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 IFS가 전하는 행복한 커플의 심리학
리처드 슈워츠 지음, 권혜경 옮김 / 싸이칼러지 코리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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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심리 상담의 성과에 대해 나는 꽤나 미온적인 입장이다. 소문난 심리치료사를 찾아도 별 소용이 없다고 본다. 왜냐, 이론적으로 성공적인 심리치료의 열쇠는 상담을 받는 당사자 본인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돌봄이나 마음챙김이 심리치료의 대세가 된 게 아닐까 싶다. 우울증 같은 개인 치료보다 더 성과가 나쁜 것이 커플 치료다. 커플 치료의 성적은 낙제 수준이다. 치솟는 이혼율이 증거다. 세 커플 가운데 한 쌍은 4년 이내에 이혼하는 수준이다.

한번 금이 가기 시작한 부부 관계는 복구가 어렵다. 서로 피해자를 자청하면서 상대를 가해자로 몰아가기 일쑤다. 소통 부재와 공감 부족, 그리고 파트너의 잘못된 행동과 선택이 오히려 자신을 외도, 도박, 폭력, 알코올 의존 등의 일탈로 몰아갔다고 비난한다. 그러고는 변호사를 청해 손익계산만 따진다. 배우자는 다름아닌 전생의 악연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나마 커플 관계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치료법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이 리처드 슈워츠 박사가 고안한 IFS(내면가족체계) 모델이다. IFS 모델은 우리 내면의 다양한 하위 인격에 기반하고 있는데, "우리 내면에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들이 마치 소인격들처럼 존재하며, 우리의 참나가 이들을 알아나가고 관계를 맺으며 보살피게 되면 보다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단일 인격의 신화에 반대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다양한 '파트'로 이루어진 내면 가족으로 간주한다. 여기서 파트란 우리 내면의 다양한 생각, 감정, 감각, 믿음 등으로 볼 수 있다.

파트는 크게 '추방자'와 '보호자' 파트로 나뉜다. 추방자는 내면의 아이처럼 고통을 안고 있는 파트이고, 수치심과 버림받음 같은 초기의 애착 상처 때문에 생긴 응어리로 친밀감을 맺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이다. 보호자는 추방자를 보호하거나 추방자들이 시스템을 압도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보호자 파트는 다시 '매니저'와 '소방관' 두 가지로 구분된다. 매니저는 추방자의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 매사에 준비하고 통제하는 파트다.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매니저로는 비판자, 완벽주의자, 비관론자, 돌보는 자, 피해자가 있다. 소방관은 매니저가 실패하거나 추방자의 고통이 느껴질 때 주의 분산이나 무감각함, 과잉 보상으로 고통의 불을 끄는 파트다. 일반적인 소방관으로는 음주, 분노, 폭식, 쇼핑, 도박, 해리, 자해, 자살 사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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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5단어 영어회화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영어 대화법
백선엽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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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는 시험 영어에 길들여진 세대다. 그래서 그런지 시중에 나온 그 어떤 회화책을 보더라도 한결같이 왕초보용 교재처럼 보인다. 그런데 회화 교재는 일단 쉽고 짧고 볼 일이다. 일본의 영어강사 나카야마 유키코의 초간단 영어법 《영어는 3단어로》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예의와 겸양이 몸에 밴 우리는 영어를 복잡하게 꼬거나 엿가락처럼 늘이기 쉬운데, 그저 되도록 'S + V + O 구문'으로 말하는 직설법을 강조하고 있기에 꽤나 실용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최근에 같은 결의 회화 교재를 만났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영어 멘토 백선엽은 《3초 5단어 영어회화》(21세기북스, 2025)에서 "3초 안에 5단어로 핵심을 찌르는 영어 소통 능력"을 크게 강조하고 있어서 정보 전달의 효율성에 주목한 교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펼쳐 든 여러분이 '너무 쉬운 거 아냐'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본인의 영어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 회화는 단어나 표현의 난이도보다 스피킹의 유창함이 관건이다.

"실제로 영어 원어민의 일상 대화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대화는 짧고 단순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들은 5단어 이내의 짧은 문장으로도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고, 3초 안에 상대방의 말에 적절히 반응합니다."(5쪽)

애매한 표현은 메시지를 약하게 만든다. 심플한 단문으로 확실한 의도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미팅이나 협상,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로 메시지를 정확하고 강하게 전달하려면 짧고 직관적인 단어를 선택하면 좋다. 상황별 바로 쓸 수 있는 여러 핵심 표현들이 등장하는데, 맛보기는 다음과 같다.

▶What's your take? 어떻게 생각하세요?

▶Running late, sorry. 늦을 것 같아, 미안.

▶Any special deals? 할인행사 있나요?

▶Let's grab coffee sometime. 언제 우리 커피 한잔해요.

▶That's so you! 너한테 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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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든 안 믿든 궁금한 사주명리 - 내 안의 나를 발견하는 명리심리 입문서
박정희 지음 / 아티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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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명리학이 심리학보다 더 실용적이다. 명리학의 '명'은 타고난 성향과 기질을 말한다. 기질과 성향, 성격과 인격을 파악하는 방식은 명리학이 서구의 성격심리학보다 한 수 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명리학 내용에 MBTI 같은 성격 진단 검사나 다른 심리상담 이론이 끼어드는 것을 반기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관상학이나 성명학, 주역을 함께 다루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라고 본다. 명리학은 성격과 심리, 직업적성 파악을 넘어선 운명학이기 때문이다. 비록 '팔자 대로 살아간다', '팔자 도망은 못 간다'는 말이 있지만, 명리학은 작명, 색상, 숫자, 그림 등으로 개운을 해주는 방법쯤은 일러준다.

사주팔자를 통해 나의 성향과 기질, 배우자운, 재물운, 학업운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사주팔자에서 특정 오행이 많으면 그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가령 목화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성장과 변화를 추구하며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향을 보인다. 반면에 금수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신중하고 논리적이며 내향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한다. 토가 많으면 균형과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성격을 보려면 일지보다 월지를 먼저 본다.

명리학에는 있지만 MBTI에는 없는 게 바로 '육친'이다. 육친은 십성, 십신이라고도 부른다. 비견, 겁재, 식신, 상관, 편재, 정재, 편관, 정관, 편인, 정인 열 개로 구별된다. 비견과 겁재를 합쳐서 비겁, 식신과 상관을 합쳐서 식상, 편재와 정재를 합쳐서 재성, 편관과 정관을 합쳐서 관성, 편인과 정인을 합쳐서 인성이라고 한다.

육친은 오행의 상생과 상극 원리에 기반한다. 비겁(일간)은 식상을 생하고, 식상은 재성을 생하고, 재성은 관성을 생하고, 관성은 인성을 생하고, 인성은 비겁(일간)을 생한다. 한편, 비겁(일간)은 재성을 극하고, 재성은 인성을 극하고, 인성은 식상을 극하고, 식상은 관성을 극하고, 관성은 비겁(일간)을 극한다.

육친을 통해 인간관계, 사회적 욕구, 심리적 욕구를 파악할 수 있다. 사회적 욕구를 예로 들면, 비겁은 리더십과 대인관계의 주도성, 식상은 창의적 활동과 사회적 영향력, 재성은 부와 재물 성취, 관성은 명예와 권위, 인성은 학문과 전문성을 나타낸다. 심리적 욕구를 예로 들면, 비겁은 독립 심리(주체적, 자율성, 경쟁심, 고집), 식상은 표현 심리(감성적, 창의적, 자유로움, 변덕), 재성은 현실 심리(돈과 성공에 대한 욕구, 탐욕), 관성은 규율 심리(규율, 책임감, 도덕성, 원칙, 경직), 인성은 탐구 심리(지적 호기심, 직관력, 배려, 소극적)로 나뉜다. 십성 분석에 있어선 없는 십성과 과다한 십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과다하면 과다한 대로 인간관계나 심리적, 사회적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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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 신병주 교수의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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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가까이에 있다. 우리 문화 유전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역사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약간의 호기심과 발품만 들인다면 얼마든지 고즈넉한 역사적 정취를 한아름 담아올 수 있다. 궁궐, 산성, 정자, 사찰 등 역사적 장소와 건축물이 여전히 우리의 발길을 기다린다. 역사학자 신병주의 《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매일경제신문사, 2025)은 현장감이 있는 역사 서술이 매력 포인트다. 곧장 역사의 흔적을 찾아 답사를 떠나게끔 독자를 유혹한다.

서울 중심지에는 왕과 왕비가 살았던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5대 궁궐뿐 아니라 그들의 신주를 모신 종묘, 나아가 왕을 낳은 어머니들의 신주를 모신 칠궁 등이 모여 있다. '서울 촌놈'을 위해 가는 길을 잠시 살펴보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 2분 거리에 경복궁이 있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 5분 거리에 창덕궁이 있다. 그리고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나와 10분 거리에 창경궁이 있고, 지하철 1호선 시청역 2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 2분 거리에 덕수궁이 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에서 나와 도보로 7분 거리에 서울역사박물관이 있는데, 뒤편이 바로 경희궁이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11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3분 거리에 종묘가 있고,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와 무궁화동산까지 도보로 20분 이동하면 칠궁이 있다.

조선의 양대 호학군주는 세종과 정조다. 각각 집현전과 규장각이라는 학문 연구기관이자 왕실 도서관을 세웠다. 세종의 치적이 녹아든 역사적 명소가 경복궁이라면, 정조의 인생 서사가 녹아든 장소는 창경궁과 창덕궁이다. 정조가 태어난 곳이 창경궁 경춘전이고 49세의 나이로 승하한 곳도 창경궁 영춘헌이다. 창경궁에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을 위해 지은 자경전이 있다. 그리고 규장각은 창덕궁 금원 북쪽에 있다. 창덕궁 후원을 가장 잘 활용한 왕이 정조다. 창덕궁 후원에서 경치가 빼어난 10곳을 선정해 이를 '상림 10경'이라 했다.

경복궁의 건물과 사물은 당시 세종의 업적과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고종 시대 설치된 수정전이 바로 집현전이 있었던 곳이다. 경복궁은 웅장함보다는 실용성과 상징성을 위주로 만들어졌는데 ‘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하지 않게)'의 정신을 반영한다. 경복궁이 임진왜란 때 소실된 후 고종 때 중건되기 전까지, 창덕궁이 법궁, 창경궁은 경희궁과 더불어 이궁의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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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파괴자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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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트 효과는 정서적 학대의 대명사다. 가스라이트 효과란 상황이나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해 정서적으로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다. 30년 넘게 정신분석가로 활동한 심리전문가 로빈 스턴이 만든 술어다. 가스라이트 효과는 일상적이고 친밀한 대인관계, 가령 남편과 아내, 선생과 제자, 직장 상사와 부하 등 모든 '갑을 관계' 속에서 발생할 수 있다. 사적인 인간관계와 직장에서의 집단 괴롭힘은 대부분 가스라이팅과 관계가 깊다.

"가스라이팅은 자신이 항상 옳다고 여기며 자존심을 세우고 힘을 과시하는 ‘가해자(가스라이터)’와 상대방이 자신의 현실감을 좌우하도록 허용하는 ‘피해자(가스라이티)’ 사이에서 일어난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이상화하고, 그들의 인정이나 사랑, 관심이나 보호 등을 받기 위해 가해자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허용한다.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상대방에게 사랑과 인정을 갈구하는 사람일수록 가스라이팅에 노출되기 쉽다. 그리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만들기 위해 그러한 취약점을 십분 활용할 것이다."(12쪽)

가스라이팅은 아무도 모르게 자행되는 괴롭힘이다. 혼란과 의심의 씨앗을 뿌리며 상대를 정서적으로 조종하는 가스라이팅은 대부분 요란하지 않다. 하지만 때로는 모욕적인 언행, 자살 위협 또는 끔찍한 다툼 등 소위 '정서적 파멸'로 피해자를 위협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가스라이팅이 지금 사회 전반에 전염병처럼 만연해 있다. 저자는 세 가지 문화적인 요인을 지적한다. 바로 "성 역할의 근본적인 변화와 그에 대한 반발", "개인주의의 만연과 개인의 고립", 그리고 "사회의 압력과 세뇌"이다. 나르시시즘이 강한 사회나 엘리트 조직일수록 가스라이팅 경향이 심하다. 가령 미국의 트럼트 대통령은 가스라이팅 고단자다.

가스라이팅 효과란 명칭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영화 〈가스등〉에서 왔다. 평범한 여성이 남편의 지속적인 정서적 학대로 인하여 쇠약해지고 의존적으로 변해가면서 혼란을 겪는다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남편 그레고리는 부유한 아내 폴라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거짓말과 증거 조작으로 아내를 정신병자로 몰아간다. 그레고리는 폴라의 불안감과 자신에 대한 이상화를 이용해 그녀를 완벽하게 조종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가스라이팅의 가해자는 대부분 부모, 애인, 배우자, 상사, 스승처럼 피해자가 사랑하고 신뢰하거나 최소한 자신을 평가할 만한 권위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다. 가해자들은 이론상으론 매력적인 유형, 선량한 유형, 그리고 난폭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대다수 가해자들은 정작 이 세 유형을 번갈아가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가스라이팅은 가스라이터와 가스라이티가 함께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관계다. 피해자들이 가스라이팅에 걸려드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 때문이다. 여기에 가해자의 감정 폭발에 대한 두려움과 가해자와 하나가 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가해자의 왜곡된 견해에 세뇌당하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피해자는 스스로를 능력도 없고 현실감각도 부족한 사람이라고 믿게 된다. 가스라이팅은 정서적인 성장과 개인적인 발달을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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