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이끄는 팀장들 - 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팀의 성과를 끌어올리는가 성장의 모멘텀 시리즈 2
다니엘 골먼.린다 A. 힐 외 지음, 신예용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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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책임지는 것은 개인적 업무를 잘하는 것과 다르다. 깜냥으로 촉망받던 평사원이 성과와 자질을 인정받아 승진해서 팀장 직책을 새로이 맡거나 하면 신입 때도 안하던 멍청한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마치 선수 시절 매우 출중한 축구 스타가 감독이 되었을 때 정작 그 이름값을 전혀 못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선수 자질과 감독 자질의 격차만큼이나 평사원과 팀장의 격차도 상당하다. 팀장 역할은 예상보다 훨씬 더 까다롭다. 혹자는 신임 팀장이 받는 스트레스 강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1년 365일 내내 기말고사를 치르는 기분이었어요."

하버드 경영 대학원에서 발간하는 100년 전통의 경영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신입 팀장에게 들려줄 만한 조언과 가르침을 모은 책이 출간됐다. 《성장을 이끄는 팀장들》(세종서적, 2024)은 처음 팀장 직책을 맡은 중간관리자의 불안과 어려움을 덜어주고, 팀장으로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방법과 기술을 알려준다. 가령 신임 팀장이 겪기 쉬운 혼란을 피하는 법, 인계받은 팀과 잘 해나가는 법, 팀장에게 필요한 관리의 기술, 감성지능을 개발해 최고의 리더가 되는 법, 리더로서 진정성을 갖추는 법, 상사와 명확하게 의사소통하는 법, 리더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네트워킹의 핵심 등이다.

특히 저명한 협상 전문가인 마이클 왓킨스가 쓴 〈인계받은 팀을 최적의 상태로 재구성하라〉는 새로 부임할 국가대표팀 축구감독이 꼭 읽었으면 싶다.

"궁극적으로 새로운 리더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하게 갈등을 파악해 처리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를 지원하고, 의사결정을 내린 후 외부에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높은 성과가 나타나기를 원한다. 리더는 팀의 구성, 공유된 비전과의 연계, 운영 모델, 새로운 규칙과 기대치의 통합이라는 4가지 요소에 집중해서 이런 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48쪽)

경쟁이 살벌하고 이윤과 실적을 따지는 조직일수록 이타적인 헌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강도 업무 환경에서 사람들은 주로 세 가지 전략 중 하나에 의존한다. 첫째, 압박이 심한 직장의 요구를 수용하고 순응한다. 둘째, 조용히 규범을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 이상적인 노동자로 위장한다. 셋째, 업무 영역 외의 관심사를 솔직히 드러내고 이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인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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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와 자유의 브로맨스 - J.R.R. 톨킨과 C.S. 루이스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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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의 정점은 무소유와 무권력이 아닐까 싶다. 물론 판타지 소설 가운데 권력과 재물을 지향하는 제국주의/식민주의적 버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서구 판타지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톨킨과 루이스의 대작을 보면, 권력과 소유에 저항하는 이상적 메시지와 뉘앙스가 드러난다. 법학자 출신의 아나키스트 저술가 박홍규는 자유, 자율, 자연, 자치를 지향하는 아나키즘 전도사답게, 톨킨의 『호빗』 과 『반지의 제왕』, 그리고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에서 기존의 기독종교적 세계관 외에도 자유롭고 평등한 자율적 관계를 추구한 아나키즘적 가치관을 찾아낸다. 아울러, 실제로 톨킨과 루이스 두 작가의 오랜 우정을 아나키스트적인 우정 관계로 해석한다.

나는 '이즘'이 붙은 사조 가운데 낭만적 환상의 정점이 아나키즘이라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조차 아나키즘을 '공상 사회주의'의 아류라고 했겠는가. 아나키즘은 상아탑 책상물림의 판타지물 같은 구석이 있는데, 거꾸로 보면, 좋은 판타지 소설은 바로 그런 초현실적 이상적 차원에서 아나키즘적 관점을 내보일 때가 있다. 가령 철학자 그레고리 베스헴은 '호빗의 인생관'을 다음 여섯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단순한 것들이 주는 기쁨을 누릴 것, 근심을 털어버릴 것, 친밀한 인간관계를 가질 것, 선한 성품을 기를 것, 미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창조할 것, 경이를 재발견할 것" 등이다.

잘 알다시피, 판타지의 기본은 선과 악, 순수와 불순의 투쟁이다. 판타지 소설은 요정과 괴물, 마법사, 마녀 등이 등장해 권선징악, 파사현정의 테마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톨킨의 호빗'과 '루이스의 아이들'이 선과 순수를 상징한다면, 반지의 제왕은 권력과 자본이라는 거대 악의 상징이다. 저자에 따르면, 『반지의 제왕』은 "인간은 악을 부정할 수 없으나 악으로부터 선을 결과할 수 있다"는 선과 악의 상호의존관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톨킨은 『반지의 제왕』이 타자의 자유의지를 지배하려는 의도나 행위가 가장 나쁘다는 것을 말하는 작품이라고 자평했다. 판타지 소설은 진리와 정의의 테마를 다루고, 진리와 정의의 문제는 어김없이 정치적 노선과 결부된다. 정치적으로 톨킨은 민주주의를 거부하고 군주제를 찬양했다. 루이스는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를 경멸하고 세계와 인류에 대한 사랑을 주장했다.

저자는 루이스의 저서들 가운데 『네 가지 사랑』을 가장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루이스는 책에서 사랑을 필요의 사랑(바라는 사랑), 선물의 사랑(주는 사랑), 감사의 사랑(고마워하는 사랑) 세 가지 요소로 구분하고, 또한 사랑의 종류를 크게 애착, 에로스, 우정, 자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여기서 애착, 우정, 에로스는 자연적인 사랑으로, 자비는 초자연적인 사랑으로 구별된다.

저자는 줄곧 '우정'을 강조하는데, '반지원정대'를 '반지우정연대'로 바꿔 부르고, 프로도와 샘의 우정을 자유와 평등을 추구한 아나키즘적 우정의 전형으로 제시한다. 특히 반지우정연대에서 유일한 평민 출신인 샘이 "가장 중요한 우정 캐릭터"로 강조된다. 참고로, 반지 원정대 아홉 명 가운데, 간달프는 천상계 출신의 착한 마법사이고, 아라곤, 보로미르, 레골라스, 김리는 모두 왕족이나 귀족 출신이며, 호빗 친구인 피핀, 메리, 프로도는 샤이어의 명문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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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의 심리학 - 당장 써먹고 싶어지는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박수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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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비급을 훔치고 싶다면 소림사 장경각에 들어가야 한다. 나한진과 은둔 고승을 피해 잠입에 성공했다 해도, 수많은 장서들 가운데 최상승무공을 툭툭 골라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아니, 최상승이 굳이 아니어도 좋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목숨 하나쯤 건질 수 있는 필살기라든가, 아님 적어도 일대다 혼전의 와중에서 몸 성히 달아날 수 있는 경공술이어도 좋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기술을 간파해 낼 수 있는 안목과 식견이 있어야 한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목숨이 오가는 무협세계만이 아닌 일상세계에서도 그런 선택과 안목은 필수적이다. 우리 삶의 문제는 태반이 대인관계 문제다.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다룬 학술 분야에서 실용성 혹은 실전성을 따진다면 심리학을 따라갈 만한 게 없다. 심리학 논문들 가운데 인간관계 기술, 직장 업무 기술, 자기계발과 소비의 심리 기술을 추려놓은 실전서가 한 권 나왔다. "막막한 순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그런 명료한 내용 위주다. 일테면, "스트레스 해소에는 설거지만한 것이 없다", "눈을 맞추면 부탁 성공률이 높아진다", "중요한 날에 검은색 옷을 입으면 자신감이 솟아난다" 등이다.

나는 요즘 늘 양산을 챙긴다. "태양을 피하면 갈등도 피할 수 있다." 믿기는가. 믿긴다. 납득이 간다. 양산의 그늘이나 손풍기는 '참을 인'자 세 번보다 더 효과적이다.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서도 작열하는 태양빛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는가 말이다. 더운 한여름에는 되도록 외출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날이 무더우면 불쾌지수가 올라가기 마련, 실제로 기온이 높아질수록 흉악 범죄가 증가한다. 야구에서도 기온이 높아질수록 투수가 데드볼을 던질 확률이 높아진다. 자, 평화로운 삶을 원한다면 무더운 날씨엔 시원한 곳과 '아아'를 찾자. 아, 정치도 날씨를 탄다. 해면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해에는 해면 수온이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 때보다도 내전이나 내란 같은 정치적 혼란이 두 배나 더 많이 일어났다고. 요번 여름에도 아프리카 못지 않은 무더위가 예상되니 한반도 정세도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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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이해하는 다윈의 세계 - 일러스트 종의 기원
안나 브렛 지음, 닉 헤이즈 그림, 한성희 옮김 / 런치박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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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 중력의 법칙이 있다면, 생물학에는 진화의 법칙이 있다. 사회적 파장을 고려한다면, 진화론이 중력이론보다 서너 수 위다. 진화론은 진화생물학이라는 커다란 몸통을 자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철학 같은 인근 학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가령 심리학에선 진화심리학이 대두했고, 사회학에선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이 반짝 인기를 끌었으며, 철학 분야에선 마르크스의 유물사관과 들뢰즈의 차이의 반복론에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위대한 과학자 찰스 다윈의 연구와 저술 덕분에, 우리는 지구상의 생물들이 ('노아의 방주'에 의해 보존된 것이 아니라)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연계에서 수컷이 암컷보다 아름다운 이유를 그럴듯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다윈 진화론의 양대 기둥은 자연선택론과 성선택론이다. 자, 이 두 이론을 초등 자녀에게 설명한다고 치자.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나라면 먼저 '진화'를 다른 말로 풀어낼 것이다. 가령 '다양화', '변이', '선택', '적응' 등이 그러하다. 물론 이러한 말들도 하나하나 풀어줘야 한다. 아니면, '자연선택'이란 딱딱하고 중립적인 말 대신에 훨씬 박진감 넘치는 〈동물의 왕국〉 같은 느낌이 물씬 나는 '생존투쟁'이니 '약육강식'이니 '적자생존'이니 같은 말들을 들려줄 수도 있겠다.

아무리 생물학자라도 다윈의 진화론을 어린이에게 쉽게 설명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나는 차선책으로 안나 브렛의 《한 권으로 이해하는 다윈의 세계》(런치박스, 2024)를 골랐다. 자연 관찰에 매료됐던 다윈의 어린 시절부터, 그가 박물학자로서 새로운 대륙을 탐험하며 종의 다양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역사적 순간과 여러 실험과 연구로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개념을 구체화해가는 과정을 잘 풀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비글호 탐험》과 《종의 기원》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 소개는 물론, 다윈 당시에 잘 몰랐던 유전학에 관한 현대적 이해도 더불어 소개하고 있다. 일테면, "유전, 돌연변이, 자연선택이 함께 작용하여 진화가 이뤄진다."가 그러하다.

진화론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린 과학 꿈나무들이 이 책을 통해 생태계의 다양성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생태계의 상호의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명애를 보다 소중히 간직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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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근후 지음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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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 실감난다. 요즘 연륜 있는 노학자의 에세이나 인생론을 접할 때가 많으니 말이다. 아흔이 된 정신과 의사 이근후 선생의 에세이집 《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책들의정원, 2024)을 읽었다. 저자에 대해선 잘 몰랐고, 책을 집어든 건 일차적으로 출판사 이름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고, 책제목에서 뭔가 삶의 막바지 반전이나 반등을 꾀할 수 있다는 긍정의 뉘앙스를 읽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문을 펼치니 바로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는 명언이 나온다. 헬렌 켈러가 남겼다고 알려진 말이다.

선생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를 위해 살아갈 용기를 가져야"하고,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멋에 살면 된다"고 조언한다. 글 중간중간 미국의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 프랑스의 철학자 알랭을 비롯해 유명인의 명언들이 나오는데, 미국의 사회운동가 헬렌 켈러의 명언이 자주 소개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들로도 가득하다." 역시 헬렌 켈러의 멋진 말이다.

학창시절 선생의 스승인 정신과 주임교수의 구두선 "그건 네 문제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의 질문 내용에는 상관없이 언제나 "그건 네 문제다"라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한다. 양산 통도사의 경봉스님과 얽힌 에피소드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만약 석가모니 출가 당시에 정신과 의사가 있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궁금해한 선생에게, 경봉스님은 "너는 바로 그것을 버려라"라는 답변을 주셨다 한다.

선생은 국내 최초로 폐쇄적인 정신병동을 개방 병동으로 바꾸고, 정신질환 치료법으로 사이코드라마를 도입한 국내 정신의학계의 선구자이시다. 도서관에서 선생의 전작 두 권을 빌렸다. 《당신은 괜찮은 부모입니다》(다산북스, 2021)와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드는 법》(메이븐, 2019)이다. 선생은 슬하에 2남2녀를 두었는데, '별먼지'로도 불리는 유명한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가 선생의 큰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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