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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헬로키티 에디션) -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레몬심리 지음, 박영란 옮김 / 갤리온 / 2025년 11월
평점 :
화사함으로 피어나는 헬로키티 버전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로 새롭게 출간한 책을 구매하였다. 상사는 뭐가 그리 기분 나쁜지 출근할 때부터 인상을 찌푸리고 인사도 없이 자기 자리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크게 두드린다. 직원들은 불똥이 튈까 싶어 살얼음판을 내딛는 것처럼 상대의 표정을 살피며 오전 일과를 시작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서로의 감정은 교류되어 일상의 모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감정 전염’이다. 희로애락을 포함한 모든 감정은 아주 짧은 시간에 한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서로의 감정은 교류되어 일상의 모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감정 전염’이다. 희로애락을 포함한 모든 감정은 아주 짧은 시간에 한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55쪽)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느꼈을 만한 일이다. 의견 충돌이 있던 동료 둘이 서로의 잘못을 들춰 지적하며 언쟁하던 시간에 함께 있던 사람은 지쳐갔다. 타인에게 전염된 기분을 쳐내지 못하고 우울감에 마음이 무거워졌다며 이 공간을 피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드러내는 이와 대화하며, 남의 감정까지 내가 감당할 몫은 아니라고 자신을 달랜다.
기분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감정 상태이고, 태도는 이를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하는 행동 방식이다. 내 감정 상태를 타인에게 전가하여 만만한 사람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타인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면, 감정이 상하더라도 우회하여 표현할 수 있다.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잠은 잘 잤는지, 운동은 하면서 지냈는지 자문하며 스스로 점검하는 과정에 좋지 않은 감정을 조율한다.
습관적으로 남을 욕하면서 타인을 문제 삼아 입방아를 찧고는 듣는 이 역시 자신의 험담에 동조해 주기를 바라는 동료가 있다. 잘 맞지 않는 사람이라 멀리하고 싶지만, 조직의 구성원으로 만날 수밖에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한자리에 앉기도 한다. 냉담한 상대에게 환심을 살 필요 없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하며, 확증 편견으로 타인을 보는 사람과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인생은 자유로워 보여도 언제나 족쇄를 달고 추는 춤과 같다. 우리가 무언가에서 벗어나려고 할수록 스스로 손발을 묶는 셈이 된다. 내 크고 작은 마음들에 관심을 가져주자.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내 안에 있다.’ (152쪽)
자유로운 존재로 자신의 삶을 잘 사는 것처럼 보이던 사람이 겉보기와는 달리 감정의 기복에 시달리면서도 감정을 삭이고 사느라 화증에 시달린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나 역시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채 지내느라 고단했던 시간이 있었다. 감정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드러내지 못한 채 감정을 숨기고 살았던 시간을 위로하고, 감정을 억제하기 보다는 자신의 방법대로 표현하며 감정을 직시하기를 바란다.
‘내 마음이 지옥일 때에는 누구에게라도 악의를 느끼듯이, 내 마음이 편안해지면 남의 마음을 섣부르게 집작하는 태도는 사라질 것이다.’ (190쪽)
일반적으로 우리는 무슨 일이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행동이 나에게 영향을 끼치기 위한 것으로 여기며, 상황과 맥락을 짚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한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어떤 대상을 보았다면 부정적으로 봐 온 원인을 찾아 스스로 잘못 생각한 것은 없는지 회의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지혜를 떠올리며,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동력으로 삼아 발전하는 자아와 만날 때, 의미는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