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톡을 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카카오 톡을 통한 소통은 디지털 시대 SNS의 위력을 확인하게 만든다모임을 앞두고 단체 톡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맛집을 추천하며 이동에서부터 숙소까지 해결하는 과정이 현 시대의 트렌드다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상의 대화창 ''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의 웹툰으로 네이버 연재하는 무적핑크의 조선왕조실톡을 읽으면서 태정태세문단세…….’로 암기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린다고려 왕조에서 조선 개국으로 이행되는 시발점부터 이야기가 진행되는 조선 건국으로 이뤄진 가족사를 테마에 따라 구성하여 실시간 중계로 실록에 담긴 내용을 골자로 톡톡 튀는 탄산수처럼 담았다.

 

   무력으로 세워진 나라 조선은 정통성 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였다. ‘태조-정종-태종을 조선 건국 패밀리로 묶어 조선왕조실톡은 사료를 토대로 현대의 동향에 걸맞은 대화법으로 내용을 전개해 간다고려 우왕 때세력이 커진 명나라는 철령 이북의 땅을 내놓으라고 고려를 위협하고 나섰다사불가론을 들어 요동정벌을 반대하는 이성계와는 달리 우왕과 최영은 그를 위협하며 왕의 명령에 따를 것을 종용하여 위화도에 도착하였다 회군한 뒤 고려를 치고 조선을 건국하였다.

 

  아버지를 잘 도왔던 이방원이 조선 건국을 반대하던 정몽주를 선죽교에서 척살함으로써 세자의 자리에서 밀려나 훗날 왕자의 난을 일으키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되고 말았다실질적인 권력자인 이방원이 이방석 제거 이후 둘째 형을 추천하여 왕세자 자리를 준 것은 모양새를 고려했기 때문일 것이라 여겨 조선의 2대 왕으로 즉위한 뒤 정종은 2년도 채 안 되는 왕의 자리에서 물어나 동생 방원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틈날 때마다 격구를 즐긴 정종은 냉혈한 동생의 극악한 행동에 보신책을 강구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고기를 유독 좋아하였던 세종은,

  ‘나는 배고프다그러니 남도 배고플 수 있다.’

  신하들을 굴려서 경연을 통한 학문 연구로 몰았고 능력 있는 신하는 사직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을 부리며 백성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일에 주력하였다관료들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세종은 자신이 꿈꾸는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융성한 문화를 창달하였고 과학 기술을 발전시켰다세종을 닮은 문종은 처복이 없어서인지 두 아내와 헤어지고 현덕빈 권 씨를 맞아 아들을 낳았지만 이튿날 숨을 거둬 문종은 39세를 일기로 여생을 마칠 때까지 새 왕후 없이 지냈다니 그 아픔이 커 보인다문종의 뒤를 이어 어린 단종이 왕위에 올랐지만 그의 숙부인 수양대군은 왕위를 찬탈하여 권좌를 차지하였다단종 복위를 도모한 사육신과 그들의 아버지형제친척들 중 남자들은 모조리 처형당하였고여자들은 노비로 넘겨졌다니 권력의 야욕이 빚은 잔혹한 참사로 비춰진다세조 때에 이르러 세종이 건설하려 했던 국가의 기틀은 무너져 내렸다.

 

   폭군 패밀리로 칭할 수 있는 수양대군은 형 문종의 부탁을 도외시한 채 12세의 단종을 제거하려는 피의 숙청인 계유정난을 일으켜 조선의 7대왕으로 등극했다세조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힘을 써준 신숙주와 한명회를 등지고 누구도 믿지 못한 채 죽임을 일삼던 왕은 즉위 일 년 만에 요절한 예종의 죽음을 목도해야 했다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성종은 세조의 손자라는 약점에 사로잡힌 강박관념으로 신하들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하였다그럴수록 공부에 열중하던 성종이 세상을 뜨고 그는 세종대왕처럼 성군이 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였지만 쉬지 않고 학문에 매달리다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였다뒤이어 폭군의 대명사로 불리는 연산군은 장녹수에게 빠져 절대군주의 폭정을 일삼아 공포 정치를 잇다 그의 이복동생 진성대군이 반정을 일으켜 중종에 즉위하였다.

 

   ‘중전 신 씨가 보고 싶구나.’

   강화도에 위리안치된 뒤 학질에 걸려 고열에 시달리고 헛소리를 해대던 연산군이 유언으로 남긴 말이라고 한다폭정으로 아들은 죽고 딸은 부평초처럼 떠도는 삶을 살았다니 권력을 좌지우지하던 이들도 순리를 거역하는 일로 복락을 누리며 살 수 없는 일들이 있음을 일깨운다혈육으로 맺어진 가족이라는 둘레에서 동문수학하며 지내던 이들이 연대하고 화합하기보다는 다른 야망을 꾸면서 이익을 위해서라면 도륙도 서슴지 않는 참척의 화를 실은 실록의 돋보기를 보면서 권력의 영욕이 수반되는 인생에 균열이 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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