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쬐기 창비시선 470
조온윤 지음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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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을 쬐며 느긋하게 읽어나가고 싶은 시집

일렁거리는 햇빛을 쫓아가는듯,
어둠 속에서도 온기를 잃지 않은듯,
내게 온 햇볕을 주어 담는다.

안녕하기를, 기억나지 않을 만큼 평온한 하루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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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는 햇볕이 한줌 엎질러져 있어
커튼을 쳐서 닦아내려다
두 손을 컵처럼 만들어 햇볕을 담아봅니다
「묵시」 중,​


환한 빛에 관한 일이라면 잘 알 수 있다
빛은 눈을 뜨게 하지만
눈을 멀게도 하지
빛은 눈을 감게 하지만 손을 더듬어
다른 손을 찾게도 한다
「백야행」 중,


시간은
부서지기 위해 지어지고
지어지기 위해 부서지는 모래성 같았다

그런 마음으로

종점까지 걸었다
종점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끝까지 걷게 했다
잠시 무너지고 나면 끝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콘크리트 산책법」 중,​


눈 감지 않아도 돼
밤에는 사라지는 것보다 태어나는 것이 더 많단다
네가 감싸고 있을 작고 흰 쌀알 같은 존재들도
이곳에서는 모두 이름을 갖게 된단다
「밤도 밖도 밝던」 중,​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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