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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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도구와 AI의 도움으로 혼자서도 일들을 해내는 지능화의 결과 개인이 발휘하는 힘의 강도는 세지고 있다. 평균 수명 증가와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예전의 생애주기 모델을 표준으로 삼던 시대를 벗어나 개인이 역량을 발휘하며 어떻게 생존할 것인지 물음을 던지며 지내야 하는 때이다. 관행대로 살아도 되는지 의문을 품고 물음에 답하는 여정에 삶의 궤도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50대 중반 남은 인생 2막을 위해서라도 사회구조적 변화의 맥락 속에서 개인이 힘을 발휘하며 살아갈 역량을 기르는 자기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부모가 자식을 돌보던 은혜를 잊지 않고 부모를 봉양하며 지내던 때와는 달리 자식에게는 더 이상 효도를 받지 못하는 노년을 미리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하며 살아야 할 운명에 맞닥뜨렸다.

나라의 경계를 넘어 세계로 확장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일이 늘어나는 때에 세상 보는 눈을 키울 필요가 있다. ‘K-대한민국’이라는 말은 대한민국이라는 물리적 ‧ 법률적 공간을 넘어 확장하고 있어 미래 국가는 도시국가가 될 것이라는 학자들의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개개인이 다양한 특성을 갖고 오롯한 자신으로 정체성을 드러내는 성향이 뚜렷한 때, 수직적 능력주의가 갖는 한계가 있다. 상사가 대화를 독점하기보다는 대화 순서의 평등성이 보장되는 친화적 분위기에서 부원들은 각자의 특기와 장점을 활용할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주의 중에서도 새로운 개인으로 불리는 핵개인 시대에 학력은 사회적 성취 단계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지 그 자체의 성취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회식 자리 술잔을 들고 건배사를 할 때,

“우리가 남이가?”

라고 물으면 남이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무장한 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디지털 유목민이 늘어나는 때, 조직 중심에서 개인 중심의 플랫폼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은 명약관화해졌다. 세계적인 감염병인 코로나19를 겪으며 바이러스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인공지능의 힘을 빌리는 일이 흔해졌다. 온라인 공개수업, 원격수업, 화상 회의 등이 보편화되며 답이 있는 문제는 AI로 대체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글로벌 전문 교육은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어디에서든 교육이 가능해 인간은 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며 자신의 서사를 갖출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술이 시대적 이슈로 대두되는 시대에 시대의 큰 흐름을 읽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된 환경에 맞게 갱신하는 과정은 문제해결을 위하여 선행해야 할 과제이다. 유튜브 스승을 만나 자체 역량 강화가 가능한 시대에 집합적으로 축적된 지혜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고민하며 스스로 권위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잇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현실에 시도하며 삶의 다양성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평준화된 기준에 발목 잡혀 살던 평균적 일상을 벗어나 자신만의 권위를 찾아가는 과정은 인공지능이 활약하는 시대에 거쳐야 할 단계이다. 자신만의 트랙을 설계하고 독립된 목표를 설정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는 경쟁 구도에서 이탈해 개인의 서사를 만드는 일에 주력해야 할 때이다.

핏줄을 중심으로 한 친족 중심의 전통적 사회의 균열이 가속화되면서 가정은 있지만 일가가 사라지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전통적 시대의 효와 돌봄이 퇴색한 돌봄 과도기에 나이 듦을 부정적인 단어로만 생각하지 않는 가운데 나만의 서사를 이뤄가는 일은 진정한 자립으로 나아갈 통로이다. 세상의 눈높이에 나를 맞추지 않고 나만의 권위를 이뤄가는 과정은 핵개인 시대를 사는 지혜로 여겨진다.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며 안도하기보다는 좌절을 겪더라도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도하며 누구도 쉽게 넘보지 못할 권위를 찾을 때, 고유성 있는 개인으로 진정성 있는 삶을 이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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