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오토바이 사 줘!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08
미셸 피크말 지음, 이정주 옮김, 토마스 바스 그림 / 국민서관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이것저것 얼마나 신기하고 이쁜 것들이 많은 세상인가요?

아이들 뿐 아니라, 제 마음 속에서도

'이거 갖고 싶다! 이거 사줘! 저것도 너무 예쁘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죠.

우리의 생활은 거의 모든 것이 무언가를 구매하고 향유하는 것이죠.

가끔은 온 세상이 거대한 백화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죠.

 

대형 마트에서 빨간 오토바이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피콜로는

그 때부터 오로지 그걸 갖고 싶다는 생각 밖에 하지 못하죠.

엄마는 피콜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득하기 시작해요.

엄마들이라면 한번쯤 써봤을 온갖 방법을 다 쓰지요.

조목조목,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고 설득해 보지만 피콜로는 이해하지 못하죠.

입씨름 끝에 나온 엄마의 한숨에 피콜로는 말해요.

"엄마, 왜 한숨을 쉬어요? 빨간 오토바이가 좋은 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세상에 이렇게 좋아할 것이 많은 아이를 야단만 칠 수도 없구요.

금새 또 다른 것이 갖고 싶어지는 우리의 마음은 아이나 어른이나 같은걸요.

 

이 책은 마트에서 나오는 엄마와 피콜로의 모습으로 끝나지 않아요.

중요한 부분은 그 다음에 있답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심어주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한 '소비'라는 개념을

'함께 생각하기''놀면서 생각하기''질문하며 생각하기''한 뼘 더 생각하기'라는 과정을 통해

차근차근 마음 속에 심어주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 돈으로 살 수 없지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것들,

너무너무 갖고 싶었지만 얻자마자 싫증나 버린 물건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 등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면서

생각이 한 뼘 한 뼘 자라게 도와주지요.

 

한창 갖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 많았던 저에게

너무나 슬기로운 '배움과 나눔'을 준, 고마운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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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 한 번에 1초 - 시간이란 무엇일까?
헤이즐 허친스 글, 이향순 옮김, 케이디 맥도널드 덴톤 그림 / 북뱅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시간'이란 개념처럼 모호하고, 설명하기 힘든 것이 어디 있을까?

그토록 상대적이기에, 10분의 1초, 100분의 1초까지 인식 불가능한 정도의 단위까지 적용되는 '시간'

모든 걸 보고, 만지며 알아가는 아이에게 '시간'을 가르친다는 건 참으로 막막한 일이었어요.

 

엄마, 아빠가 늘 들여다보는 시계를 자기도 언제부턴가 쳐다보며

"난, 1분에 어린이집 갈 거야!"

"난, 1분에 잘 거야!"

하는 아이에게 그 '1분'이 뭘 의미하는 건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일이었죠.

 

"벌써 10시야. 자야지. "

"난 9시에 잘 거야."

"9시는 벌써 지났어."

"아닌데. 9시 아직 멀었는데."

이런 실랑이들을 거의 매일 한 것 같아요.

숫자를 알아가는 아이였기에 시간도 점차 알게 되리라 생각했지만, 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죠.

 

그런데, 제 눈을 번쩍 뜨이게 한 이 문장.

"딸꾹질 한 번에 1초."

 

이렇게 설명하는 법이 있었구나 했죠.

아이들이 정말 피부에 닿게 모든 시간 단위들을 설명해 놓았더라구요.

1초에서 1분, 1시간, 하루, 일주일, 1달, 1년......

그리고, '어린 시절'까지......

엄마 뺨에 뽀뽀하는 시간이 1초였군요.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 1분이 흘러가고,

함께 멋진 모래성을 쌓는 데 한 시간이 걸리고,

이것저것 여러 가지로 채울 수 있는 빈 컵 같은 하루.

그렇게 하루하루가 이어지는 어린 시절....

작가의 말대로 아이의 어린 시절이 정말 오래오래 계속되었으면 하고 소망을 품게 되는 것은

이 책에서 설명한 '시간'들이 모두 행복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일 거예요.

 

우리 아이에게 다정히 뽀뽀하는 시간은 겨우 1초,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부르는 시간도 겨우 1분인데,

그 시간들을 너무 아끼며 산 것 같아요.

아주아주 길지만, 스쳐가고 나면 돌아갈 수 없는 아이의 어린 시절을

더 행복한 1초,1초로 채워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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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ㅣ 푸른도서관 36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서 온 걸까?
이 아이들의 차가움은.
무엇으로도 깨뜨려지지 않을 듯한 이 냉기는.

이제 '악인'은 없다.
'악한 사회'의 '연약한 구성원'들이 있을 뿐.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가련한 변명만이 남는다.

'진실'은 세상을 지배하는 편견이 압승한 다수력의 원칙 아래 무참히 밟히고,
우리는 결국 진실은 없다고 믿게 되어간다.
진실을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바보'는 세상에 없다고 그렇게......
우리는 허망한 '껍데기' 속에 갇혀가고 있다.

 '봄이 같은 애가 그런 재주라도 있어서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사실을 늘 다행스러워 하고 있었다.'는 선생님부터
편견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 교실은 우리의 세계이다.
 '맞선 시장은 사람의 감정까지도 철저하게 등가교환으로 환산하는 씁쓸한 곳이었다.'라고 말하는 선생님이지만,
그녀의 교실이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은 곳이란 건 모른다.
보이는 가치에 따라 점수를 매겨 자기에게 딱 그만큼의 마음만 주고 상대해 주는 것이  '정당'해진 사회. 
거기 물든 아이들은 교실에서 유일하게 진실한 존재인 봄이를 기만하고 이용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불편한 '진실'을 추방한다.

사실, 가엾은 것은 봄이가 아니라 아이들이다.
진실을 보고도 외면하는 아이들,
자신이 진실하지 않기에 그 누구도 진실하리라 믿을 수 없는 아이들.
평생 '진실'을 두려워 하고, 꽁꽁 숨기며, 결국엔 '자신의 진실'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될 이 아이들을 
어떻게 이 얼음 속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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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ㅣ 이야기 보물창고 17
이금이 지음, 최정인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삼요병'이라는 못된 전염병.
엄마 아빠가 무슨 말을 해도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하고 입을 다물어버리는 아이들.
의사선생님이 내린 '매'라는 처방 때문에 아기코끼리 밤부는 그 말을 참고, 참고, 또 참아 보지만,
결국은 치료되지 못합니다.

아이들의 꼭꼭 닫힌 방문처럼 꼭꼭 닫힌 마음.
그 문에 걸린 경고 문구 - '들어오지 마시오'

아이들은 왜 이런 병에 걸린 걸까요?
엄마는 '옳은 것'을 보고, 가르치려 하죠.
하지만, 아이는 그저 '좋아하는 것'만 알죠.
어떻게 보듬어야 할까요?
사실, 아이들의 이 말들은
"내가 꼭 말해야 알아요? 엄만 다 알잖아요. "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걸 거예요.
우리가 세상 누구에게 또 이렇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릴 수 있을까요?
그냥 아무 말도 안해도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엄마니까, 이런 말도 하게 되는 거겠죠.
아이들과의 모든 문제가 그러하듯 아마 시간만이, 사랑만이 이 불치병의 해독제일 거예요.

어른이 된 우린 감히 할 수 없는,
하지만 지금도 적잖이 외치고 싶은..그러면 가슴이 후련해질 것 같은 세 단어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가 이 책의 제목입니다.
같은 제목의 이야기를 포함해 네 개의 짦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죠.

첫번째 이야기 <기절하는 양>은 잔소리 안 듣고 야단 안 맞고 벌 안 서고 싶은 마음에
충격을 받으면 기절하는 양이 되고 싶다고 간절히 소망하는 승현이의 이야기입니다.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가면서 웃음이 납니다.
신나는 일만 하고 싶고, 싫은 일은 피해가고 싶은 마음은 아이들만의 것은 아니죠.

두번째 이야기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뒤엔 <열려라, 맘대로 층!>이 이어집니다.
집안 사정 때문에 학원을 다니지 못해 함께 놀 친구가 없다 보니, 엘리베이터를 친구삼게 된 하늘이.
경비 아저씨에게나 자장면 아저씨에게나 골칫거리인 아이지만,
저희 아파트에 있다면 저 또한 따끔히 야단쳤을 아이지만, 그 사정은 참 가슴 아픕니다.
마법처럼 맘대로 즐기고 맘대로 가질 수 있는 '맘대로 층'의 문이 열리지만.....
상상치도 못했던 난관에 부딪히죠.
아마, 하늘인 다시는 엘리베이터 장난을 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네번째 <누리는 꾸꾸 엄마>에는 드디어 완전히 사랑스러운 아이 누리가 등장하죠.
엄마의 생일 선물을 사겠다고 빨간색 돼지 저금통에 열심히 저금을 하며
'꾸꾸'라고 이름 붙여 안고 자고, 안고 다니지요.
너무너무 열심히 저금한 거라 엄마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사 줄 수 있다는 누리의 말에는
왠지 가슴이 찡해 와요.
어떤 동화 속 아름다운 공주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는 마음에 꼭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이야기 속 아이들은
바로 제 아이 같기도 하고, 어린 시절 제 모습 같기도 합니다.
밉상이고 답답하지만, 그러면서도 껴안아주고 토닥거려주고 싶은 아이들...
그 마음에 귀를 기울여 잘 듣고 대답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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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스 우즈의 그림들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9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지음, 원지인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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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버려짐'으로 삶의 처음을, 시작을 기억하는 아이.
홀리스 우즈는 그런 소녀입니다.
열두 살까지 그녀는
누구에게도, 심지어 세상에게도 속하지 못한 아이였습니다.

문제투성이 고아로 낙인찍혀
스스로를 그 틀에 가둔 홀리스는
정작 자신을 찾아온 행복 앞에서
두려워하고 움츠러들어 도망치고 맙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에 쓰는 가시투성이 홀리 가지처럼
그녀는 어쩌면 세상 어떤 사람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혹독했었습니다.
자신은 행복할 자격이 없는 아이라고, 연신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있었던 겁니다.

이런 홀리스가 안타깝고 가슴아픈 건
우리 자신에게도
그런 연약함과 두려움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내가 무언가를 망치고 있다는,
사람들이 나의 실체를 알면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어떻게 해 보아도 내 힘으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마음 깊이 자리한 어둠과 외로움 말이예요.
이 마음의 벽이
우리와 행복 사이를 가로막습니다.
우리를 구원하는 건 오직 하나......
따뜻한 포옹일 뿐.

그 순간이 오면
우리가 진정으로 꿈꿔 온 그림 같은 세상을 보게 될 겁니다.
홀리스가 자신이 무엇을 보는지도 깨닫지 못한 채
사랑을, 희망을 그려왔던 것처럼
우리에겐 이미 그 빛이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눈은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눈을 뜨게 하는 건
오직 사랑 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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