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강 캐트린 댄스 시리즈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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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은 완전 지옥 같았어요. 영화에서 지옥 얘길 많이 하잖아요? 하지만 다 틀렸어요. 지옥은 바로 저 안에 있었다고요." (112)


캐트린 댄스 시리즈의 제 4권, 『고독한 강』

처음 만나는 제프리 디버, 띠지의 '스릴러의 제왕'의 문구에 너무나 궁금해 이 책을 선택했다. 기존 시리즈를 읽지 않았어도 몰입하는데 충분했고, 두꺼운 분량이지만 계속되는 궁금증에 페이지가 훅훅 넘어간다. 동작학 전문가라는 새로운 점도 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자신의 자녀들의 동작학을 놓치는 모습은 왠지 더 현실적인 면을 더 보여주는 것 같아 더 흥미로웠다. 

이 소설은 클럽 사건을 시작으로 8일 간의 일을 그리고 있다. 클럽 사건부터 다양한 곳에서의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긴장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점은 긴장감을 주면서도 사건에서 벗어나 가족 이야기를 넣어줌으로써 긴장감을 완화시켜준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것 또한 뒤로 갈수록 사건이 되는 느낌이 있어서 끝날 때까지 어떻게 될지 너무나 궁금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클럽 사건의 범인만 잡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놓치고 있던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게 놀라웠다. 그래서 두께감이 두둑한 것인지도!

공포를 가지고 노는 범인의 모습. 그리고 죽음이라는 공포 앞에서 광기 어린 사람들의 모습. 정말 상상하기 싫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나도 당연히 패닉이 왔을 것 같아 더욱 소름이 끼쳤다. 그 혼돈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범인의 모습부터 무엇보다 범인의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된 그 상황들이 정말이지 끔찍했다.

여러 소름끼치는 상황들 중에 더 무섭게 와닿았던 장면은 클럽 비상구를 막았던 트럭의 주인, 빌리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폭력들이었다. 왜인지 다른 사건들은 현실 속에서 너무나 상상하기 힘든것 같은데, 이 장면은 빌리의 잘못이다 아니다가 판단이 되기 전에 가해지는 비난과 폭력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와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엘리베이터에 갇힌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엘리베이터 씬도 엄청 긴장하면서 봤다.

중간중간 불안감,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장면들이 있어 역시 스릴러는 이런 맛이지 하는 느낌에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앞서 시리즈의 3권과 앞으로 나올 시리즈도 궁금해지고 기대가 된다. 



그는 관객들이 알아서 죽어주기를 바랐던 거예요. 사람의 지각과 느낌과 혼돈을 가지고 논 것이죠. 사람들이 뭘 봤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뭘 믿는지가 중요하죠. 바로 그게 그의 무기예요. 공포. 모든 게 그가 짠 계획대로 이루어졌어요. (271)​


[김영사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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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구 : 흙의 장벽 2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6
마리즈 콩데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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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아들들이 전 세계로 흩어지는 일을 당하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아들 중 한 명은 노예로 잡혀서 브라질로 끌려갔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다호메 왕국에서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들은 각자 그 낯선 땅에 아들들을 남겼습니다. 가문의 수장이 된 이상, 저는 계속해서, 우리의 조상들이 만족과 위안을 느끼실 수 있도록 흩어진 그 아이들을 전부를 한 지붕 아래 모으려고 할 겁니다. 말씀드리건대, 우리 아이들이 현재 어디 있든지 간에, 그 아이들은 세구로 향하는 길에 오를 겁니다. _291



에세 서포터즈의 마지막 책은 18세기 세구 왕국(현재는 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의 도시)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 『세구:흙의 장벽』이다. 세구의 영광의 최정점인 시기를 시작으로 세구 왕국이 무너져 내리는 역사의 비극 속의 트라오레 가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총 900페이지라 나름 여유를 가지며 읽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더디게 나가서, 마감 날짜를 지키지 못했다. 아무래도 역사 소설이기에 등장인물이 많았고, 심지어 이름이 두 개씩, 세구를 시작으로 다양한 도시들과 밤바라족, 페울족 등 낯선 명칭들이 익숙치 않아 머리속에 정리하는데 좀 애를 먹었다. 
그렇지만 트라오레 가문의 이야기로 시작해 그 속에 담긴 아프리카의 혼란스럽고 격정적인 시기의 역사를 그리고 있어 나는 내가 몰랐던, 내가 가본 적 없는 과거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낯선 세계를 여행한다. 

『세구:흙의 장벽』에서 트라오레 가문의 수장인 두지카의 아들들인 티에코로, 나바, 시가, 말로발리를 통해 크게 종교와 노예 무역, 인종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방대한 내용이라 흥미로웠던 부분 위주로 적어본다.

우선 흥미로웠던 부분은 세구가 갖고 있는 샤머니즘을 토대로 물신을 숭배하는 모습이었다. 물신을 숭배하며 볼리같은 새로운 문화들을 엿볼 수 있었고, 우리가 사주를 보듯 세구에서는 주물사를 통해 점을 보며, 답을 찾아가며 맹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물신만을 숭배하는 세구에서 두지카의 장남인 티에코로가 돋보인다. 가부장제, 일부다처제, 장남 위주의 사회에서 티에코로는 세구 역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이슬람으로 개종하게 된다. 세구 밖의 세계에서 그가 경험한 건 차별과 멸시, 그리고 이슬람에 대한 믿음. 세구와 이슬람의 대립되는 그 사이, 어떻게 보면 이도저도 아닌 티에코로의 이중적인 면을 엿볼 수 있었다. 세구 식으로 나디에를 강간해서 첩으로 삼지만, 나디에에게 욕망을 느끼는 한편 나디에의 여성의 지위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나디에가 낳은 장남이 아닌 다른 귀족 아내에게 낳은 자식을 진정한 장남을 인정하는 모습과 차별과 멸시를 당하면서도 자신 또한 차별과 멸시하는 모습에서 사람이 가진 은연중의 이중적인 모습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했다.

노예의 자식 시가와 첩인 페울족의 자식 말로발리를 통해 볼 수 있었던 모성의 그리움과 인정욕구. 시가는 티에코로와 함께 떠났지만, 큰 형과 떨어져 나귀몰이꾼을 거쳐 상인의 조수로 일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문명을 어느정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특히 가족에서의 지위를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절실히 드러난다. 결국엔 가문의 수장이 되어 뿔뿔히 흩어진 그들의 아들들을 세구로 모으려고 한다. 말로발리는 큰 어머니의 사랑을 잠시간 독차지했다가 다른 아이들에게 밀려나고 첩의 자식임을 알게되며 자신의 친모를 원망하고, 다른 아이들을 질투한다. 큰 형과의 반감에 집을 떠나 결국에 만나게 되는 로마나와의 만남을 통해 물신에서의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되어 새로운 영혼으로 이어진다는 것처럼 인연과 운명의 모습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나바는 사냥을 갔다 납치되어 노예가 되어 팔려가고, 비슷한 처지인 노예가 된 아요델레(로마나)를 만난다. 아요델레에게 지옥같은 시간에서 유일한 빛이었던 나바. 나바의 죽음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간다. 그렇게 젊은 남편의 모습으로 찾아온 말로발리. 그리고 티에코로의 자식인 모하메드와 에이샤의 관계도 눈여겨보게 된다. 이렇게 뿔뿔히 흩어진 그들의 자식들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인연과 운명을 맞이할지 이후의 이야기도 상상하게 만든다. 

아프리카의 격변기의 혼란을 어김없이 느껴볼 수 있었고, 아프리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는 모습과 결국 파괴되고서야 깨닫게 되는 것. 그 전에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로 존중하며 함께 어우러 살아가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에세 서포터즈를 하며 새로운 작가와 낯설지만 다양한 세계를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내게 세계 문학에 대한 장벽을 낮춰주었다. 6개월 동안 에세에 대한 믿음은 점점 쌓아졌고, 앞으로 나올 출간 예정작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알파 기다도는 티에폴로의 시신 곁에 무너진 채였다. 조금 전만 해도 그는 자신의 신앙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알라를 위해 알라에 의해서만 살아왔더랬다. (...) 하지만 "알라가 내 남편을 죽였다!"라는 그 외침이 머릿속에서 계속 울려 퍼졌다. 퍼뜩 보편적인 신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은 저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신을 숭배할 권리가 있으며, 인간에게서 삶의 주춧돌인 그의 신앙을 빼앗는 행위는 그를 죽음에 처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왜 알라가 파로나 펨바보다 더 가치가 나가겠는가? 누가 그렇게 결정했는가? 눈물이 얼굴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그는 마치 자신이 아버지를 빼앗기기라도 한 것처럼, 이제 자신들의 불행을 깨닫기 시작한 영지의 고아들처럼 티에폴로의 가슴팍에 이마를 댄 채였다. _459


[에세 서포터즈 활동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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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2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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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조트, 너는 세상을 바꾸게 될 거야."
캘빈은 저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 말을 입 밖에 낸 순간 사실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엘리자베스는 세상에 필요한 아주 혁명적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제아무리 반대파들이 몰려와도 불멸의 존재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벌써 첫 번째 추종자를 달고 오지 않았나. _103, 1권


도서전에서 받은 샘플북으로 시작해서 2권 완독!
샘플북 받을 때도 샘플북 같지않은 두툼한 두께에 놀랐는데. 

(150페이지나 됩니다! 두둡)
재밌다는 이야기가 들려와 궁금증에 펼쳐보게 되었다.


남성 과학자가 넘쳐나는 1960년대 미국,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의 이야기.
무엇보다 샘플북 마지막 소름돋는(?) 문장에!!
뒷 내용을 참을 수 없어 바로 지하철을 타고 교보문고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엘리자베스 조트의 캐릭터와 요리와 화학의 신선한 결합, 속도감있는 전개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조금은 판타지한 느낌이 있지만, 엘리자베스 못지 않은 매드와 해리엇, 무엇보다 여섯시-삼십분까지 참 좋았다.

애플TV 드라마가 기다려진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려보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 _236,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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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2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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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북을 시작으로 빠른 전개와 이야기에 흠뻑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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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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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을 인상깊게 읽었는데, 닮은듯 다른 매력이 있을것 같아 선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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