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푸른도서관 36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서 온 걸까?
이 아이들의 차가움은.
무엇으로도 깨뜨려지지 않을 듯한 이 냉기는.

이제 '악인'은 없다.
'악한 사회'의 '연약한 구성원'들이 있을 뿐.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가련한 변명만이 남는다.

'진실'은 세상을 지배하는 편견이 압승한 다수력의 원칙 아래 무참히 밟히고,
우리는 결국 진실은 없다고 믿게 되어간다.
진실을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바보'는 세상에 없다고 그렇게......
우리는 허망한 '껍데기' 속에 갇혀가고 있다.

 '봄이 같은 애가 그런 재주라도 있어서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사실을 늘 다행스러워 하고 있었다.'는 선생님부터
편견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 교실은 우리의 세계이다.
 '맞선 시장은 사람의 감정까지도 철저하게 등가교환으로 환산하는 씁쓸한 곳이었다.'라고 말하는 선생님이지만,
그녀의 교실이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은 곳이란 건 모른다.
보이는 가치에 따라 점수를 매겨 자기에게 딱 그만큼의 마음만 주고 상대해 주는 것이  '정당'해진 사회. 
거기 물든 아이들은 교실에서 유일하게 진실한 존재인 봄이를 기만하고 이용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불편한 '진실'을 추방한다.

사실, 가엾은 것은 봄이가 아니라 아이들이다.
진실을 보고도 외면하는 아이들,
자신이 진실하지 않기에 그 누구도 진실하리라 믿을 수 없는 아이들.
평생 '진실'을 두려워 하고, 꽁꽁 숨기며, 결국엔 '자신의 진실'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될 이 아이들을 
어떻게 이 얼음 속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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