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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금산 교육마을 이야기
여태전 지음 / 남해오늘 / 2022년 2월
평점 :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인 농촌 학교를 살리려는 움직임이 지역민들 중심으로 일어났다. 재단 이사장과 재단 실무를 맡은 이들의 상주중학교 살리기 운동은 여러 방법을 찾았다. 학교 살리기를 위한 워크숍을 몇 차례 열며 축구부를 창단해 운영하였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이탈 학생들이 늘어 지역 학교 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절박함으로 재단 이사장과 실장은 태봉고 교장으로 재직하던 선생님을 찾아 조언을 구하였다. 상주중학교 실무진은 특성화중학교로의 전환을 준비하며 대안 교육에서 여러 경험을 쌓은 교장 선생님 초빙을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하며 발품을 팔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태봉고 교장 자리에서 물러난 저자를 상주중학교-대안특성화중학교-초대 교장으로 초빙하여 폐교 위기에 놓인 상주중학교는 새로운 학교로 출발하게 되었다.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
라는 구호에 걸맞은 특성화중학교로의 전환을 위한 계획서를 면밀히 작성해 2015년 1월 특성화중학교로 지정된 상주중학교는 대안 중학교로 철발을 떼었다. 선생님은 성적 중심의 경쟁 교육으로 치닫는 공교육 현장에서의 고달픈 일상보다는 교육 3주체가 서로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학교생활로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는 모습을 그리며 학교 경영에 임하였다. 1기 신입생 모집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1기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2기 신입생 모집 때는 경남 지역 학생들로 모두 충원되었다. 대안학교는 문제아가 다니는 학교라는 인식에서 조금씩 벗어나 지역민들과 함께 존재하는 금산 지구 마을학교로 변모하는 상주중학교의 모습에는 교육 3주체의 열정과 정성이 녹아 있는 듯했다.
학부모의 인터뷰 대안으로 설립된 대안 교육 현장에서 뼈가 굵은 교사로 학교 현장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좋은 교사를 찾아내 지원하고 돕는 교장이길 자청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30년 넘는 경력 교사로 제도의 부정적인 면을 토로하고 누군가를 탓하며 지내온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아이들에게 독서 환경을 만들어 책과 함께 성장하는 교사와 학생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만 F·C 학생들이라 어쩔 수 없다며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도서관에서 찾고 싶은 분야의 도서 마당에서 학생들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에 푹 빠져 지내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인 것을 간과하고 지내온 1학기 수업을 떠올린다. 독자는 매일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매일 책을 읽지 않는 점을 들어 좀 더 강하게 책 읽기를 권하였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창의적 인재를 육성한다는 교육 철학과는 달리 주입식 교육으로 학생들 사고를 굳히는 교육 현실에 반기를 들고 학교를 그만 두는 아이들은 늘어난다. 현재의 학교는 유연한 태도로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는 삶의 방식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아이들을 길러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회의한다. 교과서적 지식 섭렵을 넘어선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생각과 마음을 담아오는 여정으로 한 개인을 성장케 하는 원동력이다. 드넓은 초원 위를 달리며 큰 꿈을 실현한 칭기즈칸의 강인한 삶의 여정을 닮고 싶은 마음으로 몽골 학생들과의 교류를 감행한 의지는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도전과 시도로 비춰진다.
행복지수 1위 국가인 덴마크 자유학교, 영국의 서머힐, 미국의 차터 스쿨 등을 찾아 연구하며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대안 학교의 본질을 회복해 가는 과정은 인상적이었다. 돈과 권력과 명예보다도 책과 사람과 대자연을 더 좋아했던 고 최현국 효암학원 이사장과의 인연은 효암고등학교에서의 교사 생활에 철학적 깊이를 더한 시간처럼 보인다. 쉽고 편안한 길은 스스로를 멸망케 한다며 배움과 성찰의 끈을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배워 교육적 이상을 실천한 스승으로 기억될 것이다.
대안학교 교장이 학교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안학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주장하던 선생님은 해를 거듭할수록 상주중학교에서 꽃을 피운 듯하다. 남해상주동고동락협동조합 결성 후 지역민들과 상생하는 공동체로 함께하는 이들과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선순환 시스템으로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매 학기 진행하는 학부모 연수는 상주중 교원들과 학부모가 우정을 나누며 함께 배우는 자리를 마련하여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은다. 퇴직 후 선생님은 오랫동안 꿈꿔 온 일을 실현하려는 공간에서 새로운 2막을 시작한다. 대안교육 교사양성센터를 설립하여 우수한 교원 양성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새로운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