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상상력 키우기 마음껏 그려 보자 2
앤드루 파인더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보물창고의 '그림 그리는 그림책'들은 정말 저에겐 효자상품이예요~
이 책 한 권이면 아이가 한 시간은 즐겁게 놀거든요~~ ^^

이번에 새로 나온 '그림으로 상상력 키우기'가 도착했네요!
아, 정말 상상력의 고갈을 느끼는 저에게 더 필요한 책이 아닌가?
지금이라도 키워진다면, 저도 옆에서 같이 좀 해야겠어요!! ^^:



아이는 벌써 "와아!"하고 환호성을 치더니,
처음부터 끝까지 넘겨보며 뭘 그려볼까 고민하네요.

처음 간택받은 주제는 역시나..
먹는 거네요! ^^:




고기에, 소세지에, 당근, 양파, 베이컨, 오이..생각나는 건 다 굽고 봅니다.
양쪽 끝 꼬치에 끼워진 붉은 색과 하얀 색으로 된 네모진 것이 베이컨이랍니다.
노란색은...
아시겠어요? 
계란후라이래요..^^


다음은 기세좋게 말을 그려보겠다고 하더니...
음....



어째 정체를 알 수 없는 유전자조작생물이 등장했습니다..^^:;


그 다음엔 서커스~



줄타기하는 남자가 양손에 들고 있는 건 뼈다귀래요.
아래에 있는 희한하게 생긴 동물에게 줄을 타면서 뼈다귀를 던져준다네요.
아저씨 옆의 주황색 그림자는 유령이라는군요..
유령까지 출연하는 서커스라.. ^^;;


마지막으로 그린 건...
역시, 처음과 끝은 먹는 것이네요..^^;




공룡들의 저녁식사인데, 한 녀석이 자기는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수프, 당근, 딸기, 토마토와...
"생선은 먹겠지?"하며 생선 한 마리를 그렸네요.
제가 "공룡들 배고프겠다. 덩치들이 이렇게 큰데, 음식들이 너무 작은 거 아냐?"했더니
"접시가 작아서 큰 건 떨어져. "합니다... ^^:




후식으로는 쿠키와 아이스크림, 콘프레이크를 차려주었네요.
아무쪼록,  건강을 생각해 소식하는 공룡들이길 바래요~ ^^

이렇게 한 시간을 종알종알 이야기해가며 그림을 그렸네요.

항상 공주랑 하트, 드레스만 그리곤 하는데..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생각해가며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으니
너무 좋아요.
아이 곁에서 저도 함께 요래조래 생각해보게 되네요.
정말 상상력이 숑숑숑 자라나게 해 줄 그리기 책이예요~ 
내일은 또 어떤 상상을 해 볼까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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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올 에이지 클래식
안네 프랑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내게도 일기장에 이름을 붙이던 시기가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였던가...

처음 '안네의 일기'를 읽고 안네를 따라 그랬던 기억이 난다.

다만 내 일기장의 이름은 몇 번 바뀌었었다.

처음엔 '키티'처럼 마음 속의 친구로 시작되었지만,

정말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상대의 이름을 지닌 때도 있었다.

그 어떤 때이든 일기장은 나를 담아주었다.

그 때...

세상은 너무나 불합리하고, 어른들은 모두 비겁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으며,

막 품기 시작한 꿈은 너무나 멀고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았던 그 때......

내가 말하고 내가 듣던  밤들 속에

일기는 '나' 자신이면서 '나' 이상의 존재였다.

그리고, 유일하게 '한번 내뱉은 말도 주워담을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 안네처럼, 나도 여러번 '내가 전에 왜 그랬었지? 어떻게 됐었나 봐. 잊어줘.'하고 말했고

그러면, 그 전의 어린 나는 용서되었고 이해되어졌다.
 

 

내가 안네와 비슷한 나이였을 때 읽었던 '안네의 일기'를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읽으며

가끔은 웃고 가끔은 설레면서도, 계속 슬펐다.

말할 수 없이......

이 총명하고 용기있는 소녀가 어떻게 세상을 떠나게 되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모든 반짝임이 아팠다.
 

특히, 안네의 일기에서 그 시절의 내가 보일 때...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음에서 오는 고독감,

엄마에게 사랑을 느낄 수 없다는 이유로 비교적 딱딱하다고 느껴지는 호칭인 '어머니'를 사용하는, 그 시기 특유의 단호하면서도 유치함,

세상에서 잊히고 마는 인생을 살지 않겠다는 결의와 확신,

어른들의 어리석음과 무분별함에 대한 분노에 불타올라, 그냥 읽어도 빛의 속도로 휘갈겨 써 내려갔음이 분명한 페이지들......

나와 비슷한 시간들을 지냈던 이 생기넘치는 소녀가

여전히 또 영원히 '소녀'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겨졌음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녀가 안타까워질수록, 사랑스러워질수록

이 잔혹한 세계가, 전쟁이, 인간이 증오스러워진다.

어떤 정의인가?

어떤 명분인가?

이 소녀의 자유와 숨결을 빼앗을 만한 것은?  
 

 

2년이라는 시간을 하늘 한번 마음껏 바라보지 못했던,

그저 자전거를 타고 춤을 추고 휘파람을 불고 세상을 바라보고 젊음을 만끽하고 내가 자유로운 사실을 깨닫고 싶었던,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 간절했던 안네...

 

그러나, 그 아이의 저녁기도는 이러했다.

"선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세상에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
 

 

지금도 이 세계 곳곳에선 어른들의 탐욕 탓에 아무 죄도 없는 아이들이 굶주리고 아프고 죽어간다.

또다른 안네들...

수만의 안네들...

그리고 지금도, 그 아이들의 눈망울은 반짝인다.

작은 손길 하나에, 목마름을 축여주는 물 한 모금에 기뻐한다.

아이들은 이 처참한 순간에도 "선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움"을 본다. 믿는다.

왜냐하면...

그들 자체가 선하고 소중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일기 속 안네는 우리에게 흑백의 '영원한 소녀'로 남았지만,

또다른 안네들은 자라서 어른이 된 모습들을 보고 싶다.

그렇게....

안네의 그 믿음을 우리 모두가 가지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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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똑똑한 아이 키우기 마음껏 그려 보자 1
니칼라스 캐틀로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를 키우며 참 많은 것들을 배우고 돌이키게 되었지만,
그 중에 가장 놀라웠던 것이었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그건, '맞아! 나도 어릴 땐 그림 그리는 걸 참 좋아했었지!'였어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수학, 미술과는 "안녕!"을 했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가장 좋아했던 수업 중 하나가 미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예요.
그렇게 언제 멀어졌는지도 모르게 잊었던 그림 그리기와
아이가 손에 서툴게 크레파스를 쥐고 선 하나 그리는 것에 환호하던 그 순간부터
다시 해후하게 되었지요.
 
무엇이든 상상하며 즐겁게 그리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참 부럽습니다.
아이가 물어보는 그 많은 것들을 아는 것 같지만, 그려보려고 하면 겁부터 납니다.
그게 어떤 건지 너무 많이 봐 왔고, 그 이상의 무엇도 엄마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거든요.
 
그림 그리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깨달았습니다.
'아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 너머 알지 못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찾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아이가 평생을 성장해 갔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언제든 멋진 생각을 떠올리며 말이죠.
 
이 '그림 그리는 그림책'은 제 마음처럼 이렇게 시작됩니다.
 

 
저희 여섯 살배기 딸아이는  
멋진 왕자님에게서 예쁜 꽃을 선물받는 꿈을 꾸나 봅니다.
방 안에는 예쁜 핑크드레스와 구두가 놓여 있어야 하구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미션들이 주어집니다.
이번엔 거인에게 선물할 햄버거라네요~

 

저 넓은 곳에 뭘 채워넣을까 고민했더니
딸아이는 토마토, 오이, 양배추를 순서대로 올리고
케찹을 뿌린 후 슬라이스치즈를 덮고
반달썰기한 감자와 양파를 올립니다.
엄마가 만들어주는 햄버거보다 훨씬 맛있겠네요.
 
이 다음 미션은 또 뭘까요?
진지하게 그림에 몰두한 딸아이...
 

 
밤이 늦어 한 장만 하고 자기로 했는데,
"하나만 더, 하나만 더~"하고 슬금슬금 넘기더니
벌써 몇 장째인지...^^:
 
어디 볼까요?

'내가 백만장자라면...'
어른들이 제일 신나게 하는 상상 아닐까 싶네요~ ^^
"백만장자가 뭐예요?"하고 묻기에 아주아주 부자인 사람이라고 했더니
이렇게 이쁜 드레스를 사고 싶답니다.
그리고, 엄마 드레스도 하나 사 주겠답니다.(오른쪽 작은 옷이 제 거예요..^^:)
 
찬장을 마법의 약으로 가득 채운 다음에는
맨 아랫칸 큰 병에 든 걸 두번째 칸 작은 병에 덜어서 가루를 타서 먹어야 한다고
열심히 설명해 줍니다.
 

이제 자자고 했더니, 마지막으로 왕관은 꼭 하나 제작하셔야겠답니다...
공주님 소원이시니, 뭐...^^:;

 
알록달록 사탕으로 만든 것 같은 왕관을 열심히 색칠해 만들고선 흐뭇해하네요.
 
"내일도 또 해야지!"하고 책을 덮습니다.
 
그냥도 그림 잘 그리고 노는 아이지만,
곧잘 그리는 공주나 엄마, 아빠, 꽃 그림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들을 하고 그림으로 표현해보게 되는 시간이 되네요.
페이지를 펼칠 때마다 던져지는 꺼리들이 참 재미있어서
엄마도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다음엔 저도 옆에서 스케치북 펴놓고 함께 그려볼까 봐요~ ^^
 
저희 딸아이 표현대로 '생각주머니가 커지는' 책, 너무 이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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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처럼
김경욱 지음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람.

 

 

이것만으로 충분한지도 모른다.

어떤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에는...

그것이 동화가 되었든, 소설이 되었든.

 

어린 시절부터 우리 곁에 있었던 수많은 동화들은

삶의 중요한 순간순간, 자연스러운 암시를 걸어온다.

'이건, 그 이야기랑 똑같잖아?'

'아, 시작은 비슷했는데 끝은 역시 다르네...'

완성된 문장으로 생각하든 어렴풋이 느끼든,

이미 동화들은 '집단 무의식'처럼 우리 인생의 견본품이 되어 있다.

특히, 인간이 일생이란 긴 시간을 거쳐도 절대 알 수 없는 하나의 명제,

'이성'과 '사랑'에 있어선

그 불안과 기대에 맞먹는 다양한 샘플들로

우리를 착각과 오해에 빠져들게 한다.

(음, 그러고 보니...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명제'다...^^:)

 

설레는 스물, 왕자와 공주 같은 서정우와 한서영에게 각각 첫눈에 빠져든 두 사람.

당연한 결말인 것처럼, 명제와 장미의 설렘은 그저 동경으로 끝나고

'역시 동화는 내 것이 아니야.'란 씁쓸함만 남긴다.

그리고, 그 한참 후...

동화였다면 삽화의 한 구석에나 그려져 있었을 평범한 두 사람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둘은 매순간 각자 다른 동화를 써가고 읽어내려간다.

한 순간에 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의 마음은 서로 다른 진실을 느끼고 아파한다.

 

두 사람은 이미 쓰여진 동화들을 되뇌었기에 어쩌면 서로를 찾지 못했던 것일까?

몇 번을 죽을 만큼 상처입히고 슬프게 한 다음

둘은 자신들의 동화를 찾는다.

어느 이야기 속에도 없었던 '눈물 공주와 침묵 왕자'라는 동화.

 

세상에는 없는 동화를 찾는 것,

그것이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이건 사랑이 아니잖아.'라고 수없이 되뇌었던 그 자리에

나의, 우리의 사랑이 있는 걸지도...

 

<기억에 남는 한마디>
라이프니츠는 말했다. 이 우주는 선택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신이 고른 최선의 세계다. 라이프니츠의 말에 고개를 끄떡이게 되는 순간을 명제는 이제 하나 더 갖게 되었다. 라이프니츠는 연인과 키스를 하고 나서 그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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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촌'이라는 한 음절에서 이미 '촌스럽다'란 느낌을 떠올리고,

다음에 와붙는 '푸딩'이라는 극히 서양적인 명사에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드는 호기심...

'촌마게'가 뭐지?

발음에서 오는 선입견과는 완전 다른 느낌의 일본어 뜻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다행스럽게도 책을 펼쳐 읽자마자 첫 페이지 일곱째 줄에 이 단어와 역주가 등장한다.

'에도 시대 남자의 머리 모양으로 정수리까지 밀고 남은 머리를 뒤통수에서 틀어올린 것'

아, 이거...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 희한한 헤어스타일?

도대체, 왜!! 누가, 저런 모양을 개발해 냈는지...

아무리 멋진 남자도 웃기게 만들 수 있을 듯한 머리모양 아닌가?

여튼, '촌마게'란 뜻을 알게 되자 '촌마게 푸딩'은 더욱더 오묘한 색채를 띄게 된다.

 

내용은 간단하다.

촌마게를 하고 긴 칼도 두 자루나 찬 에도 시대 사무라이가 현대 일본으로 타임슬립해와 좌충우돌하다

환상적인 요리 솜씨를 발휘해 최고의 파티쉐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가 다시 사라지는 이야기.

 

180년 전 사무라이 야스베가 내뱉는 현대에 대한 짧은 한 마디 한 마디의 감살들은

그 현대에 속해 살아가는 우리를 잠시 그 초고속의 도로에서 내려놓는다.

 

"이 세계에서 살려면 그 에너지라는 것이 꽤 많이 필요하겠소이다."

 

우연히 야스베를 만나 졸지에 그를 집안에 들어앉히게 된 히로코도

그와 함께 있으면서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얻고 대신 무엇을 잃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또한, 이 소설은 일종 '주부 환타지'의 절정을 달리는데,

그건 히로코의 집에 머무는 대신 살림을 떠맡겠다고 자청한 이 사무라이는 그야말로 '천상 주부'의 면모를 엿보인다. 

완벽한 요리, 청소, 빨래에 응석 많았던 아들 도모야의 양육과 교육까지 책임지는 야스베 덕에

히로코는 생활의 여유를 얻고 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다.

 

아, 이런 '주부 사무라이'리면 나라도 데리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야스베.

그의 이런 철저함과 도전정신, 책임감, 뚜렷하고 간결한 사고방식은 또한 그 180년 전 세계에서 온 것이다.

볼품없고 헛점투성이인 이 사나이의 매력에 일본 열도가 술렁이는 것은 그 정신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당연히 예상되는 결말대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야스베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다.

그리고, 현실에 남은 히로코와 도모야는 다시 과거로 돌아간 그가 만든 푸딩을 맛보며 그를 떠올린다.

 

즐겁고 가벼운 이야기지만, 구석구석 현대인의 삶에 대한 직시와 호통이 가슴을 찔러와 더 기억에 남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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