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소신으로 줏대 있게 살아야 한다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다수가 내는 뒷담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수다를 늘어놓는 대신 혼자 밥을 먹고 교정을 빠져나와 논두렁을 타고 걸으며 그동안 보낸 시간들을 불러내어 성찰한다.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다 보니 별다른 호기심은 스멀스멀 자취를 감추고 단조로운 관계에서 오는 무연함을 달래 줄 변화를 시도하며 지낸다. 50대 후반에 접어든 선배 직장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남은 교직 생활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며 십대의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 속에 의미를 둔다.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교사를 보고 얼룩말 같아 집중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인 아이들은 여과 없이 속말을 드러낸다. 그들이 건네는 말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지만 풀이 죽은 모습이 아니라는 데서 스스로를 다독거린다.

 

   갱년기 증상으로 널뛰는 감정을 확인하며 등짝이 화끈거리고 이마에 땀이 흐를 때면 땀방울을 훔치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에 주술을 걸며 나이 50에는 좀 더 유연해져 타인을 배려할 수 있길 바란다. 불혹은 앞둔 서른아홉에는 직장 일에 시달리며 돌발적인 병인(病因)으로 힘들었던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이대로 시간을 보내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은 마음을 에워쌌다. 순간에 충실하며 지냈으니 낯선 공간을 찾아 길 위에 나서는 여행지를 물색하고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통원 치료로 약을 복용하는 중이지만 일상을 이을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며 마음을 비우고 이보다 더 악화되지 않아 다행이라 여기는 통찰적 안목이 조금씩 자리하였다. 힘든 상황에서도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켜가는 일을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지금도 책을 즐겨 읽고 여행을 통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소소한 가치를 떠올리며 질적인 향상을 도모한다.

 

   글 쓰는 업으로 살아가려는 작가에게 <<지상의 방 한 칸>>은 집필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휴식으로 재충전해 창조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면서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고백은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쌓은 경험은 잠재적인 능력을 발견하여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힘들고 지쳐도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방이 있어 감사하다는 말에는 일상의 의미를 찾아 행복 요소를 부여하며 사는 작가의 긍정성을 읽는다. 어린 스승에게 첼로를 배우며 받은 칭찬에 공명하는 작가는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며 타인을 배려하는 스승으로 자리하고 싶은 바람이 커졌다.

 

   잠정적으로 포기하며 지냈던 20대와는 달리 진지하게 생각하여 접게 되는 30대에 작가의 길을 선택한 저자는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공부하는 과정을 즐기기 위한 수련을 거듭하여 갔다. 숙면을 취하는 대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강연을 준비하는 생활로 기량을 쌓았고, 특별한 날을 기념하며 휴일을 보내는 생활과는 비껴난 삶을 지속해야 했다. 건강을 잃은 아버지가예전의 아버지로 돌아오기를 포기했다는 대목에서는 거역할 수 없는 생로병사의 인생 여정임을 기억하고 현재에 충실해야 함을 일깨운다. 내면의 부조화를 인식하고 조정하여 갈 필요를 느끼면서도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채 공생하다보면 쉽지 않다.

고독한 시간 속에 나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사려 깊게 판단하고 실천할 용기를 내야 한다.

 

   자식들을 키우면서 조바심내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부모 역할이 소중함을 인지하면서도 아이 스스로 깨달아 행동으로 옮기기를 기다리다 지쳐 잘못을 짚어 훈계하며 명령하여 왔다. 권위를 내세워 윽박지르면 마지못해 듣는 척하면서 부모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자식들을 보면서 인내와 기다림은 길러졌고 기다림 속에 조금씩 철이 든 어른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기분에 좌우되기보다는 힘든 상황에서도 새로운 마음을 내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간절한 버팀목인 기다림의 지혜는 충동적으로 치닫는 마음에 제동을 건다. 부서지고 넘어지면서 느끼고 자각하여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배양하여 가기를 기다리며 애착을 놓는 연습 중이다.

 

   스스로 후회 중독자라 칭하는 저자는 타인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사는 긍정성을 발견하며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못한 일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 유한한 생명체로 마음을 다잡고 무모한 도전이라 빈정대는 이들이 있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질문하며 스스로 해답을 내리며 즐길 수 있는 일을 발견할 때 삶의 의미는 커질 것이다. 바닥을 치게 되더라도 실패의 경험은 재기를 위해 발돋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으로 여기며 성숙해지는 길목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고 열정과 냉정의 균형을 찾아 면역력을 길러 잊지 말아야 할 가치를 담은 단어들-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인생의 키워드 20- 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중년을 그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