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쬐기 창비시선 470
조온윤 지음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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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을 쬐며 느긋하게 읽어나가고 싶은 시집

일렁거리는 햇빛을 쫓아가는듯,
어둠 속에서도 온기를 잃지 않은듯,
내게 온 햇볕을 주어 담는다.

안녕하기를, 기억나지 않을 만큼 평온한 하루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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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는 햇볕이 한줌 엎질러져 있어
커튼을 쳐서 닦아내려다
두 손을 컵처럼 만들어 햇볕을 담아봅니다
「묵시」 중,​


환한 빛에 관한 일이라면 잘 알 수 있다
빛은 눈을 뜨게 하지만
눈을 멀게도 하지
빛은 눈을 감게 하지만 손을 더듬어
다른 손을 찾게도 한다
「백야행」 중,


시간은
부서지기 위해 지어지고
지어지기 위해 부서지는 모래성 같았다

그런 마음으로

종점까지 걸었다
종점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끝까지 걷게 했다
잠시 무너지고 나면 끝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콘크리트 산책법」 중,​


눈 감지 않아도 돼
밤에는 사라지는 것보다 태어나는 것이 더 많단다
네가 감싸고 있을 작고 흰 쌀알 같은 존재들도
이곳에서는 모두 이름을 갖게 된단다
「밤도 밖도 밝던」 중,​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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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일가 - 교토 로쿠요샤, 3대를 이어 사랑받는 카페
가바야마 사토루 지음, 임윤정 옮김 / 앨리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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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층과 지하의 찻집과 바. 말하자면 세 개의 얼굴이 있는 로쿠요사는 저마다 오쿠노 가족의 개성 강한 면면을 드러내며 독립적인 색깔을 지키고 있다. _8


교토 로쿠요샤, 3대를 이어 사랑받는 가게

만주의 작은 커피점 포장마차를 첫 시작으로 지금의 로쿠요샤가 있기까지의 일대기가 담겨있는 『커피 일가』

70여 년 동안 한 자리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면서 지금에 있기까지 얼마나 수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1대인 오쿠노 미노루와 야에코
만주에서의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지고, 미노루의 고향인 교토로 와 찻집 코니아일랜드로 시작한다.
하지만 첫 시작은 쉽지 않았다. 조금씩 단골이 늘고 장사가 될 쯤, 건물주의 퇴거 요청으로 나가게 된다.
옆 건물 지하로 찻집을 이전하고, 여기서 로쿠요사가 탄생한다.
그렇게 다시 시작하고 20년이 지나 지하점만으로 비좁아졌을 때, 1층 점포가 비어 지상으로 찻집을 옮기게 된다.

지하점은 선술집으로 개조해 밤에만 영업하는 바로 재출발하며, 첫째 아들 다카시에게 맡겨진다.
둘째 아들 하지메는 1층의 로쿠요사를 맡게 되고, 막내 아들 오사무는 음악을 하며 방황했지만, 마침내 지하 가게의 낮 시간의 찻집을 맡게 된다.
또 세월이 지나, 3대인 오사무의 아들인 군페이가 1층 로쿠요사를 맡게 되며, 가족 간의 갈등의 위기가 있었지만 극복하며 로쿠요사의 100년의 길을 향하고 있다.


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로쿠요사를 통해, 교토의 찻집 역사도 살짝 살펴볼 수 있었다.
글 속의 분위기로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게 되고, 상상했던 곳을 사진으로 마주하는 느낌은 색달랐다.

아들들이 새로 가게를 맡은 것처럼 손님층도 세대 교체를 겪게 되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쳐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각자 자신만의 찻집, 자신만의 커피를 찾아나가는 여정에 오사무와 군페이의 열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들을 믿는 미노루의 믿음까지.

오랜 기간동안 단골이었던 사람들에게 로쿠요사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게 되고, 그들의 추억과 삶에 로쿠요사가 깃들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시대가 변화하며 로쿠요사보다 더 오래된 가게도 문을 닫게 되는 모습도 지켜보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100년을 향해, 그 역사를 지키고자 하는 모습이 진하게 남는다.

3대 째 이어가고 있는 그들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단골들에겐 추억의 역사이기도 할테고, 앞으로도 수많은 다양한 역사를 지니게 되지 않을까.
만남, 소통의 장소였던 로쿠요사는 지금은 또 어떤 느낌으로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게 될까?

세 개의 얼굴이 있는 로쿠요사, 그 모습을 직접 느껴보고 싶어졌다.



작은 가게라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이 교차하는 로쿠요사에서는 다양한 인간 드라마가 전개되었다. 휴대전화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찻집은 손님들끼리 연락을 주고받는 중계소 같은 역할을 했다. 가게의 메모장에 전언을 남겨 손님 사이의 가교가 되기도 했다. 갑자기 내릴 비를 대비해 우산을 놔두는 단골손님도 있었다. 로쿠요사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목격자이자, 때로는 삶의 희비가 교차하는 곳이기도 했다. _54

진정한 후원자는 35년 이상 계속 다니고 있는 교토의 로쿠요사입니다. (...) 내게 찻집은 커피 맛이 좋은지 나쁜지가 기준이 아닙니다. 그곳에 감도는 공간이나 배어든 시간 따위를 좋아하지요. 제 추억은 이제 로쿠요사만 남았지만 말이에요. _143

로쿠요사라는 장소를 사랑하는 손님과 스태프를 끌어들여 가게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연결하고, 그 인연으로 다시금 가게를 이끌어가는 오쿠노 일가. 맛있는 커피뿐만 아니라 어딘가 피가 통하는 '이곳만의 공간'을 찾아 사람들은 발길을 옮긴다. (...) '100년 찻집'이라는 목표는 어느덧 군페이에게 종착점이 아닌, 통과점이 되어 있었다._220


[아트북스 서포터즈 활동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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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이야기
기 드 모파상 외 지음, 세레넬라 콰렐로 엮음, 마우리치오 콰렐로 그림, 박세형 옮김 / 미메시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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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짧은 단편으로 각색된 느낌이지만, 고딕 느낌을 맛보기로 보기 딱인것 같아요. 고딕 입문에 추천합니다. 유령을 소재로 중간중간 코믹한 편도 있어 흥미로웠어요. 무엇보다 삽화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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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 곽재식의 기후 시민 수업
곽재식 지음 / 어크로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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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지구를 멸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선 가뭄과 홍수, 폭염과 한파로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힌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난과 사고로 희생되는 사람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지, 분노한 지구가 인류를 징벌하는 최후의 순간을 피하기 위해, 경건한 마음으로 구름과 바람에 사죄하기 위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는 것은 아니다. _65


곽재식의 기후 시민 수업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는 기후변화에 대해 알기 쉽게, 접근하기 쉽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전달하고 있다.
정보만 던져주는 것이 아닌, 대멸종 사건과 SF, 설화과 함께 풀어내는 것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여러 오해들과 기술변화 적응 기술까지 전체적인 흐름과 시각으로 기후 변화 위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특히나 기후변화 위기가 멸종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지금 우리 곁에 닥친 현실을 바라보게 만든다.


기후변화의 충격은 인류의 멸망이 아니라 사회의 약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형태로 먼저 나타날 것이다. 기후변화는 종말론 신화처럼 세상을 쓸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_95


특히 2부 기후변화 미래 수업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다.
재생에너지부터 전기차, 수소차 등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단순하게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자, 전기차·수소차를 이용하자 식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갖고 있는 맹점들을 짚어주며 다양한 기술 연구와 더불어 기술 개발을 넘어 한계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설명해준다.

3부 기후변화 시민 수업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부분이 눈에 띈다.
기후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홍수와 가뭄, 폭염과 한파 등 현실적인 위기에 대비하고 대처하고 적응해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과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분명히 예상되는 만큼, 우리는 그에 대해 적응하고 대비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둑이라도 쌓아서 홍수를 막을 방법을 찾아내고, 저수지라도 만들어서 가뭄에 견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피해자를 줄일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기후변화를 되돌리지는 못한다. 전기차나 수소차, 태양광발전소나 풍력발전소 같은 새로운 사업을 벌이며 투자를 많이 받는 회사들과 연결되지도 못하기 때문에 자주 언급되지도 못한다. 때문에 덜 인기 있는 주제다. 그러나 기후변화 적응 기술은 당장 기후변화 때문에 피해를 입을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_381


그동안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나부터 작은 실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나는 과연 어떤 실천을 하는 것이 당장 중요한지 알아내기 위해 더 애쓰고, 더 잘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을 생각할 때, 귀여운 북극곰들이 당황하는 모습만을 떠올리기보다는, 급작스러운 집중호우에 배수가 역류하는 도시의 반지하 방에 사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인지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해볼 수도 있겠다. _439


[어크로스 A.B.C 활동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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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생각한다 창비시선 471
문태준 지음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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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더불어가는 계절의 변화를 잔뜩 느끼며,
봄을 맞이하는 기분이다.
아침은 매일매일 생각한다.
아침은 매일매일 말한다. 
세상에,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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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휘어진 수양버들 가지에
봄빛은
새는 노래하네

간지럽게 
뿌리도
연못의 눈꺼풀도
간지럽게

수양버들은 
버들잎에서 눈 뜨네
몸이 간지러워
끝마다
살짝살짝 눈 뜨네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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