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된 소년 펠릭스 I LOVE 스토리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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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랜 로망이 하나 있다. 바로 동물로 변신하는 초능력이다. 다만 동물로 변신해도 인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늑대인간처럼 보름달이 뜨면 한 줌의 인성마저 사라지고 야수의 본능만이 남는 그런 변신은 사양한다. 변신의 로망은 유명한 철학자라도 어쩔 수 없었나 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이런 시를 남겼다. "나는 한때 소년이었고, 소녀였고, 드넓게 펼쳐진 관목 숲이었고, 한 마리 새였고,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침묵의 물고기였다." 얼핏 전생 이야기나 장자의 '만물제동' 같은 고상한 가르침처럼 들린다.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를 언급한 복음서의 예수를 떠올리게도 한다. 하지만 나는 오로지 몸의 탈바꿈인 변신에 관심이 있다.

『개가 된 소년 펠릭스』(보물창고, 2025)도 변신을 소재로 한다. 애견인 가족이라면 맘에 들 만한 아동소설이다. 버디의 중고품 가게에서 산 담요의 신비한 마법으로 개가 되어 버린 8살 소년 펠릭스 파월의 이야기다. 개가 된 펠릭스는 다시 소년이 될 수 있을까. 이야기의 시작은 펠릭스가 할머니에게 받은 용돈으로 중고품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장면이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담요 외에도 요요 하나와 그림책 『아멜리아 베델리아』 두 권, 할머니에게 줄 팔찌 하나를 함께 산다. 펠릭스에게 담요의 마법이 과연 축복일지 저주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소년이 개로 변하자 반려견 '포핀스'가 견공의 흥미진진한 세계로 인도하는 멘토가 되어주고, 떠돌이 고양이 '검보'는 마법을 푸는 주문을 알려준다.

펠릭스는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를 연구하는 동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특히 콩고 민주 공화국에 살고 있는 보노보 침팬지를 가장 좋아한다. "보노보는 똑똑하고, 평화롭고, 장난스럽고, 창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펠릭스는 우주와 세상의 신비에 대해 늘 호기심이 넘친다. 가령 "동물들은 무슨 꿈을 꿀까? 모기에게도 성격이 있을까? 정글은 어떤 냄새가 나고 어떤 모습일까? 언젠가는 영장류와 대화할 수 있을까?"

담요의 마법 덕분에, 펠릭스는 꿈꾸던 동물학자의 삶을 미리 체험한 셈이다. 개로 변하자 청각과 후각이 예민해지고, 포핀스가 견공 세계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집중한 채로 아주아주 조용히 있으면 네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아주 많이 들을 수 있어." 이는 견공의 타고난 본능이기도 하지만 노련한 동물학자가 마땅히 갖춰야 할 연구 태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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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 개정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이케가야 유지 지음, 니나킴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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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대중 멘토는 철학자나 종교인이 아니다. 오늘날 최고의 멘토는 뇌과학자와 인공지능 전문가들이다. 자기주도 학습과 인공지능 열풍 때문에 뇌과학과 뇌력 개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인간 뇌는 정밀하면서도 아직 그 능력이 전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장 특이한 장치다." 스튜어트 시튼의 말인데, 대다수가 상식처럼 갖고 있는 견해가 아닐까 싶다. 만약 인간 뇌의 지도 혹은 '마음 지도'가 완벽하게 그려진다면, 뇌의 능력을 백 퍼센트 이용하는 초인류가 나올 수 있을까.

생존과 번식의 측면에서 본다면, 뇌는 방대한 에너지를 소비하기에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은 비효율적인 장치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에 따르면, 뇌는 효율성만을 놓고 따지기에는 너무도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귀중한 요소다. 책에서 63가지 뇌과학 관련 실험을 소개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타인의 머릿속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에게 지도와 내비게이션이 되어줄" 그런 흥미로운 내용들이다.

도덕적 행동과 관련된 재미난 연구결과가 있다. 하나는 '선행 전염 효과'이고, 다른 하나는 '도덕 정당화 효과'다. 선행 전염 효과란 타인이 선행을 베푼 직후 그것을 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회심리적 현상이다. 친절의 도미노 효과랄까, 누군가의 친절이나 선행이 또 다른 친절과 선행을 불러온다는 얘기다. 반면에 도덕 정당화 효과는 자신이 선행을 한 이후 선행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좀 더 쉽게 악행을 저지른다는 반전 현상이다. “나는 이미 착한 일을 했으니, 조금 나쁜 행동을 해도 괜찮아”라는 무의식적 자기 면허가 생기는 것으로 '도덕 면허 효과'라고도 한다.

사람들이 남들 앞에서 선행이나 도덕적 행동을 한 이후 그 행동을 근거로 이후의 비도덕적 행동이나 자기중심적 선택을 더 쉽게 정당화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이 바로 도덕 정당화 효과다. 가령 기부 천사로 소문난 연예인이 습관적인 음주 운전을 합리화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의지와 선택도 근력과 같이 지칠 수 있는 것이라면, 도덕 정당화 효과는 정신적인 소모 현상이 일으킨 도덕적 일탈행위라고 볼 수 있다. 즉 도덕 정당화 효과는 일종의 '자아 소모'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다음에는 의욕이나 인내력, 때로는 도덕심마저 줄어든다. 자아 소모는 연령에 따른 차이도 있는데, 젊은 사람일수록 자아를 쉽게 소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모든 걸 하얗게 불태운 이런 자아 소모를 극복하는 손쉬운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포도당 보충'이다.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보충하면, 자제심이 쉽게 회복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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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마지막 수업
주루이 지음, 하진이 옮김 / 니들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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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종종 삶을 미완성에 그치게 하는 게 급작스러운 죽음, 안타까운 죽음이다. 인생 열차는 탄생과 더불어 죽음이란 종점을 향해 내달리지만, 종점에 도착하는 시간은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오죽하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까지 있을까.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죽음에 대한 사색과 준비는 언제나 현자들의 중요한 화두였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모두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이지만, 오직 사람만이 죽음을 성찰하고 '좋은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되묻게 하고 모든 허접한 욕망의 쭉정이들을 날려버린다.

세상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삶과 죽음도 그러하다. 여기 죽음을 앞둔 중년의 철학자가 삶과 죽음의 양면성을 토대로 열흘간 한 청년과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중국의 철학자 주루이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처럼 죽음을 앞두고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을 세상에 남기고 싶어 했는데, 그 결실이 바로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니들북, 2026)이다. 몸과 시간에 대한 성찰이 유익했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의식과 관점에서 벗어난 우주적 관점, 이른바 '제4의 비인칭 관점'을 강조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저자는 쉰여섯의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고 영면에 든다.

"만일 한 폭의 그림이나 풍경으로 선생님의 생명을 그려낸다면 어떤 모습인가요?"란 질문에, 저자는 다음 네 편의 이미지를 언급한다. 생명의 첫 번째 풍경은 십 대 청년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대변하는 윙슈트 플라잉이고, 두 번째 풍경은 중년의 '영혼 속 고독의 공간'을 재현한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카미유 피사로의 「서리」이다. 세 번째 풍경은 암 환자의 '몸과 영혼의 점진적 분리'를 보여준 미국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의 「크리스티나의 세계」이고, 마지막 네 번째 풍광은 호스피스 병동의 시한부 인생으로서 '나는 내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최후의 심판」이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 한 걸음으로 '인간 퇴비'가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하기에 화장을 선택한다.

"만일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유기질 비료 방식으로 내 삶의 마지막 한 걸음을 완성하고 싶다. 가령 미생물의 분해 과정을 통해 나의 유해를 영양물질이 풍부한 유기질 비료로 바꾸어 꽃과 나무의 자양분으로 쓰는 것이다."(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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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하버드에 오다 - 1세기 랍비의 지혜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비 콕스 지음, 오강남 옮김 / 문예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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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 종교는 약이 아니라 병이다. 세속종교의 근본주의와 맹신주의가 극단의 혐오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종교는 구원을 빌미로 우익화, 보수화, 세습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고, 여전히 과학과 합리성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렇다고 종교가 윤리적인 행위의 든든한 기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종교 신앙과 도덕성은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종교와 정의는 그리 어울리는 커플이 아니다.

종교인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신앙심으로 소문이 난 유명 정치인이라면 더더욱 사적인 도덕성에 의심을 품어볼 만하다. 정치 엘리트는 지위에 따른 권력 효과에 의해 비윤리적인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를 수 있으니 말이다. 비근한 예로, 내란 세력의 말로를 보라. 종교적 맹신자도 그리 다르지 않다. 명동 거리에서 혹은 지하철에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 외치는 신도들이 과연 도덕적이고 이타적이고 정의로운가. 이들의 억지스런 행동이 정녕 사랑으로 충만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일치하는가. 정녕 하나님의 축복과 은총을 받을만한 그런 선행인가.

종교학자 하비 콕스의 《예수, 하버드에 오다》(문예출판사, 2026)는 20여 년 동안 저자가 하버드대학교 학부에서 개설한 '예수와 윤리적 삶'이라는 교양 강의를 토대로 한다. 저자는 역사적 예수를 1세기 갈릴리의 유대인 랍비로 자리매김하고, 예수의 영적 가르침은 당연히 랍비 전통의 틀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랍비 전통과 교수법의 핵심은 기존 전통에서 내려오는 고정된 윤리 강령이나 지침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비유나 반문을 통해 듣는 사람들의 고정 관념이나 인습적 관행을 뒤흔들어 그들 스스로 삶과 세계를 새롭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갖도록 일깨워주는 것이다. 이는 각성을 통해 사랑과 정의의 길을 스스로 걸어갈 수 있는 자력구원의 서사와 상통한다.

"랍비 예수는 전 역사를 통해 가장 위대한 이야기꾼이었다." 예수는 이야기(설법과 대화)를 통해 어떤 윤리적 지침을 전달하려는 것보다는 민중에게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려 했다. 예수 설교는 대부분 유대교의 정신적 유산에 기반하고 있고, 언어와 행동을 통해 민중들의 윤리적 상상력을 일깨웠고 윤리적 근본주의와 무책임한 상대주의라는 두 극단을경계하도록 이끌었다.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 이전에, 또한 종말의 복음 이전에, 살아있는 유대 랍비인 예수의 가르침은 공정, 공동체, 관용, 연대, 정의로운 선택, 생명 윤리 등 현대 사회의 윤리적 문제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참고로 책의 역자인 종교학자 오강남은 예수를 "개인적 영성을 함양함과 동시에 사랑과 정의가 실현되는 세상의 도래를 위해" 힘쓴 '개벽 운동가'로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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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기원 - 우리의 뇌는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내는가
칼 다이서로스 지음, 최가영 옮김 / 북라이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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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마음은 망가지지 않은 마음을 설명한다." 광유전학을 창시한 신경과학자 칼 다이서로스의 말이다. 저자는 《감정의 기원》(북라이프, 2026)에서 인간의 감정과 뇌의 관계를 탐구한다. 정신과 의사의 경험담, 인간 감정에 관한 가설, 최신 신경과학(광유전학) 기술이 한데 어우러진 책이다. 등장하는 정신질환 에피소드는 우울증, 자폐증, 조증, 불안장애, 섭식장애(거식증과 폭식증), 조현병, 경계성격장애, 치매 등 다양하다.

광유전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소개도 빠질 수 없다. 광유전학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채널로돕신)을 신경세포에 넣은 뒤 빛을 쪼여 신경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목표 세포에 빛 감지 센서를 붙여 빛으로 세포를 통제하는 광유전학 기술은 뇌 기능 이해, 행동 연구, 뇌 질환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녹조류에서 발견된 채널로돕신을 동물 신경세포에다 처음 적용한 사람이 바로 저자다. 덕분에 감정이 어떻게 신경회로에서 생성되고 어떤 경로를 거쳐 성격과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설명할 길이 열렸다.

"광유전학으로 뇌 안의 특정 세포와 신경회로를 조작하는 게 가능해진 덕분이다. 예를 들어 겨냥한 신경회로가 무엇이냐에 따라 실험동물의 공격성과 수동성을 높이거나 줄일 수 있고, 얼마나 사교적인지, 이성을 밝히는지, 먹을 것과 마실 것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잠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활동적인지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196쪽)

광유전학 기술은 정신질환의 근원이 되는 신경 메커니즘을 파악하여 확실한 치료책을 내놓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시중에서 '뇌력 개발'을 부르짖는 약장수들 가운데 우리가 뇌의 극히 일부 기능밖에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거친 주장이 있는데, 이는 완전히 난센스다. 신경과학은 광유전학 기술을 빌어 목마를 때 물을 찾는 매우 단순한 반응에도 뇌 영역 대부분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음의 무늬를 파악하는 데 광유전학 기술이 매우 유용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과학만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모두 설명할 수 없으며 상상력과 공감이 감정을 이해하는 또 다른 통로임을 강조한다. 내담자의 에피소드와 신경과학을 연결하는 중간다리가 바로 인간 내면의 감정 경험에 대한 적극적인 상상력과 공감이다. 이런 상상에 저자의 화려한 문학적 수사(비유와 은유)가 더해져, 환자와 의사의 서사가 마치 한 편의 심리소설 같다는 인상을 남긴다.

"정신의학은 의학을 다루지만 언어로 펼쳐지는 과학이라 가장 효과적인 치료 역시 언어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그런 정신의학에만 독특하게 허용되는 추상성 덕분에 나는 매일 단어와 이미지에 흠뻑 빠져 이야기 속에서 우화적 의미를 찾으며 시간을 보냈다. 결과는 빈손이더라도 역사, 신경과학, 예술 그리고 내 개인적 경험과 두루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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