장님을 암살하려는 얼굴에 상흔이 선명한 소녀 ’헤스터’를 쫓다가 같이 쓰레기 처리장에 떨어지면서 그녀와 좌충우돌하고 위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겪는 모험담을 다룬 이야기가 바로 주 내용이다. 물론, 이들을 쫓아 죽이려는 이른바 ’터미네이터’ 같은 부활군의 일종인 스토커 ’슈라이크’(Shrike)까지..

그러면서 그 속에 밸런타인의 고명딸 ’캐서린’과 엔지니어 길드의 정의파 순수남 ’베비스 포드’가 사건의 전모를 밝힐려는 노력과 이런 노력을 저지하려는 런던 시장 ’매그너스 크롬’과 엔지니어 길드 세력 그리고 이에 맞선 역사학자 길드의 대항 그리고 반 도시 연맹과의 한판 전쟁.. 이런 전쟁속에 가공할만한 무기 ’메두사’를 둘러싼 음모와 실체, 그 메두사를 얻어 전 세계 도시를 지배하려는 런던의 야심한 계획등.. 이 한편에 모든 것이 스펙타클하면서도 생생한 묘사를 통한 비주얼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임팩트하게 그려진다. 과연  우리의 주인공 톰은 헤스터와 함께 거대도시 런던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무찌를 것인가?

이렇게 하늘에 떠 있는 수 많은 도시들간에 한판 전쟁을 다룬 SF 어드벤처 소설 ’모털엔진’은 단순 판타지적 재미는 물론 크롬 시장이 이끄는 런던이 보여주는 사회상도 부각시키고 있다. 이른바 도시내에 각 층으로 분류되어 있어 철저한 계급사회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즉, 쾌적하고 부유하고 엘레강스한 상층 갑판에는 이른바 고위직과 부자들이 살며, 주인공 톰은 더럽고 위험한 내장갑판인 하층에는 범죄자들이 살고 잡역으로 고달프게 일하지만 그는 꿈을 키워간다. 이렇게 여기서 ’도시’는 우리의 삶과 운명까지 결정짓고 수용하는 가장 중요한 환경이자 매개체로 이데올로기적 성격까지 띄고 있다.

그래서 그속에서 벌어지는 도시들간에 먹고 먹히는 승부들은 사람의 목숨이 중요한 것이 아닌 비인간적이고 부도덕한 제국주의와 반 제국주의 충돌을 의미하듯 메세지를 전달해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거창한 메세지와 함께 SF 소설이 주는 판타지적 기본 재미로 즉, ’견인 도시’라는 움직이는 도시 간의 먹고 먹히는 전쟁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복수 그리고 성장통까지 담고 있음을 간과 할 수는 없다.

이런 것은 ’필립 리브’ 작가의 대표작답게 탄탄한 구성과 스피드한 전개, 생생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에 녹아든 사회적 통찰력까지 담아낸 셈세한 SF 소설이라 말하고 싶다. 그것은 비록 아주 먼 미래인 50세기의 상황이라지만 마치 작금의 우리네 현실같은 이야기를 말하는 흡인력까지.. 그래서 한편에 그냥 지나쳐 버릴뻔한 SF 소설에 느끼는 감흥은 이렇게 각인 되버렸다. 도시가 도시를 먹는다는 과학적 상상력을 빚어내며 그속에서 아우르는 이야기들.. 그래서 앞으로 나올 2,3,4부작 이야기도 기대되고 또한 피터 잭슨의 영화화도 기대되는 이유중 하나다. 과연 어떻게 그릴지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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