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흐르는 시간 속 통념에 생각을 저당 잡힌 채 관습적으로 움직이며 단조로운 삶을 살다가도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이 삶의 주인공으로 행복한 일상을 엮고 있는지 반문할 때가 있다. 오롯한 정신으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며 살아갈 시간이 점점 짧아질수록 흐르는 시간을 붙잡고 하고 싶은 일들을 실천하며 재미있게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현재적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수록 회한을 짙게 드리우고 과거 지향적인 푸념을 늘어놓을 때가 있다.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점을 발견했다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따라야함에도 불구하고 뒷발걸음질치며 사는 일은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아차린다. 타인이 정해 놓은 잣대를 기준으로 성공적인 삶으로 규정해두고 자신을 비교하며 비하하는 일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고 스스로 중심을 바로 잡고 지금을 충실히 살면, 세상에서 추구하는 가치에 휘둘리지 않고 의연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새벽까지 깨어 있던 아들이 잠결에 일어나다 부주의로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을 때는 건강하게만 성장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건강을 회복하고 나면 공부를 잘하여 상위 등급을 받기를 바라는 욕심을 내고 만다. 학업 성취도가 뛰어나지 않은 아이를 닦달하며 공부하는 기계로 숙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놓지 않은 채 집착과 외면을 반복해 왔다. 아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 공부를 하고 경험 속에 자신의 꿈을 품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며 배려하는 일은 욕망의 끈을 내려놓음으로써 가능해질 것이다. 지금껏 숱한 욕망에 짓눌려 행복한 삶과는 괴리된 채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라도 욕망들을 내려놓음으로써 행복한 삶의 마중물을 준비할 일이다. 불가항력적으로 태어나 시작된 인생에서 주어진 삶의 생명이 다하면 스러지고 말 삶에서 즐거워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인생 후반전을 살아갈 지금 절실해 보인다. 계절이 변화해 물상(物象)이 빛깔을 달리 하는 것처럼 사람 관계 역시 변하는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도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마음가짐으로 비춰진다.

 

   교정 너머 흩날리는 눈을 맞고 서 있는 대나무는 제 빛깔을 잃지 않고 그 자리에 의연히 서 있다. 인과적 질서로 움직여지지 않는 인생에서 시련에 맞닥뜨릴 때마다 심리적 동요는 크게 일었고 육신은 피폐해져 헤어나기 힘들다고 절망할 수는 없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으며 목숨이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고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시련을 극복해 가는 힘을 쌓을 수 있었다. 일어나버린 일은 항상 잘된 일이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통해 배우는 가운데 어떤 일이 일어나든 덜 구애받을 만큼 내면의 힘을 키우는 일은 세상을 잘 사는 방법중 하나다. 어떤 조건이든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상 속 수행을 실천함으로써 자식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을 내려놓을 때 시야가 열리면서 행복이 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수행이란 오늘 못 살면서 내일이 좋기를 바라는 것은 허황된 욕심이다. 숨이 끊어져 몸이 흩어지는 것이나 하루하루 세포가 바뀌는 것이나 똑같은 변화일 뿐이다. 상상하는 상을 기준에 두고 맞추려 하다 보니 절망하기 일쑤다. 좀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도와주는 일이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살아 있을 때는 후회 없이 잘해주고, 죽고 나면 더 이상 잡지 않고 잘 보내주어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피붙이와의 사별은 가슴에 슬픔의 멍울을 깊게 남긴다. 인연이 다하면 이별하는 게 순리일진대 영생할 것처럼 여기다 돌연한 죽음을 직면했을 때 집착의 끈을 놓지 못해 오열할 때가 있다. 죽은 아들 때문에 울고 있으면 아들이 나에게 고통을 주고 간 거고, 아들을 통해서 인생의 지혜를 얻으면 아들이 엄마에게 큰 선물을 주고 간 것이라는 말처럼 먼저 간 자식에 대한 미련에서 벗어나는 일이 영가를 위하는 길로 비춰진다.  살다 보면 악연으로 만나서인지 얽히고설킨 매듭을 푸는 일이 원만하지 않아 심신이 피폐해질 때가 있다. 인연의 매듭을 푸는 것은 상대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나를 바꾸는 데서 출발하여 참회와 감사 기도로 털어버리고, 새로운 삶은 희망을 가지고 준비해가는 게 좋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처럼 바라는 것 없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면,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그저 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며 불화하던 부부가 헤어질 수도 있음을 받아들임으로써 부부의 연을 맺고 같이 살았던 시간을 상처로 남기지 않는 게 현명하다.

 

  아들이 건강을 잃었을 때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만이 최고라고 여기면서도 아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나면 공부를 안 한다고 질책하며 집착하고 푸념하며 외면하기를 반복하여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서로 간에 반목은 커진다. 자식에 대해 잔소리하는 것은 집착이고 성질대로 안 되어 네 인생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는 외면을 되풀이하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아들의 삶은 아들 삶이고 내 삶은 내 삶이라는 인식으로 자식과 선을 분명히 그음으로써 자식들에게 냉정한 사랑을 주어야 한다. 평생 부모 그늘에서 자식이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된다. 형편이 어렵다고 괴로워만 할 게 아니라 베푸는 마음을 내면 오히려 부자가 되고 삶에 대해서도 의연해질 수 있음을 잊지 말고 헌신적인 사랑으로 자식을 키웠다 해도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한 자식에 대한 기대와 집착, 간섭을 내려놓아 서로가 자력 갱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 

 

  젊었을 때는 화복 탄력성이 높지만 나이 들어서는 회복은커녕 손을 쓰기도 힘들게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 늘어나는 뱃살과 주름살 못지않게 우울함을 증식시킨다. 지금껏 지배해 온 관습에 젖어 나이 든 티를 내면서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노년은 맞지 않기 위해서는 중년인 지금부터 스스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직장에 다닐 때부터 마음공부를 병행하여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해 가는 길에 봉사 활동은 자못 큰 의미를 갖는다. 나이 들수록 몸을 움직여 일하는 게 건강에 이롭다는 생각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보살은 일체 중생을 구제하되, 중생을 구제한다는 생각이 없다.’- 금강경

 

   봉사로 회향하는 일은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자비심을 잃지 않은 채 보리심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다.

 

   속인들의 잣대에 편승하여 살기보다는 삶의 중심을 바로 잡고 선택과 집중으로 인생의 주인공으로 자리하여 갈 때 삶의 가치는 더해질 것이다. 미답의 길을 걸을 때면 위험부담이 따르더라도 변화를 시도하며 사는 일이 인생의 소중한 자산으로 축적된다. 미리 경험해 보고 판단함으로써 실패를 줄이고 설령 실패를 경험하게 되더라도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로 일상의 면역력을 길러 앞으로의 삶을 자신감 있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한탄하고 후회하는 삶으로 뒤처지기보다는 잘못했을 때 그것을 알아차리고 고치려 노력할 때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그 행복이 오래 유지될 수 있음을 알아차리고 지속 가능한 행복을 좇으며, 자신의 삶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에 걸맞은 인생을 살아가는 길은 삶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쓰면서 행복을 유예하지 않고 오늘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삶은 살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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