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 사랑하지만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박규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태어나면서부터 관계를 형성하며 사는 이들이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할 일련의 일들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배태된다. 고립되어 살 수 없는 상황에서 타인과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기에 많은 심리학자들은 관련 도서를 발간함으로써 관계 지향적인 삶에서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무게감 있게 담았다. 자신의 고유한 생명력과 자율성을 유지하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여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조명이 필요할 때 제 기능을 발휘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건강한 자기애와 자존감은 긍정적인 나르시시즘으로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행동기제로 작용하지만 지나친 자기중심적 성격은 열등감과 오만함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파멸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균형을 잃을 정도로 자기애가 강한 자기도취자들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조화로운 관계 형성이 힘들다. 자기 가치감을 조절할 능력을 상실하기 쉬우며, 대인관계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다른 사람을 수단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견지하는 확고부동함으로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허세로 일관하는 외현적 자기도취자, 예민한 감수성으로 타인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 채 망설이거나 거절당했던 경험으로 굴욕감에 치달아 있는 내현적 자기도취자로 분류된다. 자기애적인 인격 장애는 긍정적인 가치-성공칭찬인정애정 표현-를 회복함으로써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자양분을 쌓아 갈 수가 있을 것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스스로에게 과잉된 애정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공감하는 능력을 배우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면 이지러진 관계 회복은 가능해 보인다.

   타인은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단점은 남에게 투사하여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상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면 충동적으로 치달아 공격성을 드러내기 쉽다. 관계 맺기의 두려움을 은폐하기 위해 강한 자존심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보호막을 치는 이들은 정체성 문제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중에는 어린 시절 내면에 핍박받는 신데렐라가 내재하고 있어 자신의 주변 세계를 거둬들이는 확장된 자아를 상대방으로부터 만들어 내려고 하여 관계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유아기 때부터 경험한 인간적 상호작용의 유형을 통해 현재의 우리 모습은 결정되었다고 보는 이들에게 성격 형성은 내적 투사와 내면화, 동일시의 세 유형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역기능적 인간관계 형성은 피그말리온 역동성과 맞닿아 상대방을 자신의 생각에 맞춰 만들어가려는 경향이 강해 긍정적인 관계 모색은 힘들어진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거부당했던 경험은 자기애적 역동성으로 나타나 상대방의 독립과 자율성을 인정하는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반복된 인정과 수용으로 형성되는 자기 신뢰로 사랑하는 관계를 받아들여 서로가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는 신뢰를 바탕으로 자기 내면의 아이를 존중하고, 중요한 유기체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일이 필요하다. 서로 평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며 자기 자신을 찾아 가려는 걸음을 내디딜 때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자기애적 부분을 제거하여 갈 수 있을 것이다.

   만나서 소통하고 싶은 이들과 교류하며 살기보다는 불가피하게 만나서 함께 생활하여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로 사랑하고 있어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결혼하였지만 행복하지 않은 생활이 이어져 남녀의 사랑에 대해 회의마저 들 때가 흔하다. 타인의 말에 공감하지 않으며 자신의 뜻만을 관철하려는 이기적인 자기애로 자신을 멋지게 포장해 줄 상대로 배우자를 선택하였다면 한쪽이 갖는 정신적 피폐는 생활의 균형을 앗아가고 만다. 다양한 사연으로 심리 치료를 받은 상담 사례를 보면서 사랑한다면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배려하는 가운데 이해를 증진하여 갈 때 상처 없이 사랑하는 이들의 관계로 정립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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